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사막의 절경, 아단국가지질공원(雅丹国家地質公園)

(2025-10-05b) 칭다오에서 둔황까지- 중국 횡단여행 (28)

by 이재형

(모래와 바람이 만들어낸 천혜의 절경)

아단국가지질공원은 둔황에서 약 150킬로 정도 떨어져 있는 사막 위의 특수 지형이다. 이 독특한 지형은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쳐 형성되었다고 한다. 고대 둔황 호수에 점토와 사암이 두껍게 퇴적하였는데, 지각 융기로 인해호수 바닥이 고원을 형성하였다. 이것이 수천 년간 강풍과 물에 의한 침식되어, 연약한 부분은 소멸되고 견고한 부분만 잔류되어 현재에 이른 것이다.


공원의 전체 규모는 약 400 평방킬로미터에 이르며 수많은 황토 언덕과 협곡이 분포되어 있다. 타클라마칸 사막의 끝자리에 해당하는 위치이다. 둔황아단성(敦煌雅丹城)" 또는 “마귀성”(魔鬼城)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고 한다.


입장하기 위해서는 입장료 50위안에 경내 관광버스비 70위안, 합해서 120위안(24,000원)을 내야 한다. 버스를 안 타면 안 되나? 가능하다. 대신 400위안을 주고 오프로드용 사륜구동 지프를 빌리면 된다. 아단지질공원은 너무 넓어서 도보로는 다닐 수 없다. 관광버스는 4개 주요 경구를 운용한다. 알리페이로 입장료를 지불하려는데 안된다. 몇 번을 시도해 보았지만 계속 안된다. 어쩔 수 없이 현금으로 지불하였다.


(관광버스를 타고 공원 내 탐방)

이단지질고뭔은 광활한 사막 위에 마치 서부영화에 나올 법한 기기묘묘한 모습의 흙기둥과 바위들이 떠있는 모습이다. 사막과 서부의 누런 바위산을 합해 놓은 것 같다. 이 자연의 구조물들은 흙과 사암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이단지질공원은 완전한 사막지대이다. 아득한 사막 저편으로 모래의 지평선이 보인다. 관광버스는 먼저 금사희탑(金獅戲塔) 구역으로 가서 우리를 내려놓는다. 이름 그대로 황금색의 사자가 희롱하는 모습의 바위가 있다. 두 번째는 사해행주(狮海行舟) 구역으로서 바다를 항해하는 배 모양의 지형이다. 세 번째는 공중누각(空中樓閣) 구역이다. 아단 지형에서도 가장 기이한 형태를 지닌 구역으로서 황토 언덕이 마치 공중에 떠있는 성과 같은 모습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공원의 최고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서해함대(西海艦隊) 구역이다. 수십 개의 아단 지형이 마치 함대 대형처럼 병렬적으로 배열되어 있다.


관광버스는 각 구역에서 관광객들을 내린 후 20분 정도의 자유시간을 준다. 그러면 관광객들은 짧게는 일이백 미터, 멀리는 1킬로 가까이 사막으로 걸어 들어가 경치를 즐긴다. 아름다운 모습에 가는 곳마다 경탄이 절로 나온다. 이렇게 관광이 2시간 정도 이루어졌다. 여긴 입장권 값이 조금도 아깝지 않다.

(알리페이가 안돼, 어떻게 해야 하나?)

관광을 마치고 출구 쪽으로 와서 음료수를 한 병 사고 다시 알리페이로 지불하려 했다. 역시 안된다. 이상하다. 두 시간 전까지만 해도 둔황 실크로드유산성 입장료를 알리페이로 지불하였는데 왜 그런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그 사이에 있었던 일이라고는 실크로드유산성에서 사진을 찍는 도중 사진앱 이상과 함께 배터리가 소진되어, 그 후 다시 배터리를 충전했을 뿐이다.


