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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Feb 10. 2022

영화: 개그맨

조금도 웃기지 않는 무책임한 코미디 영화

영화 <개그맨>은 1989년 제작된 영화이다. 개그맨인 이종세(안성기 분)는 찰리 채플린의 모습을 흉내 내는 29세의 개그맨으로서 삼류 카바레에서 개그나 코미디를 하면서 매일매일을 살아간다. 어려운 생활 속에서도 그는 위대한 영화감독이 될 것을 꿈꾸고 있다. 종세의 단골 이발소의 주인인 문도석(배창호 분)은 종세가 대감독이 될 것을 믿으며, 종세가 감독이 되면 자기를 배우로 기용해 달라며 종세를 졸졸 따라다닌다. 


종세는 영화판을 기웃거리며 정 감독(전무송)을 따라다니며 감독 데뷔 기회를 잡으려고 하지만, 오히려 귀찮다고 매번 쫓겨나고 만다. 이런 가운데 종세는 우연히 건달들에게 쫓기던 오선영(황신혜 분)을 만나게 되고 그녀를 자신의 집으로 데리고 온다. 


카바레 무대에서 연습을 하던 종세는 갑자기 무대로 뛰어 올라온 탈영병에게 인질로 잡힌다. 그렇지만 탈영병은 총과 총알을 종세에게 건네고 자신은 자살해버린다. 갑자기 뜻하지 않게 총이 생긴 종세는 총을 들고 집으로 온다. 그리고 자신을 따르는 문도석과 오선영과 함께 은행강도를 하기로 한다. 그들은 바로 은행강도로 나서서 주로 농협이나 새마을금고 등 변두리 조그만 금융기관을 털기도 한다. 그들은 총을 갖고 은행을 터는 데는 성공하지만, 그나마 서툴어 돈은 변변히 몇 푼 가져 나오지도 못한다. 설상가상으로 그들은 훔친 돈을 경찰을 사칭한 강도에게 빼앗겨 버리기도 한다. 


종세와 도석, 그리고 선영은 차를 마련하여 전국을 돌며 은행강도 행각을 벌인다. 드디어 정체가 드러난 그들은 경찰로부터 쫓기게 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사람을 죽이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그들은 부산역에서 무장한 경찰들로부터 포위를 당하고, 도석은 사형을 면하고자 자수하려 한다. 그를 말리는 종세는 도석과 결투를 벌이지만 결국은 도석의 총에 맞고 쓰러진다. 종세는 죽어가면서 잠을 깬다. 그 모든 이야기는 도석의 이발소 의자에 앉아서 꾼 한토막의 꿈이었던 것이다. 

나는 이 영화를 보고 참 혼란스러웠다. 영화에서 무엇을 말하려 하는지, 그 메시지가 무엇인지 도무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코미디 영화라고 하였지만 조금도 우습지 않았다. 오히려 찰리 채플린의 흉내를 내는 종세의 연기에는 짠한 마음마저 들었다. 그리고 종세와 도석, 그리고 선영이 왜 은행강도를 하는지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더 어처구니없었던 것은 이 모든 일이 종세가 이발소 의자에 앉아 꾼 한토막의 꿈이었다는 설정이다. 감독의 무책임의 극치라 생각된다. 


왜 그런 설정을 하였던 것이었을까? 나는 그것이 감독이 이 모든 사건을 마무리할 힘이 없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강도질과 살인을 하며 전국을 도는 종세 일행에 대해 결말에 어떻게 처리를 해야 했을까? 경찰의 추격을 피해 계속 강도질을 해나간다? 아니면 경찰의 추격을 피해 다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한다? 이 두 가지 경우는 강도살인을 한 주인공들에 대한 결말로는 사회가 용납을 않는다. 그러면 종세 일행이 경찰에 체포되어 사형을 당하거나 평생 감옥에 지낸다 혹은 체포되지 않고 사살된다? 그러면 이건 또 코미디 영화가 아니다. 


감독이 영화에서 그냥 일을 벌여놓고, 그것을 수습할 자신이 없으니 그 모든 것은 꿈이라는 안이한 선택을 한 것이라 생각한다. 다른 평가자들의 의견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나로서는 수준 이하의 영화로 생각되며, 만약 평점을 주라면 별 한 개 이상은 어렵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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