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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Nov 06. 2021

평창 가리왕산 자연휴양림 여행(7)

(2021-10-15 a) 영월-병방치 전망대와 약천사

어제 평소보다 일찍 잠들었더니, 아침에 일찍 일어났다. 아침에 일어나서 창문을 열면 그때 들어오는 상쾌한 숲 공기는 자연휴양림 최고의 선물이다. 이른 아침을 먹고 짐을 싼다. 보통 휴양림에 가서 마지막 날 짐을 챙기다 보면 항상 11시 가까이 되어 출발을 하게 된다. 오늘은 준비를 하고 나오니 8시가 조금 지났다. 시간이 충분하니 가볍게 휴양림을 산책하였다. 


어제까지는 날이 맑았지만 오늘은 아침부터 날이 잔뜩 흐렸다. 숲 산책을 하다 보니 빗방울이 점점 더 굵어진다. 우산을 들고 숲길을 다니자니 불편하다. 30분 정도의 산책을 마치고 차를 출발하니 9시 정도가 되었다. 이곳 평창, 정선, 영월 일대는 정말 청정 지역이다. 첩첩이 이어지는 산과 계곡을 따라 흐르는 강, 그리고 이들 산과 강을 끼고 달리며 감상하는 풍경은 어딜 가나 한 폭의 그림 같다. 


오늘 집으로 가는 길에 거칠 코스는 병방치 전망대, 약천사, 김삿갓 박물관, 구인사, 양방산 전망대이다. 다섯 곳이나 계획을 하여 다 돌아볼 수 있으려나 생각되었지만, 시간이 늦으면 몇 곳은 건너뛰어도 그만이다. 


11.병방치 전망대


병방치(兵防峙)는 정선의 병방산에 있는 고개이다. 원래 이름은 ‘뱅뱅이재’였는데, 이는 이 고개를 넘을 때는 36굽이 뱅글뱅글 돌면서 걸어내려갔기 때문이라 해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이곳은 영월의 한반도지형과 마찬가지로 동강(東江)이 U자 형으로 산 아래를 감싸고 지나가 한반도 지형과 흡사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주차장에서 차를 내리니 바로 병방치 스카이워크가 나온다. 고개 위에서 산 아래를 내려보는 지점이 우윳빛의 불투명한 벽으로 차단되어 있다. 이래서는 산 위에서 아래 풍경이 보이지 않는다. 옆에는 스카이워크 입장권을 팔고 있다. 산 아래 보이는 경치를 감상하기 좋은 곳에 일부러 경치를 보지 못하도록 막아놓고 입장료를 받고 있나 하는 불만이 있었지만 할 수 없다. 입장료가 1인당 2천 원이니 싼 것도 아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절벽 위에 돌출된 모습으로 역 U자 모습을 한 스카이워크가 있다. 전체 길이가 10미터 정도 되어 보이는 짧은 스카이워크이다. 안전을 위해서인지 거의 키 높이의 유리 벽이 설치되어 있어 경치를 즐기는데 방해가 된다.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산아래 풍경은 영월의 한반도지형과 흡사하다. 그렇지만 한반도 지형에 비해 스카이워크가 위치한 산이 훨씬 높고, 또 아래의 강도 그 폭이 훨씬 넓을 뿐만 아니라 더 큰 U자 형태를 하고 있어 한반도지형보다 훨씬 더 웅장한 맛이 있다. 비록 지형이 한반도와 닮지 않았지만, 그걸 제외한다면 한반도지형보다 훨씬 더 좋은 곳이다. 

스카이워크를 나오니 바로 옆에 전망대 가는 길이란 표지판이 보인다. 전망대가 따로 있는 줄 알았으면 괜히 돈 내고 스카이워크에 들어갔다. 전망대까지는 가파른 나무 계단으로 되어있다. 숨을 헐떡이며 전망대까지 올라간다. 전망대에서는 산 아래 경치가 아무것도 가리는 것 없이 툭 터져 잘 보인다. 스카이워크에서 보는 경치보다 훨씬 더 좋다. 더욱이 스카이워크의 유리벽 같은 방해물이 없어서 더 좋다. 잔뜩 찌푸린 날씨라 산안개가 제법 진하다. 안개로 아름다운 경치를 가리고 있는 것이 아쉽다. 


12. 약천사


정선 약천사는 완만한 산길 도로를 2킬로 정도 올라가면 나온다. 이 절은 돌탑으로 유명하며, 또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시고 있다고 한다. 길을 따라 올라가다가 저 위에 절이 보이는 곳에 다다르면 주차장이 나온다. 주차장에서 조금 올라가면 바로 절이 나온다. 그런데 절 보다 우리를 먼저 마중하는 것이 수많은 돌탑이다. 


적은 것은 손바닥만 하고 큰 것은 짚신보다 조금 더 큰 정도의 둥글 납작한 돌로서 쌓은 탑이다. 크고 작은 돌탑이 절 입구부터 시작하여 절 마당, 그리고 절 뒤에까지 서있다. 돌탑의 수는 모두 108개이며, 108개의 마을에서 모은 돌로서 쌓은 탑이라 한다. 그런데 어디서 이렇게 많은 돌을 모았을까 신통하다는 생각이 든다. 돌의 모양은 강변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둥글고 넓적한 돌인데, 어떻게 이렇게 비슷한 크기의 돌을 모았을까. 탑을 쌓은 방식을 유심히 관찰하였다. 시멘트 같은 것은 사용하지 않고, 돌멩이에다가 이를 받치는 작은 돌멩이를 끼워 만든 탑이다. 용케도 무너지지 않고 탑을 쌓은 것이 감탄스럽니다. 

약천사는 아주 작은 절이다. 작고 소박한 극락보전을 중심으로 몇 개의 부속건물이 있을 뿐이다. 또 그렇게 오래된 절로는 보이지 않는다. 절집도 어딜 가나 볼 수 있는 평범한 건물이다. 대웅전 앞 조금 낮은 곳에는 이 절에서 가장 큰 돌탑이 있다. 이 속에 부처님 진신사리가 모셔져 있는데, 탑에는 작은 문이 달려 있고, 그 안은 아주 좁은 불당으로 되어 있다. 돌탑을 제외한다면 특별히 아무런 꾸밈도 없는 평범한 절이다


돌아오면서 한 가지 엉뚱한 생각이 떠오른다. 석탑(石塔)이나 돌탑은 모두 돌로 만든 탑이란 같은 뜻을 가지고 있으며, 돌을 우리말로 표현하느냐 아니면 한자로 표현하느냐 차이뿐이다. 그런데 실상은 ‘석탑’이라 하면 육면체로 재단된 돌을 쌓은 탑을 연상하게 되고, ‘돌탑’이라면 돌멩이로 쌓아 올린 탑이 연상된다. 왜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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