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산 자연휴양림 여행(4)

(2021-11-01 a) : 변산 내소사와 개암사

by 이재형

휴양림 숙소는 전국 어디를 가더라도 난방 하나는 정말 잘된다. 어제는 난방을 좀 높인 채로 잤기 때문에 좀 더운 느낌이었는데, 창문으로 들어오는 시원한 아침 공기에 잠을 깼다. 베란다에 나가니 어두워서 보지 못하였던 휴양림 주위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변산 휴양림은 편편한 U자, 즉 부채꼴 모양을 하고 있다. 그리고 앞쪽으로는 바다가 휴양림 쪽으로 깊숙이 들어와 있으며, 바닷가는 갯바위와 갯 자갈로 이루어져 있다. 바닷가에는 나무로 만든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어 가벼운 산책을 즐길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오늘 일정을 시작한다.


11. 변산 내소사(來蘇寺)


변산반도를 대표하는 명소로서는 자연경관으로서는 채석강, 문화재로는 내소사를 들 수 있다. 내소사는 이전에도 몇 번 찾은 적이 있었는데, 언제 가도 좋은 곳이다. 내소사는 백제 무왕 때인 7세기 중반에 창건되었다고 한다. 전통이 오래된 큰 절이어서 여러 점의 보물과 유형문화재를 소장하고 있다.


내소사 주차장에 차를 세우니 붉게 물든 단풍나무와 노란 은행나무가 우리를 맞아준다. 절 입구의 상점가를 지나 조금 걸어 올라가면 <능가산 내소사>(楞伽山來蘇寺)라는 현판이 걸린 일주문이 나온다. 일주문에서 내소사 본당까지는 약 600미터 정도의 전나무 숲길이 계속된다. 내소사 전나무 숲길은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되어 있다고 한다.


넓은 길 양 쪽은 키가 큰 쭉쭉 뻗은 전나무들이 마치 도열하듯 서 있다. 언제 걸어도 기분 좋은 길이다. 길 양쪽의 나무는 대부분 전나무라 단풍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전나무 길이 거의 끝날 무렵 정사각형 모양의 고풍스런 연못이 나오고 그 옆에는 투명하게 붉게 물든 난풍 나무가 한 그루 서 있다. 이 연못은 드라마 “대장금”의 촬영 장소로 유명하다. 몰론 이 단풍나무도 그 드라마에 출연하였다.


연못을 지나 작은 돌다리를 건너면 전나무는 없어지고 대신 단풍나무를 비롯한 활엽수 나무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진하고 연한 붉은색 단풍과 노란 은행나무들, 그 밖에 여러 종류 나무들의 단풍이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조금 더 들어가면 길 양쪽은 모두 단풍나무이다. 붉은 단풍 길은 가을의 정취에 흠뻑 빠지게 해 준다. 절 입구인 천왕문 앞으로 가면 단풍나무와 함께 거대한 느티나무가 서있다. 단풍나무의 빨간 단풍과 느티나무의 주황색 단풍이 좋은 조화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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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소사는 아주 넓은 평평한 절터를 차지하고 있다. 전라도 지역에서 전형적으로 볼 수 있는 절의 모습이다. 내소사 본당 앞에는 거대한 느티나무가 한 그루 서있다. 아주 굵은 밑둥치에서 직선으로 뻗어 올라가면서 가지가 옆으로 뻗어 있어 나무 전체가 튼실한 느낌을 준다. 내소사를 대표하는 나무 한 그루를 꼽으라면 바로 이 느티나무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 큰 느티나무가 전체적으로 주황색으로 물들어 가는 가운데 숨어있는 푸른색 잎들도 간간이 보인다.


강당의 기능을 하는 봉래루(蓬萊樓)는 단청이 모두 퇴색되어 있다. 이 퇴색된 나무 건물이 오히려 세월을 이야기해주는 듯하고 건물의 고풍스런 정취를 더해준다. 대웅보전 역시 단청이 바래 고풍스런 모습을 하고 있다. 대웅전에 올라가는 돌계단은 국화꽃으로 장식되어 있는데, 단청이 바랜 고풍스런 건물과 화려하게 꽃핀 국화가 좋은 대조를 이룬다.


절을 찾을 때와 같은 길이지만 내려가는 길에서 보는 단풍은 더욱 화려하다. 어제는 단풍을 제대로 보지 못하였는데, 오늘은 첫 행선지부터 아름다운 단풍을 감상한다.


12. 개암사(開巖寺)


개암사는 내소사에서 자동차로 10분 정도 거리에 있는 절이다. 이 절은 내소사와 비슷한 시기에 창건되었고, 한 때는 내소사보다 훨씬 큰 절이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내소사에 비해 규모가 훨씬 작다. 사람들에게 그다지 알려지지 않아서인지 찾는 사람도 많지 않다고 한다. 유흥준 교수는 저서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서 개암사의 적막함을 노래하면서 무척 마음에 든 사찰이라 했다고 한다. 신라의 원효대사가 한 때 나라 잃은 백제 유민들의 마음을 달래주려 이곳에서 수행을 하였다고 한다.


개암사는 조금 낮은 산 중턱에 위치하고 있는데, 자동차가 개암사에 가까워지자 큰 저수지가 나타난다. 개암사로 가는 도로는 저수지 가장자리를 따라 나있는데, 길 양쪽이 온통 벚나무이다. 벚꽃이 피는 봄이 오면 이 길은 벚꽃으로 장관을 이룰 것 같다. 저수지 안 쪽으로 저수지를 일주하는 산책로가 마련되어 있어 봄이 되면 눈부신 벚꽃을 즐기며 호수를 산책할 수 있는 그야말로 꿈의 산책로가 될 것 같다. 내년 벚꽃 계절이 오면 이곳을 다시 꼭 한번 들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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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를 하고 조금 걸어 올라가니 <능가산 개암사>(楞伽山開嚴寺)라는 일주문이 나타난다. 일주문을 지나면 전나무 가로수가 있는 넓은 길이 나온다. 내소사의 전나무에 비해서는 작은 나무들이지만 그래도 좋다. 관광객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나와 집사람 둘이서 호젓한 전나무 길을 즐긴다. 절 근처로 가자 빨갛게 물든 단풍나무가 우리를 마중한다. 절 앞에는 작은 돌로 된 다리가 놓여있고, 주위는 단풍나무와 둘러싸여 있다. 돌로 된 다리를 건너면 무엇인가 재배를 하고 있는데, 가까이서 보니 차나무이다. 이 절에서는 차를 직접 재배하여 즐기는 것 같다.


아주 조용한 절이다. 대웅전 뒤로는 저 멀리 능가산의 바위 봉우리가 보인다. 바위 봉우리가 마치 절을 호위해주는 모습을 하고 있다. 대웅전 양쪽에는 몇 개의 건물들이 느긋하게 자리 잡고 있다. 개엄사의 적막함을 노래한 유흥준 교수의 마음이 이해가 간다. 마음을 참 편하게 해주는 넉넉하고 아름다운 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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