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1-01 c) : 고창 읍성과 곰소 수산시장
다음은 고창 읍성이다. 고창 읍성은 옛날 이 지역을 방어하고 또 주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군사시설이기 때문에 당연히 고창 읍내에 위치하고 있다. 고창읍으로 들어서니 생각과 달리 이곳도 꽤 도시화가 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아주 시골일 걸로 상상했는데, 소도시의 모습이 풍긴다.
고창 읍성 주차장에 주차를 한 후 나오니 바로 옆에는 고창 특산물 판매장이 있다. 그리고 길 건너편에 고창 읍성이 보이는데, 그 앞에는 한옥촌이 들어서 있다. 여기에 오는 도중에, 그리고 읍성 주위에도 곳곳에 “한반도 최초 도읍지 고창”이라는 안내판이 많았다. 한반도 최초 도읍지가 고창이라고? 내가 알고 있는 역사 지식을 돌이켜 보아도 고창지역을 도읍으로 하였던 나라는 얼른 떠오르지 않는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 고창지역에 전국에서 제일 많은 고인돌이 발견되었는데, 선사시대에 고인돌이 많았다는 것은 그만큼 사람이 많이 살았다는 것을 의미이며, 결국 사람이 가장 많이 살았으니 도읍지가 아닌가 하는 논리에서 나온 말이라고 한다.
뭐 이런 주장이 공식적인 역사로 기록되는 것도 아닌 만큼 한 지역에서 그런 주장을 한다고 해서 바득바득 그렇지 않다고 반대논리를 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고창에서는 시내 이곳저곳에서 “높을 高창”이라고 쓰인 엠블럼이 많이 눈에 뜨인다. 알고 보니 이것은 고창군 관내에서 생산되는 높은 품질의 농특산품을 상징하는 고창군 농특산품 통합 브랜드라 한다. 이 브랜드는 농산물 경진대회에서 여러 차례 상을 받았다고 한다.
오후 4시가 지나니 가을 해는 이미 뉘였뉘였해진다. 집사람은 오늘 너무 많이 걸어 더 이상 못 걷겠다며, 읍성 앞에 있는 전시관 구경이나 하겠다고 한다. 어쩔 수 없이 혼자서 읍성으로 들어갔다. 우리나라에서는 이제 읍성이 거의 없어진 것으로 알고 있지만, 원형이 많이 남아 있는 읍성이 예상외로 많다. 전국적으로 잘 알려진 낙안 읍성이나 해미 읍성 등을 제외하더라도 지방 도시에 가면 읍성을 보존하고 있는 곳이 의외로 많다. 물론 성문과 성벽 전체를 온전히 보전하고 있는 곳은 많지 않지만, 성문을 비롯한 성곽 일부가 남아 있는 곳은 많다. 이 가운데는 옛날의 읍성이 그래도 보전되어 온 것도 있지만, 현대에 들어 복원한 곳도 많다.
고창 읍성을 보면서 첫인상은 상당히 잘 지은 읍성이라는 것이었다. 우리나라의 보통 읍성을 보면 성문은 성곽의 일부에 누각을 세우고 출입문을 만든 것이 대부분이다. 즉 성곽과 같은 선상에 성문과 누각이 세워져 있는 것이다. 이런 경우 성문이 적의 공격에 취약하다. 그렇기 때문에 방어력이 강한 성은 성문 근처에 성곽을 굴절되게 만들어 침입하는 적이 아군의 공격에 쉽게 노출되도록 하고 있다. 고창 읍성은 바로 이러한 건축양식을 하고 있다. 성문 입구에 두 겹의 성벽이 세워져 성문을 향하는 적에 대한 공격을 쉽게 하고 있다.
고창 읍성은 야트막한 산을 둘러싼 형태로 축조되어 있다. 설명에 따르면 고창 읍성은 방장산(743m)을 둘러싸고 있다고 하는데, 이것은 뭔가 잘못된 것 같다. 읍성이 끼고 있는 산은 구릉이라 해도 좋을 낮은 산으로, 도저히 높이가 743미터가 돼 보이지는 않는다. 74.3미터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성문을 통해 성으로 들어가면 왼쪽에는 옥사가 있다. 그리고 오른쪽에는 관청 등이 복원되어 있다. 가운데는 넓은 공지로 정원으로 조성되어 있다. 성의 전체적인 모양은 성문을 통해 들어가면 전체적으로 약간 높아지는 경사를 이루고 있으며, 폭은 좁고, 길이는 긴 그런 모습을 하고 있다. 조금 걸어올라 가면 연못도 있고 연못 옆에는 정자도 있다.
아주 잘 관리되고 있는 읍성이다. 이곳은 아마 이곳 주민들의 공원으로서 좋은 휴식처가 되고 있는 것 같다. 많지는 않지만 드문드문 산책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이 쪽으로 여행하는 분들이라면 한번 들릴만한 좋은 곳이다.
이제 휴양림으로 돌아가야 한다. 매번 날이 밝을 때 휴양림으로 돌아가 산책을 즐긴다고 하면서도 항상 이렇게 돌아다니다 보면 늦어지고 만다.
오늘 저녁도 회로 하기로 하였다. 변산반도에서 제일 큰 수산시장은 어제 갔던 격포 수산시장이지만, 시간이 좀 걸린다. 휴양림 가는 길에 있는 곰소 수산시장에 가기로 하였다. 옛날에는 곰소항 일대에서 골뱅이가 많이 잡혔는데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다. 곰소는 또 염전과 젓갈로도 유명하다. 몇 년 전 곰소에 들어 끝도 없이 펼쳐져 있는 염전을 보고 감탄한 적이 있었다. 그때는 한여름이라 땡볕에 소금밭을 둘러본다는 것이 엄두가 나지 않아 그만두었는데, 언젠가 다시 한번 찾아보아야겠다.
곰소 수산시장은 격포 수산시장보다 작아 작은 건물 한 개 동으로 이루어져 있다. 활어 회를 판매만 하는 가게들이 아니라 모두 횟집을 겸하고 있다. 어제는 도다리와 광어회를 먹었으니 오늘은 전어회다. 손님이 거의 없어 그렇다며 2만 원에 1킬로를 준다. 그리고 내일 아침에 먹을 조갯국 용으로 비단조개도 1킬로 샀다. 이것으로 오늘 일정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