벌써 시간은 오후 2시가 넘었다. 점심도 제대로 못 먹고 오래 걸었더니 다리도 아프다. 아침에 출발할 때는 날씨가 좀 추웠으나, 사막의 햇빛은 강렬하다. 날이 뜨거워지니 더욱 피곤한 것 같다. 몸도 피곤한 데다 알리페이마저 이상이 생겼으니 머리가 점점 복잡해진다. 알리페이가 없더라도 트레블 웰렛으로 현금을 뽑아 쓰면 된다. 그런데 중국에서 현금거래는 정말 번거롭다. 차를 타고 가면서 천천히 살펴봐야겠다. 다음 행선지는 옥문관이다. 여기서 사막도로를 한 시간 이상 달려야 한다.


(인터넷 불통이 원인이었네, 앞으로 여행비용을 어떡하나)

이동하면서 알리페이를 점검해 보았다. 드디어 원인을 찾았다. 인터넷이 불통인 것이다. 이곳은 사막지역이기 때문에 인터넷이 안 되는 곳이 많다. 도로로 이동하는 도중에는 거의 인터넷이 안된다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 또 의문이 생긴다. 내 핸드폰의 인터넷에 문제가 없다면 아단지질공원에서는 인터넷이 터졌어야 한다. 그런데 그곳에서도 인터넷 불통으로 알리페이를 사용하지 못했다. 분명 내 핸드폰 통신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사용하고 있는 핸드폰은 2021년 초에 구입한 것으로 이제 거의 5년이 다 되어간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에 대수롭지는 않지만 약간의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있었다.


갑자기 막막해진다. 인터넷이 안되면 트레블 웰렛으로도 돈을 인출할 수 없다. 인터넷을 통해 돈을 충전한 후에 인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가진 현금은 집사람과 합해서 3,000위안, 60만 원 정도이다. 이 돈으로 앞으로 10일 이상을 여행할 수는 없다. 어떻게 해야 하나? 방법이 생각나지 않는다. 머리가 복잡하니까 차창밖의 경치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이렇게 저렇게 생각해도 방법을 찾을 수 없다. 그래 일단 걱정은 돌아간 후에 하자! 지금은 걱정해도 아무런 소용이 없다. 지금은 관광이나 즐기자! 지금까지 해외여행을 하면서 돌발적인 상황을 수 없이 겪었다. 도무지 해결 방법이 없을 것 같던 일도 결국은 어떻게든 해결되었다. 느긋하게 대처하자. 마음을 편히 갖다. 이렇게 마음을 고쳐먹으니 편해진다.


▪ 중국단상(21): 과거와 달라진 중국의 도시


필자가 이번 중국여행 이전에 마지막으로 중국에 간 것은 7년 전인 2018년이었다. 5박 6일의 일정으로 상해에 갔었는데, 상해의 이곳저곳을 둘러보았다. 아시다시피 상해는 중국의 경제 중심지로서 중국에서 가장 첨단을 달리는 도시이다. 동방명주를 상징으로 하는 푸동지구의 첨단적 신도시, 휘황찬란한 와이탄 거리는 물론 구도심에도 화려한 고층빌딩이 즐비했다.


그러나 이러한 화려한 고층빌딩군이 그 나라의 발전상태를 정확히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태국이나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국가의 주요 도시를 방문하면 이러한 빌딩군을 어디서나 볼 수 있다. 도시의 진정한 수준은 빌딩의 뒷골목을 관찰함으로써 알 수 있다. 동남아 주요 도시의 빌딩 숲의 뒤를 돌아가보면 지저분하고 낡은 골목 등 도시의 진짜 얼굴이 나타난다.


상해도 마찬가지였다. 휘황찬란한 빌딩 뒤를 돌아가면 낡고 지저분한 거리가 그대로 잔존해 있었다 마치 화장을 한 깨끗한 얼굴을 하고 있지만 목에는 꼬질꼬질한 때가 끼어있는 그런 느낌이었다.


이번 중국여행에서 방문한 도시들을 유심히 관찰하였다. 그런데 이전과 달랐다. 대로변의 화려한 고층빌딩은 물론 그 뒷골목도 깨끗하게 잘 정비되어 있었다. 예전의 지저분하고 낡은 모습은 찾기 어려웠다. 중국 도시들이 정말 현대적인 도시로 변했다는 현실을 느낄 수 있었다.

20251005_133013.jpg
20251005_133026.jpg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