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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Dec 31. 2020

종국 여행 E2 와이탄의 밤

(2019.11.4) 방탑원, 취백지, 임시정부청사, 와이탄과 황강

아침에 후배가 호텔로 찾아와 함께 나섰다. 먼저 호텔에서 약 2킬로 떨어진 방탑원(方塔園)이란 공원으로 갔다. 4-50미터나 되어 보이는 높은 탑을 중심으로 옛 건축물과 정원이 있는 공원이다. 마침 공원에서 국화축제가 열리고 있어 진한 국화향이 공원 전체에 퍼지고 있다.


몇 년 전 친구 4명이 석태를 대장으로 하여 연태 삭도락 여행을 한 적이 있다. 그때 봉래각이란 유적지를 갔는데, 나는 추운데 택시로 가자 했지만 석태가 우겨서 1인당 1위안짜리 버스를 타고 갔다. 승객이 우리밖에 없어 운전사 아주머니와 대화하던 중 운전사가 봉래각 입장료는 경로우대 요금의 경우 반값이라 알려주었다. 입장료가 꽤 비싸 우리는 경로할인받은 돈으로 전가복을 비롯한 맛있는 맛있고 푸짐한 중국요리를 요리를 안주로 연태고량주 대짜 2명을 비운 적이 있었다.


방탑원 입장료는 20위안. 내가 검표원에게 여권을 꺼내 생년월일 난을 손가락으로 짚어 보여주니 그냥 들어가라고 손짓한다. 중국까지 와서 경로우대 무료입장을 경험하는 순간이다. 흐뭇한 기분으로 입장하니 기대보다 훨씬 볼만한 공원이다. 탑도 볼만하지만 다른 전통 건축물도 좋고, 또 오래된 정원도 중국 전통의 미를 그대로 보여준다. 공원을 나와  시내로 가려고 지하철을 타고 조금 가다 보니 취백지(醉白池) 공원이라고 보인다.


이름이 마음에 들어 가보기로 했다. 입장료는 10위안, 이 역시 경로우대 공짜. 방탑원보다는 규모는 작았지만 아주 아기자기한 공원이다. 고풍스러운 옛 건축과 중국식 정원이 아주 잘 어울린다. 이 공원엔 노인들이 많다. 정자나 쉴 수 있는 의자가 있는 장소에서는 모두들 게임을 하고 있다. 대부분이 카드게임이다. 중국이니 게임의 제왕이라 할 수 있는 마작 게임이 많을 거라 생각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방탑원과 취백지

건물 안으로 들어가니 곳곳이 목각 벽화다. 찬찬히 들여다보니 모두 삼국지를 주제로 한 것이다. 도원결의 장면이 하나 있고, 나머지는 모두 적벽대전을 전후로 한 장면들이다. 아마 이곳 상해가 옛 동오의 땅이라 그런가 보다.


취백지 공원을 나와 지하철을 타고 도착한 곳이 신천지(新天地). 처음 아름을 들을 땐 아주 번화가라 생각했는데, 수수한 부도심인것 같다. 유럽풍의 카페 등 이국적 분위기로 특히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고 하는데, 내가 보긴 별로다.


늦은 점심을 위하여 음식점을 찾던 중, 국수와 고기, 야채 등을 골라 무게를 달아 계산하면 국수를 끓여주는 가게를 발견했다. 대여섯 종류의 국수와 육류, 야채를 가득 담아 계산하고 잠시 기다리니 요리가 되어 나온다. 맛이 굿, 굿, 굿이다.


푸짐한 점심을 먹고 신천지 역을 나오니 그렇고 그런 거리.  특별한 것도 없다. 비교하자면, 오히려 신설동 주위가 훨씬 낫다. 주위를 탐색하니 바로 근처에 임시정부 청사가 있다. 가벼운 마음으로 청사를 찾았다.


그전에 잠깐 하고픈 말. 중국은 이미 전자결제 시스템으로 변했다. 지하철 기차를 타든, 집 앞 편의점을 가든 어디서나 간단한 스마트폰을 이용한 전자 체크 하나로 끝이다. 그 대신 크레디트 카드는 거의 무용지물이다. 전자결재를 의해서는 은행계좌가 있어야 하는데, 외국인이 이를 개설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한다. 중국은  최첨단과 과거가 공존하는 사회이다.


<대한민국 상해 임시정부 청사>는 상해 신천지역 근처 골목에 자리하고 있었다. 참관에는 역간의 입장료도 받는데, 여긴 경로우대 요금도 없다. 입장료 20위안을 내고 가벼운 마음으로 견학을 시작했다.

상해임시정부 청사

집이 생각보다 좁다. 1층은 주방을 겸한 식당이다. 2층은 대통령 집무실, 김구 선생이 업무를 보던 장소다. 지금의 내 연구실보다 좁은 장소다. 아무렇지 않은 마음으로 임시정부 청사를 찾았건만, 유적을 보는 순간 왈칵 눈물이 솥아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 아닌데...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와이탄(外灘)으로 갔다. 상하이는 상업도시이다. 상업도시 상해의 중심은 와이탄으로 이곳엔 금융기관이 집중해있다. 와이탄은 황포강을 사이에 두고 푸동 지구를 바라보고 있다. 동방명주를 비롯한 상해의 랜드마크적인 빌딩들이 모두 그곳에 있다. 어두워지면서 푸동지구와 와이탄의 건물들이 등불을 밝히면서 야경은 절정을 이룬다. 푸동지구와 와이탄과 푸동, 그리고 황포강의 야경을 바라보며 오늘의 일정을 맺는다.

와이탄과 황포강 건너 보이는 푸동지구 전경

숙소가 있는 송강 대학촌으로 돌아왔다. 대학촌이라 해도 반경 5킬로가 넓은 지역이다. 식당을 찾기가 어렵다. 겨우 약간의 상점이 있는 곳을 찾아 식당을 발견했다. 요리에 칭다오 맥주 각 1병, 요즘 중국에서 인기 좋다는 하천백(河川白)이라는 100밀리짜리 고량주 각 1병으로 오늘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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