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산 자연휴양림 여행(8)

(2021-11-02 b) 내장산 백양사와 옥정호

by 이재형



이제 변산반도를 떠나 내장산으로 향한다. 우리나라 전국 곳곳에는 유명한 좋은 산들이 많지만 단풍이라면 뭐니 뭐니 해도 내장산이다. 내장산의 단풍 명소는 두 곳으로 내장사와 백양사이다. 지도를 보니 집으로 가는 길에 백양사를 거친 후 내장사로 가는 것이 효율적이라 생각되어 백양사부터 먼저 들리기로 하였다. 백양사는 집에서 자동차로 한 시간 남짓이면 올 수 있어 이전에도 몇 번 찾은 적이 있었다.


19. 백양사(白羊寺)


백양사의 일주문에는 백암산 백양사(白岩山 白羊寺)라는 현판이 걸려있다. 이곳이 내장산이 아니었나? 알고 보니 백암사와 내장산은 인접한 산으로서, 이 지역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할 때 내장산과 백암산을 묶어 ‘내장산 국립공원’으로 지정하였다고 한다. 그러니까 엄밀히 말한다면 백양사가 있는 곳은 내장산이 아니라 백암산이라 할 수 있다. 백암사는 백제 무왕 시기 때 창건되었다고 하니 이 역시 역사가 상당히 오래된 절이다. 조계종 제18교구 본사로서, 말사 40여 곳을 관할한다고 하니 상당히 큰 사찰이다.


백양사를 몇 킬로 앞두고 차가 밀리기 시작한다. 최근에는 평일날이면 어느 관광지에 가더라도 한산한데 역시 내장산 단풍철은 다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주차장 입구에 들어서니 벌써 주차장은 차로 가득 차있다. 몇 개의 큰 주차장을 지나 매표소까지 오니 매표소를 지키는 스님이 그냥 차를 타고 들어가라고 한다. 주차할 곳도 마땅치 않고 해서 차를 타고 들어갔다.


넓은 길이 비좁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절을 향해 걸어간다. 절로 향하는 길 양쪽은 아름다운 단풍으로 치장되어 있다. 역시 내장산이다. 이 좋은 경치를 걸으면서 즐기지 못하고 차를 타고 지나는 것이 불만이다. 가다 보면 중간중간에 주차장이 나오는데, 관리자들은 계속 위로 올라가라고 신호를 보낸다. 그리고 자동차가 더 이상 들어갈 수 없는 곳 옆에 넓은 주차장이 있어 그곳에 주차를 하였다.


지금까지의 단풍길도 좋았지만, 정말 본격적인 단풍길은 지금부터이다. 계곡물을 막아 만든 넓은 웅덩이라 할까 호수가 있고 그 주위로는 붉고 노란 단풍이 화려하다. 단풍을 즐기려 온 관광객들은 핸드폰을 꺼내 셔터를 누르기 바쁘다. 정말 아름다운 풍경이다. 물을 가둔 웅덩이는 돌로 만든 둑으로 층층이 만들어져 있다. 여러 개의 작은 호수가 겹쳐 있는 느낌이다. 그리고 마지막 웅덩이 저 쪽에는 누각이 서 있어 경관을 더욱 아름답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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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이 가까워지는데 어디서 노랫소리가 들려온다. 절 안쪽에서 들려오는 노래다. 작은 돌다리를 건너 절 안으로 들어간다. 어느 스님이 단풍나무 아래에 앰프 시설을 설치하고 노래를 부르고 있다. “Green Green Grass of Home”을 멋들어지게 부르고 있다. 이어 몇 곡의 팝송이 계속된다. 이 화려한 단풍과 고즈넉한 사찰, 그리고 팝송이 그렇게 잘 어울릴 수 없다.

백양사 뒤 쪽은 바위 산봉우리가 우뚝 서있어 이 절을 지켜주고 있는 듯 보인다. 절 주위는 온통 붉은 단풍이다. 절 뒤쪽에 있는 단풍나무 두 그루와 그 옆에 있는 하얀 석탑은 멀리 보이는 바위산과 멋지게 어울린다. 백양사는 상당히 큰 사찰이다. 그렇지만 지금 이 아름다운 단풍에 절 집은 눈에 잘 들어오지도 않는다. 어떻게 보면 절집은 단풍의 아름다움을 옆에서 거들어주는 보조 장식물처럼 보인다.


20. 내장사 가는 길


백양사를 나와서 내장사로 향했다. 백양사와 내장사는 직선거리로는 6킬로 정도밖에 안되지만, 자동차로는 거의 30킬로에 가까운 길이다. 내장산 안 쪽에 있는 도로로 들어섰다. 내장사까지는 아직 15킬로 이상 남아있는데, 차들이 줄지어 서있다. 도로 양쪽도 모두 단풍이다. 가뜩이나 차가 밀리는데 단풍에 취해서인지 사람들이 차를 길 옆에 세우고 사진을 찍는다. 그러다 보니 길은 더 밀린다. 밀리는 길을 따라 겨우 내장사 입구에 도착했다. 밀려드는 차로 인해 이미 주차장은 엉망이 되었다. 수십 명의 정리 요원들이 나와 정리를 하지만 차가 엉키기는 마찬가지이다. 산 이쪽저쪽으로 여러 개의 임시주차장이 마련되어 있는데, 어디나 차로 꽉꽉 차있다. 이래서야 도저히 관광이 불가능하다. 어쩔 수 없이 이곳은 건너뛰어야겠다. 일주일쯤 지나서 다시 한번 아침 일찍 와야겠다.


