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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Dec 06. 2023

영화: 그래스호퍼(グラスホッパー)

약혼녀의 사망으로 3명의 일급 살인청부업자의 싸움에 끼어든 청년

■ 개요


영화 <그래스호퍼>(グラスホッパー)는 작가 이사카 코타로(伊坂幸太郎)가 쓴 같은 제목의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으로서, 2015년에 제작되었다. 이 소설은 꽤 인기가 있어서 만화로도 만들어졌다. 억울하게 연인을 잃고 그 복수를 하려는 스즈키(鈴木)라는 청년과 쿠지라(鯨, 고래), 세미(蝉, 매미), 푸시맨이라는 3명의 살인청부업자가 등장한다. 


■ 줄거리 


핼러윈 데이의 밤, 동경의 번화가인 시부야(渋谷)의 횡단보도에서 마약에 취한 남자가 푸른 신호등에도 불구하고 차를 돌진시키는 사고가 발생한다. 유리코(百合子)는 미아가 된 남자 어린이를 몸으로 감싸다가 차에 치여 죽는다. 연인을 잃은 스즈키(鈴木)가 유리코의 사고 현장에 가서 “범인은 따로 있다. 프로우레인의 테라하라(寺原) 부자를 조사하라”라고 쓰여진 종이쪽지를 줍는다. 그 후 스즈키는 교사의 일을 그만두고 프로우레인의 신입사원으로 취직한다. 


프로우레인은 엉터리 다이어트 약을 제조, 판매하는 회사이다. 스즈키는 다이어트 약을 가판하면서 이전에 자신이 가르친 여학생을 만난다. 그곳에 스즈키의 회사 상사인 히요코(比与子)가 나타나 스즈키와 여학생을 사무실로 부른다. 히요코는 여학생에게 약을 먹여 잠들게 한 후, 데라하라의 아들 주니어가 있는 곳으로 데려간다고 한다. 스즈키와 히요코는 주니어와 만나기로 한 장소로 가는데, 주니어는 그들이 모는 앞에서 누군가에 떠밀려 자동차에 치여 죽고 만다. 그를 떠민 자는 “푸시맨”(押し屋, 오시야)이라는 암살자였다. 스즈키는 그를 미행하라는 히요코의 명령을 듣고 그를 따라간다. 

“쿠지라”(鯨, 고래)라 불리는 킬러는 살인 타깃이 되은 사람을 자살하게 만드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그는 테라하라의 의뢰로 핼러윈 데이의 밤에 일어난 사건의 진상을 알고 있는 기자를 자살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쿠지라에게는 지금까지 자신이 죽인 영혼이 보이고 있어, 그들이 자꾸 자신에게 말을 걸어와 괴로워하고 있다. “세미”(蝉, 매미)라는 이름의 킬러는 나이프를 사용하는 자로서, 사람을 잔인하게 잘라 죽이는 킬러이다. 살인 의뢰를 받아 타깃이 있는 장소를 찾아내는 역할을 담당하는 동료 이와니시(岩西)는 테라하라로부터 쿠지라를 죽이라는 의뢰를 받는다. 이와니시는 쿠지라가 있는 곳을 찾아 세미에게 알려준다. 그러나 쿠지라는 자신이 누군가에 쫓기고 있다는 것을 눈치챈다. 


스즈키는 푸시맨을 미행하여 그에게는 아내와 아이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스즈키는 이 사실을 히요코에게 알릴까 말까 고민하는데, 히요코에게 있는 곳이 발각되어 버린다. 히요코는 누군가가 푸시맨을 고용한 자는 스즈키라고 자신에게 알려주었다고 한다. 위험을 느낀 스즈키는 히요코로부터 도망쳐 푸시맨의 집으로 돌아온다. 그 이유는 푸시맨에게 시부야의 사건의 주범인 주니어를 죽여줘서 감사하다는 것과, 푸시맨에게 테라하라가 그를 쫓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스즈키는 히요코에게 전화하여 자신의 제자였던 여학생을 풀어주는 조건으로 자신이 그곳으로 가겠다고 약속한다. 그즈음 쿠지라는 이와니시를 찾아갔다. 자신을 죽이려고 하는 의뢰자가 자신에게 일을 맡긴 의뢰인이기도 한 테라하라라는 사실을 알고 놀란다. 이와니시를 자살시키려고 할 때, 이와니시는 세미로부터의 전화를 받고 자신이 곧 죽을 것이라고 말한다. 세미에게 있어 이와니시는 오직 하나뿐인 친구였다. 건물에서 뛰어내려 자살한 이와니시의 모습을 본 세미는 쿠지라에게 복수할 것이라 맹세한다. 

