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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May 07. 2024

영화: 여정(Summertime)

베니스 휴가에서 찾은 새로운 사랑, 그리고 가슴 아픈 이별

어제 오스트리아의 인스부르크에서 이탈리아의 베로나를 거쳐 베니스에 도착하였다. 베니스에서 베니스를 배경으로한 영화를 포스팅할 수 있어 재미있다. 오늘은 여주인공이 다녔던 베니스의 풍경을 즐기고 싶은데, 유감스럽게도 아침부터  비다. 보통 비가 아니라 내리 퍼붓는 세찬 비이다. 오후에는 시내관광이 가능할지 모르겠다.


■ 개요


영화 <여정>(Summertime)은 1955년 영국과 미국이 공동제작한 로맨스 영화로서, 1952년 브로드웨이에서 처음으로 공연된 연극 <뻐꾸기의 시간>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미국에서 비서일을 하고 있는 여성이 이태리 베니스로 여행을 와서 사랑을 찾게 되는 이야기이다. 영화의 배경이 베니스인 만큼 베니스의 아름다운 경치를 즐길 수 있는 것도 이 영화의 매력이다.  이 영화의 원제목은 서머타임(Summertime)인데, 일본에서 이 영화를 개봉하면서 “여정”(旅情)으로 바꾸었다. 우리도 이를 따라 제목을 “여정”으로 한 것 같다.


■ 줄거리


미국에서 비서로 일하는 제인은 혼자서 오랜 꿈이었던 베니스를 여행한다. 그녀는 기차 안에서 사진을 찍으며 부푼 가슴으로 베니스에 도착한다. 제인은 수상 보트를 타고 베니스의 풍경을 즐기면서 자신이 머물 호텔 피오리니로 이동한다. 육지와 마찬가지로 물 위에는 신호등이 있고, 경찰차 대신 경찰배가 있는 등 신기한 풍경을 보고는 흥분을 누를 길이 없다. 가는 도장 옆의 보트에 타고 있는 한 노부부를 만나는데 그들도 제인과 같은 피오리니 호텔에 투숙할 것이라고 한다.


제인이 호텔에 도착하자 여주인이 그녀를 따뜻하게 맞이해 준다. 방에 들어간 제인은 창문에서 보이는 아름다운 전망에 매료된다. 제인은 호텔 안주인에게 자신은 여기서 기적과 같은 눈부신 사건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자 안주인은 기다리고 있을 것이 아니라 움직여야 한다고 조언해 준다.

제인은 피오리니 호텔의 테라스에 앉아 같은 호텔에 투숙하고 있는 커플 및 부부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제인은 함께 식사하자고 권유하지만 모두 제각각 약속이 있다고 하면서 떠나버린다. 제인은 파트너와 함께 사이좋게 움직이는 다른 사람들을 보면서, 홀로 쓸쓸한 기분이 든다. 어쩔 수 없이 제인은 혼자서 호텔 근처를 산책한다. 그곳에 마우로라는 소년이 물건을 팔려고 말을 걸어온다. 제인은 그를 상대도 하지 않고 산마르코 광장으로 향한다.


제인은 산마르코 광장에 있는 카페에 들어가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을 바라본다. 모두들 사랑을 하며 행복한 듯이 걷고 있다. 제인은 사진을 찍으면서도 쓸쓸한 기분을 떨칠 수 없다. 문득 뒤에 서있는 남자가 자신을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돌아보니 멋있는 남자가 웃음 띤 얼굴로 자신을 보고 있다. 서로 눈이 마주치자 제인은 부끄러운 마음이 들어 도망치듯이 카페를 나온다. 그런 자신이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다음날 제인은 쇼핑을 하기로 했다. 한눈에 들어오는 글라스가 진열되어 있는 가게에 들어가니, 그 주인은 바로 어제 자신을 바라보던 남자였다. 그를 다시 만나 부끄러움이 든 제인은 그 글라스를 구입하여 빨리 가게를 나오려고 했다. 그러나 글라스를 2개 사려고 하는 제인에게 그 남자는 진귀한 글라스이기 때문에 1개밖에 없다고 한다. 다른 한 개가 들어오면 연락을 주겠다고 하면서 제인의 연락처를 달라고 한다. 연락처를 주고 1개의 글라스를 손에 든 제인은 서둘러 가게를 나온다.

