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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Jul 09. 2024

르네상스의 도시 피렌체

(2024-05-09 목) 서유럽 렌터카 여행(27)

流石  Firenze!!


어제 베네치아에서 일찍 출발하려다 잠을 좀 설친 데다, 하루종일 운전을 했더니 꽤 피곤하였다. 거의 오전 8시 가까이되어 일어나 침대에서 뒹굴거렸다. 이젠 나이가 들어 피로가 쉽게 회복되지 않는다. 


오늘은 피렌체 관광을 하는 날이다. 아시다시피 피렌체는 르네상스의 중심지 가운데 하나로서, 특히 르네상스 미술을 상징하는 도시였다. 피렌체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빠트릴 수 없는 가문이 있으니 바로 메디치(Medici) 가문이다. 메디치 가문은 이탈리아 피렌체를 중심으로 15세기부터 18세기까지 유럽의 정치, 경제, 문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 가문은 은행업과 무역을 통해 막대한 부를 축적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예술, 과학, 학문 등을 후원하며 르네상스 시대의 번영을 이끌었다. 이뿐만 아니라 메디치 가문은 피렌체 공화국의 실질적인 통치자 역할을 했다. 

산 죠반니 대세례당과 조토의 탑

메디치 가문에서는 2명의 교황(레오 10세, 클레멘스 7세)이 배출되었으며, 카테리나 데 메디치(Catherine de' Medici)와 마리아 데 메디치(Maria de' Medici)는 프랑스 왕비가 되어 프랑스 조정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였다. 특히 카테르 나는 아들 3명이 모두 프랑스의 왕위에 올랐으며, 섭정을 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마리아는 프랑스에서도 많은 예술가들을 후원하였다. 이 두 왕비는 적극적으로 이탈리아의 예술을 프랑스로 전파시키는 노력을 하여 프랑스 예술의 발전에 크게 공헌하였다고 한다.  


메디치 가문은 르네상스 시대의 예술과 학문을 적극적으로 후원하였다. 미켈란젤로와 다빈치, 라파엘로 등 수많은 예술가들과 마키아벨리 등 학자들이 메디치가의 지원을 받으면서 르네상스의 홤금기를 꽃피웠다. 특히 미켈란젤로는 메디치가가 키워낸 예술가라 하여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메디치 가문은 또한 피렌체에 수많은 건축물과 공공시설을 건설하였다. 피티 궁전(Palazzo Pitti), 우피치 미술관(Uffizi Gallery), 산 로렌초 성당(Basilica di San Lorenzo) 등이 메디치가에 의해 건설된 건축물이다. 


빵과 과일로 아침을 때우고 10시 반이 되어 호텔을 나왔다. 피렌체 관광의 출발점이 되는 피렌체 광장까지는 트램으로 갈 수 있다. 호텔에서 10분쯤 걸으니 트램 정거장이 나온다. 마침 한 여자가 차표를 끊고 있길래 눈여겨봐 두었다가 내 차례가 되어 자신 있게 시도했다. 먼저 시내 티켓 2장을 선택하니 3.4유로 표시가 나온다. 동전 구멍에 동전을 넣으니, 어라? 동전구멍이 막혀 동전이 들어가질 않는다. 할 수 없이 10유로짜리 지폐를 넣으려는데, 이 역시 지폐 슬롯에 지폐가 들어가지 않는다. 슬롯을 잘못 알았나 하고 찾아보았지만 다른 슬롯은 보이지 않는다.

산죠반니 대세례당

할 수 없이 이번엔 카드를 사용하기로 했다. 몇 번의 시도 끝에 겨우 성공했다. 순서는 다음과 같다. 


(1) 시내 티켓 2장 선택한다. 그리고 완료 버튼

(2) 현금지불 혹은 카드지불? 카드지불 선택 및 완료버튼

(3) 카드 슬롯에 카드 삽입

(4) 핀코드를 입력하시오. 비밀번호 입력 후 완료버튼

(5) 10초 뒤 티켓 발행

(6) 승차 뒤 티켓리더기에 티켓을 넣어 개찰

차표 한 장 끊는데 버튼을 거의 10번 정도 눌러야 한다. 그리고 차표가 나오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성질 급한 사람 차표 한 번 끊으려다가 숨 넘어가겠다.


어렵게 트램 표를 끊어 목적지 정거장에 도착했다. 벌써 관광객들이 붐빈다. 여기서 700미터를 걸어가야 한다. 10여분 걸으니 골목길 사이로 녹색빛이 은은히 도는 대리석으로 만든 건물 일부가 보인다. 조금 더 걸으니 넓은 광장이 나오고, 조금 전에 보았던 아름다운 대리석 건물 전체가 보인다. 산 조반니 세례당(Battistero di San Giovanni)으로서, 이 세례당은 피렌체에서 가장 오래된 종교 건축물이라 한다. 세례당 뒤쪽에는 세례당과 같은 재질의 높은 석탑이 서있는데 '조토의 종탑'(Campanile di Giotto)이라 한다. 조토는 산 조반니 세례당의 내부 장식을 담당한 사람이라 한다. 

피렌체 대성당

산 조반니 세례당이 있는 이곳이 바로 피렌체 대광장(Piazza della Signoria)이다. 피렌체 대광장은 피렌체의 역사, 정치, 문화의 중심지이다. 중요한 공공 집회와 정치적 사건들이 이곳에서 많이 일어났으며, 특히, 메디치 가문의 통치 시절에는 이 광장이 피렌체의 권력 중심지가 되었다. 이 광장 일대는 르네상스 예술과 문화의 중심지로, 많은 예술가들이 이곳에서 활동하며 작품을 남겼다고 한다. 


산 죠반니 세례당 뒤에 역시 옅은 녹색 기운이 도는 흰 대리석으로 지은 큰 건물이 보인다. 바로 피렌체의 랜드마크라 할 피렌체 대성당이다. 산 죠반니 세례당 쪽에서는 건물의 많은 부분이 가려 잘 안 보였는데, 옆으로 돌아가니 건물의 위용이 보인다. 우선 규모부터 입이 쩍 벌어질 정도로 크다. 독일에서 뮌헨 대성당을 보고 그 엄청난 크기에 놀랐지만, 그건 피렌체 대성당과 비교한다면 아무것도 아니다. 정말 어마어마한 크기이다.


피렌체 대성당은 크기만 한 게 아니다. 그 엄청난 건물이 전체가 흰 대리석으로 덮여 있으며, 아주 정교한 조각들로 장식되어 있어 아름답기 그지없다. 성당의 뒤쪽은 붉은색의 커다란 돔형 지붕으로 되어있다. 이 성당은 13세기말에 건축이 시작되어 15세기 중반에 완성되어 무려 150년에 걸쳐 지어졌다고 한다. 이 성당을 본 것만으로도 피렌체를 찾은 보람이 있다고 생각된다. 앞에서 설명한 조토의 종탑은 이 성당의 일부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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