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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Aug 31. 2023

영화: 누드모델(La Belle Boiseuse)

새로운 열정으로 누드화를 완성시켜 나가는 화가의 이야기

영화 <누드모델>(La Belle Boiseuse, The Beautiful Troublemaker)은 프랑스의 문호 발자크가 쓴 단편소설 <알 수 없는 걸작>을 각색하여 제작한 영화이다. 영화의 원제목은 “The Beautiful Troublemaker”, 즉 “아름다운 말썽쟁이”인데 우리나라에서는 <누드모델>로 바뀌어졌다. 이 영화는 프랑스와 스위스의 합작으로 1991년에 제작되었다.


이 영화는 거의 반 은퇴를 하다시피 한 노화가가 젊은 모델을 만나 새로운 의욕으로 그림을 그려나가는 이야기이다. 이 영화에서 그림을 그리는 장면은 실제 화가인 베르나르 듀프르의 캔버스 터치를 그대로 이용하였다. 이 영화는 상영시간이 4시간으로써 매우 긴데, 그 대부분이 그림을 그리는 장면으로 채워져 있어 좀 지루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이 영화는 1991년 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 그랑프리를 수상하였다.


프레노페르는 유명한 화가였으나 이제는 그림에 의욕을 잃고 세상을 등지고 살고 있다. 그는 원래 그의 그림 모델이었던 아내 리즈와 함께 플로방스의 한 시골에 있는 고성(古城)에서 조용히 살고 있다. 어느 날 젊인 화가인 줄리앙이 연인 마리안느와 함께 그를 찾아온다. 줄리앙은 은퇴하다시피 한 프레노페르로부터 그림에 대한 조언을 듣기 위해서이다.

얼마 뒤 프레노페르는 마리안느에게 자신의 그림 모델이 되어달라고 부탁을 한다. 젊고 아름다운 마리안느를 보고는 잊었던 그림에의 열정이 되살아난 것이다. 마리안느는 프레노페르가 말하는 모델 일이 누드모델인 것을 알고 거절을 한다. 그리고 그날 저녁 연인인 줄리앙을 만나 프레노페르가 자신에게 누드모델을 제안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그러자 줄리앙은 그녀에게 모델 일을 하라고 적극 권유한다.


다음날 프레노페르를 찾은 마리안느는 잠시 동안만 모델 일을 하겠다고 하면서 그의 제의를 수락한다. 프레노페르는 바로 그림을 그리는 일을 시작한다. 젊고 아름다운 마리안느가 옷을 벗고 모델을 하지만 프레노페르의 눈에는 그녀가 성적인 대상이 아니라 단지 그림을 그리는 한 도구처럼 느껴진다. 그는 그림을 위한 다양한 포즈를 주문하며, 마리안느가 그 주문을 제대로 따르지 못하자 직접 자세를 만들어준다. 모델의 자세를 만들어 주는 그의 모습은 마치 철사로 만든 인형을 이리저리 만져 자세를 만들어 내는 것과 같다. 그는 마리안느를 모델로 정열적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잠시동안이라는 조건으로 모델 일을 수락했던 마리안느도 그의 정열이 전해졌는지 적극적으로 모델 일을 한다. 한편으로는 그녀는 때때로 모델 일 이상의 성적 충동을 느끼기도 하지만 프로노페르는 마치 그녀를 생명이 없는 물건 보듯이 한다. 마리안느가 점차 모델일에 빠져들자 그녀의 연인인 줄리앙은 서서히 질투를 느끼기 시작한다. 그리고는 마리안느에게 다시 돌아가자고 한다. 그런 줄리안을 보고는 마리안느는 실망감을 느낀다. 이제 그녀에게 있어서 줄리앙은 어리석은 질투감에 불타는 하찮은 인간으로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그리고는 줄리앙에게 혼자서 돌아가라고 하면서 그와 헤어질 마음을 먹는다.

프레노페르의 아내인 리즈도 마리안느에게 질투를 느낀다. 자신이 과거 오랫동안 프레노페르의 모델 일을 했기 때문에 모델 일에 대해 잘 알고 있지만, 지금껏 자신에게 한 번도 보여주지 못한 그림에의 정열을 불태우고 있는 남편을 보고는 질투와 함께 스스로 초라함을 느끼기도 한다.


프레노페르는 마리안느를 모델로 여러 장의 그림을 그렸다. 마리안느는 지금까지 며칠 동안 프레노페르의 모델 일을 하여왔지만 실제로 그가 그린 그림을 거의 본 적이 없다. 그녀는 혼자서 프레노페르의 화실에 들어가 그가 그린 그림을 꺼내본다. 그녀가 그것을 보고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는 모르겠지만 흡족한 표정을 보인다.   


이 영화는 상영시간 4시간 가운데 그림을 그리는 장면이 2시간 이상을 차지한다. 그리고 화가가 그림을 그리는 모습이 세밀하게 포착된다. 화가가 스케치를 하고 그림을 그려나가는 장면이 지루할 정도로 오래 계속됨으로써 화가의 세계를 단편적으로나마 엿볼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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