21. 옥정호 구절초 테마공원


아마 ‘옥정호’란 이름의 호수를 들어 본 분들은 많지 않을 거라고 생각된다. 우리나라에는 다목적 댐의 건설로 만들어진 큰 호수들이 많다. 소양댐으로 생긴 소양호, 안동댐으로 생긴 안동호, 충주댐으로 생긴 충주호, 대청댐으로 생긴 대청호 등이다. 이렇게 댐 건설로 만들어진 큰 호수의 이름은 거의가 그 지역 이름이나 댐의 이름에서 따와 어떻게 보면 상당히 사무적으로 느껴진다. 그에 비해서 옥정호란 호수 이름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옥정호라는 이름도 옥정리란 마을 이름에서 따온 것이지만 마을 이름 자체가 아름답다. 옥정호는 바로 섬진강댐의 건설로 인해 생긴 호수이다. 옥정호는 특히 주변의 경관이 수려하여 많은 관광 명소를 안고 있다.


구절초 테마공원은 옥정호 인근에 조성된 공원이다. 이 지역은 옥정호의 최상류에 해당하는 부분으로서 넓은 지역에 걸쳐 소나무 숲에 구절초가 자생하고 있었다고 한다. 이 부근에 구절초와 옥정호 물안개가 유명해져 많은 사진작가들이 이곳을 찾았고 그 아름다운 경치가 입소문을 타고 번졌다고 한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지자체가 이곳에 체육공원을 조성하였고, 이를 더욱 발전시켜 구절초 테마공원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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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절초는 10월 중순이 한창이라 지금이면 너무 늦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왕 여기까지 왔으니 한번 들려보자는 마음에서 구절초 테마공원으로 향하였다. 공원은 상당히 넓게 조성되어 있다. 그런데 이미 구절초 꽃이 피는 시기가 지나서인지 탐방객은 거의 없다. 이 넓은 공원 주차장에 몇 대의 차가 주차되어 있을 뿐이다. 공원은 옥정호 물을 끼고 있는 듯한데 가을이라 물이 빠져 공원 부근에는 호수 물이 보이지 않는다. 주위에는 많은 구절초가 있었으나 이미 꽃은 거의 시들어가고 있었다.


이왕 왔는 김에 공원을 한 바퀴 돌았다. 워낙 넓은 공원이라 모두 돌지는 못하지만, 공원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본관 건물과 그 옆 언덕 위에 조성된 꽃밭들을 둘러보았다. 꽃 이름은 잊었는데 푸른색의 꽃들이 가득 피어 있었지만, 시들어 가고 있었다. 가을이 늦어가고 있는 것을 실감한다.


22. 국사봉 전망대


이제 이번 여행의 마지막 행선지인 국사봉 전망대로 간다. 전망대로 가는 길은 옥정호를 끼고 있다. 충주호 옆 도로도 드라이브에 아주 좋은 코스인데, 이 길은 그 이상이다. 산 구비를 돌 때마다 넓은 호수가 굽이치고 붉게 물든 산들이 물 위에 떠있다. 이 길은 요즘 드라이브 코스로 아주 인기가 높다고 한다.


옥정호의 제1의 명소는 붕어섬이다. 붕어섬은 호수의 조성으로 인해 생겨난 섬인데, 그 모습이 마치 붕어와 같이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 붕어섬을 비롯하여 옥정호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는 곳이 국사봉 전망대이다. 옥정호는 안개로 유명하다. 국사봉에 오르면 호수 전체를 감싸고 있는 물안개와 그 속에서 얼굴을 내미는 붕어섬을 볼 수 있기에 수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다고 한다.


평일에다가 이미 늦은 시간이다 보니 관광객은 우리밖에 없다. 국사봉 전망대는 작은 정자 모습을 한 3층으로 된 건물이다. 이미 높은 곳에 위치해 있어 1층에서 보나 3층에서 보나 큰 차이는 없지만, 그래도 3층으로 올라갔다. 바로 아래에 붕어섬이 보인다. 여기서 보면 세로로 비스듬하게 길쭉하게 생긴 섬인데, 내 눈에는 붕어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저 멀리 옥정호의 물길이 아득하게 펼쳐져 있다. 뉘엿뉘엿 넘어가는 저녁 햇살과 그 아래에 비친 옥정호의 고요한 물, 그리고 옥정호에 떠있는 산들을 장식하고 있는 형형색색의 단풍은 한 폭의 그림이다.


이제 이번 여행은 끝이다. 다음 주 수요일 다시 새로운 여행이 시작된다. 이제 집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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