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관산 자연휴양림 여행(1)

(2021-11-10 a) 김제 금산사

by 이재형

오늘부터 전남 장흥에 있는 천관산 자연휴양림 여행이다. 장흥군이라면 아마 어느 곳에 있는지 모르는 분들이 적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전라남도의 남쪽 바다에 연해 있는 지방으로서, 왼쪽으로는 강진군, 오른쪽으로는 보성군, 그리고 위쪽으로는 영암군과 화순군에 의해 둘러싸인 곳이다. 이번 여행을 남도의 먼 끝에 있는 장흥으로 잡은 것은 아무래도 따뜻한 지방이라 단풍이 늦게까지 남아있을 거라는 생각에서였다. 올해 마지막 단풍구경 여행이라 생각하고 장흥을 선정하였다. 아마 이번 여행이 숙박을 하는 여행으로서는 올해의 마지막 여행이 될 것 같다.


보통 자연휴양림 여행을 할 땐 2박 3일을 기본 원칙으로 해왔다. 자연휴양림의 휴장일인 화요일을 피해 피크 요금이 적용되지 않은 평일을 이용하자면 사실상 3박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세종시가 우리나라의 중앙에 있다고는 하지만 남해바다까지 가는 길은 멀다. 올해 마지막 여행인 데다가 먼 거리를 감안하여 이번 여행 일정은 3박 4일로 하기로 하였다. 장흥으로 가는 길에 김제 금산사와 내장산의 내장사를 거쳐가기로 하였다.


며칠 전부터 늦은 가을비가 내린다. 그리고 기온도 급격히 떨어졌다. 비에다가 추위까지 닥치니 여행하기에 좋은 날씨는 아니다. 그러나 이왕 계획된 여행, 준비를 좀 단단히 하고 출발할 수밖에 없다. 오전 9시가 좀 지나 집을 나왔다. 여전히 하늘은 잔뜩 찌푸리고 있고 간간이 비가 뿌린다.


1. 김제 모악산 금산사(金山寺)


금산사는 전주를 대표하는 사찰로 알려져 있으나, 사실 행정구역 상으로는 김제시에 위치하고 있다. 금산사는 호남을 대표하는 큰 사찰이지만 그것보다는 후백제의 왕이었던 견훤이 아들 신검의 쿠데타에 의해 정권을 잃고 유폐되어 있던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KBS 드라마 <왕건>에서는 견훤이 감금되었던 장면을 실제로 이곳에 와서 촬영하였다고 한다. 금산사는 이전에도 몇 번 찾은 적이 있었다. 지난봄에도 남해 쪽으로 여행을 하면서 내려가는 길에 이곳에 들러 벚꽃 구경을 하였다. 금산사 벚꽃도 명물로서 아주 잘 알려져 있다.


운전을 하면서 내려가는 동안에도 비는 조금씩 내리고 있다. 단풍구경을 하러 금산사에 들리기는 하지만 며칠 동안 내리는 비와 추위로 단풍을 제대로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내려가면서 잎은 모두 떨어지고 가지만 앙상하게 남은 나무들이 보인다. 벚나무이다. 벚나무는 가장 먼저 꽃지 피지만 낙엽도 가장 먼저 떨어진다. 성미가 아주 급한 놈인들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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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내려 금산사 가는 길로 들어선다. 단풍은 이제 완전히 끝물인 것 같다. 아직도 단풍잎이 많이 남아있긴 하지만 나무에 붙어있는 잎들보다 바닥에 떨어진 잎들이 더 많은 것 같다. 단풍이 처음 시작될 때는 풋풋하고 화려한 아름다움이 있지만, 이렇게 끝물에 들어서면 처연한 아름다움이 있다. 계곡 안으로는 낙엽이 수북이 쌓여 물길이 얕은 곳은 낙엽인지 물인지 분간이 가지 않는다. 조금 걷다 보니 금산사로 들어가는 돌다리가 보인다. 다리를 건너면 바로 금강문(金剛門)이다.


비가 그친 후 비가 올 듯 올 듯하면서도 다행히 비는 더 이상 오지 않는다. 금산사는 호남의 절답게 아주 넓은 터를 차지하고 있다. 금강문을 지나면 천왕문이 나오고, 천왕문을 지나면 강당 역할을 하는 보제루(普濟樓)가 나온다. 보제루를 지나면 넓은 절 마당이 나오고 정면에 일반 사찰의 대웅전에 해당하는 대적광전(大寂光殿)이 있고 오른쪽에는 국보인 미륵전이 우뚝 서있다. 금산사는 화엄종 계열의 사찰로서 일반 절에서 볼 수 있는 석가모니를 본존불로 하는 대웅전 대신에 비로자나불(毗盧遮那佛)을 본존불로 삼는 대적광전을 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금산사는 백제 법왕 때인 서기 600년에 창건되었다고 하니 상당히 역사가 오래된 절이다.


미륵전은 금산사를 대표하는 건물이다. 3층으로 이루어진 건물인데, 어떻게 보면 거대한 목탑처럼 보이기도 한다. 1층에는 대자보전(大慈寶殿), 2층에는 용화지회(龍華之會), 3층에는 미륵전(彌勒殿)이라는 현판이 걸려있다. 절 마당 한쪽 옆에 있는 느티나무는 이제 잎이 모두 떨어져 가지만 앙상하게 뻗어 있는데, 그 주위에 있는 은행나무와 단풍나무는 늦은 단풍을 뽐내고 있다. 대적광전 옆 쪽으로 돌아가니 늦은 단풍이 듬성듬성 보이면서 건물들과 좋은 조화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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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적광전 오늘 쪽 뒤편 높은 곳에는 금산사 오층 석탑이 우뚝 서있다. 고려시대에 건립된 이 탑은 보물로 지정되어 있는데, 원래는 9층 석탑이었으나, 윗부분이 상실되어 지금은 오층 석탑이라고 한다. 내가 보기엔 6층 같기도 하고 7층 같기도 한데, 안내판에 5층 석탑이라고 하니 그렇게 알자.


내장산을 향해 출발하였다. 집사람은 피곤하면 운전을 바꾸자고 한다. 내장산까지는 내가 운전할 테니 내장산 다음부터 운전하라고 하였다. 계획이 있어서이다. 오늘 진행되고 있는 <LG배 세계바둑대회> 준결승 신진서-커제의 바둑 시합을 봐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이야 바둑이 아직 초반이기 때문에 큰 재미가 없지만, 오후가 되어 바둑이 중반이 지나면 그때부터 바둑은 정말 흥미진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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