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인에게 차인 두 남녀의 다시 찾은 사랑
영화 <패자부활전>은 애인에게 차인 남녀가 옛사랑을 되찾기 위해 함께 노력했지만, 결국 사랑을 되찾지 못한 대신 서로에게 새로운 사랑을 느낀다는 내용의 로맨스 코미디 영화로서 1997년에 제작되었다. 이 영화에는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장동건과 김희선이 각각 남녀 주인공으로 출연하였다.
민규(장동건 분)는 어느 동물원에서 일하는 수의사이다. 민규가 한창 아픈 동물들을 돌보고 있을 때 붉은색 패러리 오픈카를 탄 아주 세련된 차림의 아름다운 아가씨가 찾아온다. 그녀는 은혜(김희선 분)라는 이름의 젊은 사진작가였다.
은혜는 민규에게 자신의 애인인 진우가 민규의 애인인 화영과 사귀는 바람에 자신은 진우에게 차여버렸다고 하면서 함께 진우와 화영의 사이를 갈라놓자고 한다. 민규는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란다. 최근 화영과의 사이가 조금 뜸하다는 느낌은 있었지만, 설마 그녀가 다른 남자와 사귀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하였던 것이다. 자존심이 강한 은혜는 자신이 차였다는 사실을 도저히 참을 수 없다. 그녀는 진우를 화영으로부터 다시 빼앗아 온 후 자신이 다시 그를 차버릴 생각이다.
은혜의 목적은 일단 진우와 화영의 사이를 갈라놓는 것이다. 행동파형 인간인 은혜는 당장 둘을 갈라놓기 위해 서둘고, 민규는 그런 은혜의 페이스에 말려들어 엉거주춤 그녀에 따라나선다. 민규는 화영을 만나 그녀의 진심을 알게 된다. 화영은 미술관 큐레이터로서 화가인 진우와 함께 일을 하면서 그에게 끌렸다는 것이다. 그런 화영의 마음을 알게 된 민규는 자신이 물러서는 게 맞다고 생각하는데, 좌충우돌하는 은혜의 모습을 보고는 화영이 상처를 입지 않을까 걱정한다. 내성적인 성격의 진우도 활달한 은혜에 비해 침착한 성격의 화영에게 마음이 더 끌린다.
민규는 은혜에게 그만 진우를 포기하라고 달래 보지만, 은혜는 날이 갈수록 의기양양, 거침없이 행동한다. 그러던 어느 날 진우가 은혜의 집을 찾아온다. 은혜는 드디어 진우가 자신에게 돌아왔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실은 그것은 진우가 은혜에게 마지막 이별을 고하기 위한 것이었다.
부산에서 진우의 개인전이 열리게 되었다. 물론 그 행사는 큐레이터인 화영이 주관한다. 이 소식을 들은 은혜는 곧장 부산으로 달려가려 한다. 민규는 은혜를 그냥 두었다가는 무슨 일이라고 저지를 것 같아 자신도 동행한다. 부산에서도 은혜의 자충우돌하는 성격으로 인해 여러 가지 해프닝이 발생한다. 그러는 사이이 민규와 은혜 사이에 묘한 감정이 싹트기 시작한다. 한편으로는 서로에게 사랑을 느끼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전애인들과의 관계로 인해 또 다른 거리감을 느끼기도 한다.
다시 서울로 돌아왔지만 그동안 뻔질나게 민규를 찾아왔던 은혜로부터 도통 소식이 없다. 민규는 자신의 마음이 은혜에게로 향하고 있다는 것을 확실히 느꼈다. 그렇지만 사랑에 한번 실패한 은혜는 또다시 그런 상처를 받을까 봐 민규에 대한 마음을 일부러 억누르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래서 민규로부터의 연락도 일부러 피한다.
그러던 어느 날 은혜 앞으로 큰 기린 인형이 배달되었다. 이전에 동물원을 찾았던 은혜가 기린을 무척 좋아했던 것을 기억하고, 민규가 보낸 것이었다. 이제 두 사람의 새로운 사랑, 첫사랑에서 패배한 패자들끼리의 새로운 사랑, 즉 패자부활전이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