다음 날, 제인은 혹시 어제의 남자를 다시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실낱같은 기대로 산마르코 광장에 있는 카페에 간다. 카페에서 그녀는 광장을 오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시간을 보낸다. 얼마뒤 그 남자가 나타나 제인에게 다가온다. 제인은 무척 기뻤지만 그는 인사만 하고는 가버린다. 제인은 자신의 용기 부족에 한심한 생각이 든다.


카페를 나와 베네치아 거리를 걷다가 다시 마우로 소년을 만난다. 제인은 마우로에게 베니스 곳곳을 안내해 달라고 부탁한다. 마우로가 그녀를 데리고 간 곳은 어제 갔던 그 남자의 가게였다. 그런데 그 남자는 가게에 없다. 가게 앞에 있는 작은 운하 옆에서 사진을 찍던 제인은 실수로 운하에 빠져버린다. 흠뻑 젖은 제인이 운하 위로 올라오자 그 남자가 나타난다. 그는 자신의 이름은 레나토인데 제인에게 흥미가 있다고 말한다. 혼란스러운 마음이 든 제인은 어쩔 줄 물라 하는데, 레나토는 그녀를 산 마르코 광장에 있는 카페에 초대한다.

제인은 레나토와 함께 오케스트라 음악을 들으며 로맨틱한 시간을 보내며 제인은 더없는 행복감에 젖는다. 카페를 나온 레나토와 제인은 밤거리를 산책하며 키스를 나눈다. 마음이 동요된 제인은 더 이상 깊어지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고 레나토에게 이젠 그만 만나는 것이 좋겠다고 말하지만, 레나토는 오히려 내일도 만나자고 말한다.


다음날 제인은 옷을 차려입고 약속 장소로 향한다.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는데, 레나토는 오지 않고 가게에서 일한다는 소년이 와서는 레나토가 조금 늦을 것이라고 알려준다. 제인은 그 소년에게 누구냐고 물으니, 그 소년은 자신이 레나토의 아들이라고 한다. 그리고는 어머니도 아주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고 한다. 레나토가 결혼하여 아내와 아들까지 있다는 사실을 안 제인은 자신이 속았다는 것을 알고 레나토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떠난다.


레나토는 피오리니 호텔로 가는 제인을 따라온다. 그러면서 자신은 아내와 별거하고 있는 상태이며, 제인에게 자신의 욕망에 좀 더 솔직해지라고 말한다. 레나토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제인이지만, 베니스의 아름다움에 취하고 싶은 자신의 욕망에 충실해지라는 말을 듣고는 그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어 레나토를 받아들이기로 한다.

제인과 레나토는 함께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둘은 브라노 섬에 가서 함께 멋진 시간을 즐긴다. 그런데 제인이 갑자기 미국으로 돌아가야겠다고 말한다. 제인이 돌아가야만 한다는 것을 도저히 말릴 수 없었던 레나토는 결국 그녀에게 작별 인사를 한다.


이별 후 제인은 미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열차에 오른다. 레나토가 제인을 전송하러 나왔다. 제인은 레나토를 보고는 당신을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행복한 가슴을 안고 스스로의 다음의 인생을 위해 이별한다. 베네치아 여행을 통해 제인은 한층 더 성장하였다.


■ 약간의 감상


옛 영화는 스토리가 단순하기 때문에 아주 전달력이 좋다. 또 제작된 지 70년이 지난 지금에 감상하더라도 상당히 재미있다. 아름다운 베니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사랑이야기이기 때문에 베니스의 경치를 즐길 수 있는 것도 또 하나의 덤이다. 필자는 이번 달 말경 이태리 여행을 떠난다. 베니스를 꼭 들러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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