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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Sep 24. 2021

영화:아메리칸 메이드(American Made)

“더러운 전쟁”의 틈에서 CIA와 결탁하여 축재하는 파일럿

영화 <아메리칸 메이드>는 2017년 미국에서 제작된 영화로서, 니카라과의 콘트라 반군에 대한 미국의 불법적인 지원을 기회로 마약거래를 통해 부를 축적하는 파일럿의 이야기를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 이야기는 실화에 바탕을 두고 있다. 그런 만큼 먼저 1980년대에 있었던 이란ㆍ콘트라 스캔들을 살펴보면 이 영하의 전후 맥락을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1980년대 미국 레이건 대통령은 중남미에 대한 미국의 지배력을 강화하려 하고 있었다. 그러나 중남미에 속속 좌파 정권이 들어서면서 미국의 계획은 차질을 빚었다. 특히 니카라과에는 좌파인 산디니스타 정권이 들어섰는데, 우파 무장 게릴라인 콘트라 반군은 산디니스트 정권에 도전하였다. 이에 레이건 대통령의 미국 행정부는 콘트라 반군을 지원하기로 한다. 그러나 제2의 베트남 사태가 될 것을 우려한 의회는 이러한 지원계획을 거부한다. 


공식적으로 콘트라 반군을 지원할 자금을 조성할 수 없게 된 미국 행정부는 이 돈을 조성하기 위해 적대관계에 있는 이란에 불법적으로 무기를 판매하게 된다. 이렇게 이란에 대한 불법 무기판매로 만든 돈을 콘트라 반군을 지원하기 위한 자금으로 퍼붓는다. 이 사건은 결국 드러나 <이란ㆍ콘트라 사건>이라는 대형 스캔들로 번지고, 급기야는 레이건 대통령을 탄핵 위기에까지 내몰게 된다. 그렇지만 곧 선거를 마주하고 있는 공화당과 민주당의 이해가 맞아 대통령 탄핵은 이루어지지 않지만, 중남미 국가의 내정에 개입하려 한 미국의 추악한 의도가 백일하에 드러난 사건이었다. 

이란 콘트라 스캔들

민항기 조종사인 1급 파일럿 배리 씰(톰 크루즈)은 평탄하고 여유 있는 삶을 살고 있지만, 생활에 자극이나 큰 즐거움이 없이 그냥 그럭저럭 지내고 있다. 이때 CIA 요원이 찾아와 배리에게 막대한 대가를 조건으로 중남미로의 무기 밀반출을 도와달라는 제의를 받는다. 배리는 이 일에 제공되는 막대한 돈과 그리고 권태로운 삶으로부터의 도피로 그 제의를 받아들인다. 배리는 경비행기를 이용하여 콘트라 반군에게 무기를 운반한다. 


어느 날 반군과 결탁한 중남미 마약업자로부터 무기를 실어오고 돌아가는 비행기에 마약을 운반해달라는 제안을 받는다. 그 대가로 마약상들은 막대한 돈을 제안하며, 배리는 이들의 제안을 수용한다. 배리의 사업규모는 점점 더 커진다. CIA는 무기반출을 쉽게 하기 위하여 미국 남부에 거대한 비행장이 딸린 토지를 배리에게 제공하고, 배리는 몇 명의 고용사를 고용하여 더 크게, 그리고 더 조직적으로 마약 운반 일을 하게 된다. 


배리에게는 돈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들어온다. 은행에 저금을 하고, 땅에 파묻고, 벽장 속에, 가방 속에 등등 집 곳곳에 돈을 숨기지만, 어디를 건드려도 돈다발이 쏟아질 정도로 온 집안이 돈으로 파묻힌다. 배리의 사업을 눈치챈 주정부 경찰과 연방 마약청, 연방 관세청들이 들이닥쳐 배리를 체포하고 돈을 압수한다. 그러나 CIA가 뒤를 봐주고, 백악관에서 그를 적극 지원하며, 주정부에서도 그를 특별 대우하는 속에서 그는 아무런 불이익을 받지 않고  석방된다. 


이후에도 그는 여전히 중남미 우파 게릴라들에게 무기를 전달하고, 돌아오면서는 마약을 운반하는 사업을 계속한다. 그렇지만 <이란ㆍ콘트라 사건>이 백일하에 드러나면서 그도 종말을 맞이하게 된다. 

이 영화를 보면 미국이 과거 중남미에 대해 어떤 식으로 내정에 개입하였는가를 잘 알 수 있다. 우파 게릴라들을 뒤에서 조종하여 좌파 정권을 무너트리도록 뒤에서 갖은 공작을 벌인다. 그리고 게릴라들에게 무기 제공뿐만 아니라 이들을 직접 미국에 데리고 와서 군사훈련을 시켜 돌려보낸다. 그러나 게릴라들은 애초에 무슨 특별한 이념이 있어 정부에 항거한 것은 아니었다. 이들은 무기를 받으면 돈과 바꾸고, 또 미국에 군사훈련을 받으러 가서는 틈만 있으면 탈출 기회를 노린다. 그냥 돈 때문에, 아니면 어쩌다 게릴라가 되었고, 그래서 미국이 살기 좋으니까 기회만 있으면 미국에 눌러앉으려는 것이다. 


배리의 비행장은 아마 아칸소 주에 위치하고 있었던 것 같다. 아칸소 주 경찰이 배리를 체포하고, 검찰은 배리에게 엄중 처벌할 것이라고 미리 경고를 한다. 그러나 그때 주지사였던 클린튼은 주 검찰총장에게 연락을 하여 배리를 석방하라고 명령하며, 검찰은 어쩔 수 없이 그를 석방하고 만다. 그리고 배리가 당시의 레이건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특별 대우도 노골적으로 묘사되고 있다. 이렇게 실제의 미국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가들이 실명으로 언급되고 있는 것도 이 영화의 또 다른 재미이다. 


톰 크루즈가 주연을 맡은 다른 영화와는 달리 액션 장면이 거의 없어 좀 재미없는 느낌도 있다. 특히 앞부분에서 사건 전개가 느리게 진행되어 좀 따분한 느낌도 든다. 그러나 중간부터는 박진감 있는 내용이 계속되어 재미있게 영화를 감상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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