히요코에 잡혀 묶여 있던 스지키 앞에 나타난 테라하라는 유리코의 죽음을 비웃고는 스즈키를 죽이려 한다. 그때 쿠지라가 난입해 들어야 쿠지라의 부하들을 쓰러트리고 있는 사이에 스즈키는 머리를 강하게 얻어맞아 기절하고 만다. 테라하라는 부하들과 엘리베이터 안으로 도망치는데, 그곳에서는 스즈키의 제자였던 여학생이 기다리고 있었다. 수갑을 채워져 묶여 있었으나, 겨우 그것을 풀고 탈출한 것이었다. 그런데 그녀 또한 킬러로서, 테라하라와 히요코를 죽여버린다. 쿠지라가 있는 곳으로 복수심에 불타는 세미가 나타난다. 두 사람은 치열한 결투 끝에 창문을 깨고 떨어져 죽고 만다. 


스즈키가 정신을 차려 둘러보니 주위에 시체가 사방으로 널려있었다. 그는 그곳을 빠져나와 푸시맨의 집으로 갔지만, 그곳에는 아무도 없었다. 


1년 후 스즈키는 유원지에서 피에로 일을 하고 있었다. 그곳에 푸시맨의 아내 스미레가 아이들을 데리고 왔다. 거기서 스즈키가 이전에 만났던 푸시맨 가족은 실은 가족이 아니라 테라하라와 싸우는 조직의 사람들로서, 스즈키의 옛 제자인 여학생도 일부러 잠입시킨 조직원이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또 집에서 나오지 않는 테라하라를 불러내기 위하여 스즈키를 미끼로 섰다고 알려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녀가 데리고 온 아이가 약혼반지를 건네준다. 이 아이는 유리코가 시부야의 사건 때 자신의 목숨을 던져 지켜준 아이였다. 그 아이가 반지를 주워 지금까지 가지고 있었던 것이었다. 


■ 약간의 감상


꽤 재미있는 영화였다. 여러 명의 살인청부업자가 등장하면서 그들 사이에 서로 얽힌 이야기가 재미있다. 영화의 흐름으로 봐서는 스즈키도 정체를 감춘 킬러가 아닌가 생각했는데, 그것은 아니었다. 이 영화는 장르가 애매하다. 추리극적인 요소가 많지만, 추리극이라 하기도 어렵고, 또 범죄영화라 분류하기도 애매하다. 추리와 범죄를 뒤섞은 영화가 아닐까 생각한다. 


추리영화에서는 가장 중요한 것이 초기에 수수께끼의 사건을 늘어놓은 후 결말에 가서 그것을 모두 제대로 수습하여야 한다. 그런데 이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적지 않은 추리극에서 초기에는 관객이나 독자에게 수많은 의문을 던져놓지만, 끝에 가서는 그 모든 의문이나 의혹을 감당하지 못하고, 없었던 것처럼 설명 혹은 해석 없이 이야기가 종료되는 경우가 많다. 이래서야 추리극으로서는 낙제점이다. 


이 영화에서도 결말에 가서 초기에 던졌던 의문들을 설명하지만, 억지스러운 부분이 적지 않게 보인다. 조금 더 이야기가 깔끔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 특히 영화 중간까지 쿠지라, 세미, 푸시맨 3인의 킬러들 사이에 무슨 연관이 있을 듯한 분위기를 풍기면서도 결국은 결말에 가면 이들 사이에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온다. 싱거운 결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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