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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Sep 06. 2021

고군산군도 신시도 자연휴양림 여행(3)

(2021-07-06)  선유도

어제저녁 그렇게 세차게 내리던 비는 아침이 되자 그쳤다. 1박만 예약하였으므로 이제 집으로 돌아갈 짐을 싸야 한다. 짐을 싸는데도 은근히 시간이 걸려 체크 아웃을 하는 날의 오전에는 별로 시간이 없다. 


아침을 먹고 잠시 밖으로 나왔다. 이곳은 아직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그런지 산책로는 그다지 정비되어 있는 것 같지 않다. 산으로 오르는 산책로가 있는데, 아래서 보니 경사도 가파르고 더구나 폭우가 쏟아진 뒤라 올라가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대신 숲속의 집들이 있는 곳을 한 바퀴 돌았다. 이곳 신시도 자연휴양림은 마치 반도와 같이 바다에 돌출해 있는 높은 언덕 위에 조성되어 있다. 그래서 여기서는 고군산군도의 아름다운 바다와 섬을 바로 내려다볼 수 있다. 남해의 한려수도가 아름답지만 여기 고군산군도도 그 못지않게 아름답다. 


(7) 선유도 해수욕장


고군산군도는 작년 이맘때 자동차로 서해 섬 여행을 하면서 둘러본 적이 있다. 고군산군도의 섬들은 대부분 아주 작은 섬이기 때문에 가볼 만한 곳은 거의 정해져 있다. 작년에 왔던 곳을 다시 한번 찾아가 본다. 작년에 왔을 때는 아주 날씨가 좋은 날이었다. 그래서 내리쬐는 햇볕으로 걷는 것이 힘들어 제대로 돌아다니지는 못했다. 오늘은 흐린 날씨에 비는 오지 않으므로 걷기에 아주 좋을 것 같다. 


선유도는 사구(沙丘)로 연결된 2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본 섬에서 사구를 통해 옆 섬에 들어가게 되는데, 이곳을 선유3구라 한다. 그런데 왜 “선유3구”란 독특한 이름이 붙었는지는 모르겠다. 고군산군도를 가로지르는 중심도로에서 오른쪽 길로 접어들면 선유도 해수욕장이 나온다. 이 해수욕장은 백사장이 넓고 물로 깊지 않으며, 서해의 다른 해수욕장과는 달리 물도 탁하지 않아 특히 아이들이 있는 가족들에게 큰 인기가 있다고 한다. 그동안은 이곳으로 오는 교통편이 좋지 않아 불편이 있었는데, 이제 다리의 건설로 자동차로 이곳에 올 수 있게 되어 아주 인기 있는 해수욕장이 될 것이라 한다. 


선유도 해수욕장에 들어오면 먼저 선유3구와 연결되는 길다란 사구가 눈에 들어온다. 나는 처음엔 이것이 인공적으로 만든 구조물로 알았는데, 자연적으로 이루어진 사구라 한다. 그리고 사구로 들어가는 입구 부근에는 전망대와 짚라인 승강장 구실을 하는 큰 탑처럼 생긴 건물이 보인다. 사구 위로는 자동차가 통행할 수 있는 도로가 만들어져 있다. 이 도로를 통해 선유3구 쪽으로 건너갔다. 사구가 끝나는 지점에 해상으로 산책 보도가 놓여 있고, 이것은 작은 섬과 연결되어 있다. 산책 보도 앞에 겨우 차 서너 대를 주차할 수 있는 주차공간이 있는데, 운이 좋게 그곳이 비어있다. 주차를 하고 산책 보도를 걸었다. 

빗방울은 가끔 한 방울씩 떨어지는데, 그것이 오히려 더위를 식혀 좋다. 이 산책 보도를 따라 바다 가운데를 향해 걸으면 선유도 해수욕장의 전경과 선유3구의 망주봉이 한눈에 들어온다. 선유도 해수욕장은 백사장의 길이가 길고 폭도 넓으며 모래도 아름다워 “명사십리”라 불리고 있다. 아직은 본격적인 해수욕 철도 아니고, 또 어제 폭우가 쏟아졌기 때문인지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그렇지만 이곳 해수욕장은 걸어 다니는 것만 해도 마음이 즐겁다.       


(8) 선유도 둘레길


다음은 선유도 둘레길이다. 선유도 둘레길은 선유항 옆에 있는 바다를 향해 튀어나온 지형에 일주 산책로를 만든 것이다. 이렇게 평일날 여행을 하면 좋은 것이 먼저 관광객이 거의 없기 때문에 사람에 시달리지 않고 편안히 즐기면서 여행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요즘 같이 코로나가 성화를 부리는 이때 다른 사람들과 전혀 접촉을 않고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이런 점에서는 오히려 시내에서 지내는 것보다 여행이 훨씬 안전하다고도 할 수 있다. 


선유항에 도착하니 비가 조금씩 뿌리기 시작한다. 작년에 이곳에 왔을 때는 시계방향으로 산책로를 일주하였는데, 이번에는 시계 반대방향으로 일주하기로 하였다. 산책로 입구에는 식당과 가게, 민박집들로 복잡하다. 관광객들이 없어 거의 문을 닫고 있는데, 어느 마음씨 좋아 보이는 나이 든 아주머니가 길가에서 젓갈을 팔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집에서 밴댕이 젓을 살 때가 되었는데, 마침 잘되었다고 생각했다. 젓갈은 나중에 보도록 하고 우선 둘레길로 접어들었다. 작은 곶(岬)의 둘레에 만든 둘레길은 고군산군도의 아름다운 섬과 바다를 감상하면서 걸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해가 나은 날은 그늘이 없어 괴로울 것 같은데, 오늘은 걷기에 더없이 좋다. 한고비 한고비 지날 때마다 새로운 바다 풍경이 펼쳐진다. 

둘레길 아래는 험한 갯바위이다. 이곳은 위험하므로 낚시를 금지한다는 팻말이 붙어 있는데, 둘레길 아래에는 낚시질을 하는 사람들이 군데군데 눈에 뜨인다. 둘레길을 일주하는데 30분이 채 걸리지 않은 것 같다. 둘레길 산책을 끝내고 나오면서 좀 전에 지나쳤던 젓갈 가판점에 들렀다. 모두 자기가 직접 담근 젓갈이라 한다. 밴댕이 젓은 꼭 1통이 남았다 하는데, 너무 삭았다고 한다. 대신 조기 젓을 한통 샀다. 조기 젓은 아직 먹어본 적이 없는데 맛이 어떨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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