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용현자연휴양림 여행(2)

(2021-06-16) 부석사를 거쳐 용현 자연휴양림으로

by 이재형

다음 행선지는 부석사이다. 우리가 다 알고 있는 영주 부석사(浮石寺)와 같은 한자, 같은 음의 절로서, 영주 부석사만큼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상당히 역사가 오래된 전통 있는 절이다. 간월도에서 출발하여 천수만을 끼고 북쪽으로 달린다. 한참 달리다 보니 천수만 방조제가 나오고, 차는 방조제 도로를 통해 바다를 가로질러 서산 쪽으로 나아간다. 겨울에 가끔 이곳 천수만을 찾아오곤 하는데, 그때는 정말 철새 떼가 장관이다. 지금은 초여름이라 새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


3. 서산 도비산 부석사


간월도를 출발하여 30분 정도 달리니 부석사가 나온다. 부석사가 위치한 지역은 서산시 부석면인데, 부석면에 소재한다고 하여 부석사인지, 아니면 부석사가 있는 지역이라 하여 부석면이라 하는지 어는 쪽이 먼저인지는 모르겠다.


부석사는 도비산 자락의 조금 가파른 곳에 위치해있다. 주차를 하고 나니 바로 가파른 산길이 나온다. 잠깐 걸어 올라가니 칠이 안된 제법 큰 목조건물이 보인다. 절에서 운영하는 찻집인 것 같은데, 손님이 꽤 많다. 사찰 전체가 깨끗이 정비되어 있는 편은 아니다. 그렇지만 사람이 그다지 찾지 않는 산속에 오히려 이렇게 버려둔 듯이 꼼꼼히 관리되지 않는 절집이 주위 풍경과 잘 어울린다.

도비산 부석사

부석사는 신라시대에 통일신라시대에 처음 창건되었다고 하는데, 현재 충청남도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고 한다. 의상대사가 처음 세우고 무학대사가 중수하였다고 하는데, 전국 여러 곳을 다녀보면 의상대사가 세웠다는 절이 곳곳에 보인다. 의상대사는 이렇게 전국 곳곳을 다니며 절집을 지었다면 수련은 언제 하였는지 모르겠다. 집사람이 불공을 드리는 사이 절 주위를 둘러보았다. 이곳에서 내려다보면 서산 일대의 평야와 그리고 저 멀리 서해바다가 보인다.


절 뒤로 올라가면 마애불이 있다. 비교적 최근에 만든 마애불인 것 같다. 이곳에 서면 앞이 탁 틔여 바로 아래 절집은 물론 저 멀리 풍경이 손에 잡힐 듯이 다가온다.


4. 서산 동부 전통시장


오늘 저녁거리를 사야 한다. 서산에서는 서산동부 전통시장이 제일 크다고 하여 그리고 갔다. 부석사에서 30분 남짓 걸리는 거리이다. 서산시내에 들어가 내비가 인도하는 대로 시장을 향했다. 서산동부시장은 약간 독특하게 생겼다. 조금 낮은 건물들이 시장 안에서 가로 세로 길을 따라 들어서 있다. 지방 도시에 있는 시장으로서는 상당히 큰 편이다. 서산도 서해바다와 접해있으니 해산물이 많을 것 같아 수산물 시장을 찾았다. 살아있는 조개와 횟감용 활어를 파는 가게들이 줄지어 들어서 있다.


이곳은 서해와 연해 있어서 그런지 조개와 꽃게가 많다. 그 대신 횟감용 생선은 종류가 그다지 많지 않으며, 또 기분상 그런지 별로 싱싱해 보이지도 않는다. 무엇을 살까 망설이다가 어느 가게에 붕장어(아나고, 穴子)를 많이 팔고 있었다. 오랜만에 붕장어 회를 먹어볼까 해서 1킬로 정도 달라고 하였더니, 주인아줌마가 어떻게 먹을 거냐고 묻는다. 당연히 회로 먹는다고 하니, 자기네들은 붕장어 회를 칠 줄을 모른다고 하며, 팔 수 없다고 한다. 알고 보니 이 지방에서는 붕장어를 거의 탕으로 요리해 먹는다고 한다.

