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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Dec 30. 2020

중국 여행 E1. 상해(上海)로

(2019.11.3) 홍차오 공항을 통해 송강(松江) 대학촌으로

오늘부터 출장으로 중국 상해지역 여행이다. 어제 <대구경북 지역 고교 재경동창회> 바둑대회에 참가하느라 세종에서 하루 일찍 올라와 일산에서 자고, 공항으로 왔다. 여행 계획을  세울 때 인천-푸동 노선을 할까, 김포-홍차오 노선으로 할까 망설이다 김포에서 출발하기로 했다. 아무래도 시내에서 공항까지 접근성이 좋기 때문이다. 


오후 3시 55분 비행기인데, 공항에 도착하니 1시 반이다. 김포공항은 붐비지 않아서 좋다. 체크 인과 출국 수속도 자동화되어 거의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모든 절차를 끝내는데 5분도 걸리지 않은 것 같다. 출발 라운지에 도착하니 시간이 2시간 이상 남았다. 뭘 하나...


상해행 비행기는 상당히 큰 비행기이다. 비행기에서 태블릿 PC로 드라마 2편을 보고, 또 졸고 하는 사이에 비행기는 어느덧 상해 하늘에 가까워졌다. 홍차오(紅橋) 공항은 시내에 있기 때문에 공항 주위에 주택들이 많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니 고층 아파트 단지가 뛰엄 뛰엄 보이는 가운데, 우리나라 연립주택(빌라)과 같은 저층 주택이 빽빽하다. 우리나라 연립주택 단지는 많아봐야 10동 남짓일 텐데, 중국은 역시 스케일이 다르다. 수백이 넘어 보이는 꼭 같은 모양의 건물 동이 끝도 없이 펼쳐져 있다. 마치 잘 훈련된 병사들의 사열을 보는 것 같다.


상해는 이번이 3번째이다. 2003년 첫 방문 때는 북경에서 13시간 기차를 타고 왔고, 그리고 2015년에 잠깐 들린 적이 있었다. 2015년 방문 때도 홍차우 공항을 이용하였는데, 그때는 공항직원들이 다소 위압적인 것 같았는데, 지금은 서비스가 많이 개선된 것 같다. 


공항이 많이 현대화되었다. 입국심사도 많은 부분 자동화되어 입국절차에 별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우리나라 공항 시스템과 비슷한 점이 많다. 우리나라나 중국에 비한다면 미국이나 일본 공항의 시스템은 너무 원시적이라 생각된다. 유럽은 최근에 가보지 않아 모르겠지만, 아마 미국이나 일본과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후발주자로서의 장점인 것 같다.


세관을 통과할 때도 놀랐다. 나는 우리나라 세관이 엄청 선진적이라 생각한다. 승객이 스스로 판단하여 신고물품이 있으면 신고하고, 신고할 게 없으면 무검사 라인으로 통과하라는 우리 제도는 승객들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깔고 있다. 홍차우 공항도 이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거다. 과거 모든 승객을 의심의 눈으로 보면서 철저한 세관검사를 하던 것과는 많이 달라졌다. 이 역시 미국과 일본과 비교해 더 나은 점이라 생각한다.


공항을 나와 숙소가 있는 송강(松江) 대학촌으로 향했다. 송강 대학촌은 몇 개 대학이 모여 있는 곳으로, 후배가 이곳 대학에 잠시 사바티컬로 나와 있어 서로 만나기 편하기 때문에 이곳에 숙소를 정했다. 비엔나 호텔이란 곳으로 상당히 큰 호텔이다. 체크 인을 하고 저녁을 먹으러 나왔다.


이럴 수가? 식당이 보이질 않는다. 뛰엄 뛰엄 호텔이 몇 개 보일 뿐 음식점이라곤 켄터키 치킨 가게가 하나 보일 뿐이다. 뒷골목으로 들어가니 작은 식당 몇 개가 보이는데, 우리로 치면 백반집 정도다. 중국에 와서 첫날 저녁은 그래도 중국요리에 빠이주(白酒) 한잔은 해야 하는데, 면과 밥 종류 정도만 팔고 있다.


할 수 없이 호텔로 돌아와 호텔 식당에서 식사를 했다. 후배와 둘이서 이름 모를 요리 3 접시에 적당한 가격의 술을 주문했다. 생선요리, 돼지고기 요리, 그리고 마치 유부 맛 비슷한 요리였다. 술은 죽엽청인데, 우리나라에서 많이 먹는 죽엽청보다는 맛이 훨씬 나았다.

호텥식당에서의 저녁과 호텔룸

식사 후 방으로 돌아왔다. 이곳은 정말 적막강산(寂寞江山)이다. 호텔만 달랑 있고 주위에 아무것도 없다. 앞으로 3일 동안은 템플 스테이에서 수도하는 기분으로 지내야겠다. 그래도 우리나라 대학촌은 유흥가처럼 번화하고, 산사(山寺) 근처도 음식점이 즐비한데, 여기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호텔 룸이 좀 춥다. 난방장치가 보여 온도를 높였는데도 따뜻하질 않다. 혹시 해서 전기매트를 하나 가져왔는 데 사용해야겠다. 


제법 큰 호텔인데 영어가 거의 통하지 않는다. 번역기에 의존해 대화를 할 수밖에 없는데, 호텔 직원이 사용하는 번역기가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엄청 정확하다. 구글 번역기의 경우 우선 내가 하는 한국말 자체를 정확히 캐치하지 못하는데, 이들이 사용하는 번역기는 발음을 완벽에 가깝게 캐치한다. 후배 말을 들으면 번역기가, 특히 한중 번역은 매우 정확하게 한다고 한다. 첨단과 과거가 뒤섞인 중국을 또 한 번 실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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