서산동부시장

별 수 없이 오늘은 수산물은 포기하고 족발이나 사가려고 했다. 그런데 대도시 전통시장에 가면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족발집이 여기서는 잘 보이지 않는다. 겨우 물어물어 한 곳을 찾아 미니 족발을 한 팩 사면서 물어보니 여기가 이 시장 안에 있는 유일한 족발집이라 한다. 보통 큰 도시에 있는 전통시장에 가보면 족발, 순대 등 먹을 곳을 파는 곳이 장사가 잘되며, 그런 만큼 그 업종의 가게가 많다. 그런데 지방에 있는 전통시장의 경우 이런 즉석 먹을거리를 파는 곳은 적은 대신, 옷가게, 신발가게, 그릇가게 등 옛날 전통시장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가게들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5. 용현 자연휴양림


시장을 나와 바로 용현 자연휴양림으로 향했다. 용현 자연휴양림은 용현계곡의 상류에 위치하고 있다. 서산시내를 빠져나와 한참을 달리다가 완만한 언덕길로 접어든다. 중간 크기의 저수지가 보이는데 거기서 바로 용현 자연휴양림으로 들어가는 산길이 나온다. 산길을 따라 한참 올라간다. 계곡을 끼고 나 있는 길인데, 이 계곡은 여름철이면 서산시민들의 휴식처가 되는 모양이다. 계곡 주위로는 서울 인근의 유명 계곡에서 볼 수 있는 것과 같이 음식점들이 줄지어 있으며, 이들 음식점들은 계곡에 자리를 마련하여 피서객들에게 음식을 파는 것 같다. 서울과 경기도에는 이런 것들이 이제 상당히 정비되었는데, 여기는 아직 이런 류의 음식점이 일반적인 것 같다.


용현계곡은 제법 길다. 거의 3-4킬로 정도로 산길을 올라가니까 이제 음식점들이 끝나고 조용한 산길이 나온다. 여기서 좀 더 올라가니 자연휴양림이 나온다. 휴양림 근처부터는 계곡에 짧은 간격으로 사방댐이 만들어져 있다. 이것이 자연의 풀장이 되어 물놀이를 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아직은 철이 일러 아이들과 물놀이를 하는 사람이 드문드문 보일 뿐이다.


이번에는 자연휴양림 여행을 하면서 처음으로 휴양관을 이용해 본다. 휴양관은 별채로 따로따로 떨어져 있는 “숲속의 집”과는 달리 큰 건물에 여러 세대가 동시에 숙박을 하는, 그러니까 마치 콘도 같은 곳이라 생각하면 된다. 우리가 예약한 방은 공교롭게도 장애인용 방이다. 그래서 그런지 4인용임에도 불구하고 면적이 상당히 넓다.

용현 자연휴양림

시장에서 사 온 족발을 막걸리에 곁들여 먹었다. 저녁을 먹었지만 이제 겨우 6시가 지나 아직 밖이 환하다. 집사람이 설거지를 하는 사이 산책을 하기로 하였다. 휴양관을 나와 길 따라 산 위쪽으로 올라가니 바로 임도가 나온다. 계곡을 따라 넓은 인도가 만들어져 있다. 길은 매우 평평하여 거의 평지나 다름없어 걷기에 아주 좋다. 주위의 숲은 거의가 잡목림으로 임도가 마치 터널과 같이 보일 정도로 나무가 우거져 있다. 해는 아직 중천에 떠있지만 숲이 워낙 우거져 길은 컴컴하다. 아주 완만한 언덕이라 걷기에 아주 좋다. 30분쯤 걸어 올라가다 보니까 계속 가면 전망대와 개심사(開心寺)가 나온다는 팻말이 보인다. 그런데 얼마를 가야 하는지는 적혀있지 않다. 계속 걸어 올라갔다.


근 한 시간을 걸어 올라왔지만 사람이라고는 한 사람도 못 만났다. 그도 그럴 것이 휴양림을 산책하는 사람은 대부분 휴양림에서 숙박하는 사람들인데, 몇 명 안 되는 사람들이 넓은 휴양림에 흩어진들 서로 만나기 어려운 것은 당연하다 할 것이다. 그래서 휴양림에 오면 이 넓은 숲이 나 혼자만의 숲이 된다. 너무 올라가면 이제 어두워진다. 적당한 곳에서 발길을 돌렸다. 가볍게 땀이 난다. 숙소로 내려오니 8시가 다되어 간다. 욕심을 부려 더 올라갔더라면 어두워서 내려올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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