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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Mar 23. 2022

영화: 시인장(屍人荘)의 살인(屍人荘の殺人)

좀비물과 추리물을 결합한 영화

영화 <시인장(屍人荘)의 살인>(屍人荘の殺人)은 이마무라 마사히로(今村昌弘)의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으로서, 2019년에 개봉되었다. 이 소설은 4개의 일본 미스터리 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어, 최근의 대표적인 추리소설 명작으로 평가되고 있다. 대학의 영화연구회의 여름 합숙 수련회에서 일어난 연속살인사건을 맞이한 주인공이 살아남기 위해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는 이야기이다.


신코 대학(神紅大学)에 재학 중인 하무라 유즈루(葉村 譲)는 어릴 때부터 추리소설을 좋아하였다. 대학에 진학하자마자 그는 <미스터리 애호회> 동아리에 가입하였다. 그 동아리의 회장은 자칭 <신코 대학의 홈즈>라는 아케치 교스케(明智 恭介)였는데, 회원은 하무라와 아케치 단 둘밖에 없다. 아케치는 자신을 홈즈라 내세우면서 하무라에게는 미스터 왓슨 역을 맡도록 한다.


아케치와 하무라는 같은 대학에 다니면서 경찰과 협력하여 여러 어려운 사건을 해결하고 있는 “소녀 탐정”인 켄사키 리루코의 권유로 같은 대학의 영화연구회의 여름 합숙 행사에 참가하게 된다. 그런데 그 영화연구회에는 여러 의혹이 있었다. 몇 년 전부터 이 합숙 행사에 참가한 학생이 연이어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었다.


합숙 첫날 담력 대결이 벌어졌는데, 이때 근처의 이벤트 행사에 참가하여 사고로 죽었다고 생각되는 사자(死者)들이 좀비(屍人, 시인)가 되어 몰려온다. 합숙 참가자들을 습격한 좀비들에 의해 아케치를 비롯한 몇 명이 희생이 되고, 그들도 좀비가 되고 만다. 그리고 하무라 등 좀비의 습격을 피한 사람들은 합숙소인 시진소(紫湛荘, 자침장. 일본어로는 屍人荘과 紫湛荘가 모두 시진소로 발음된다)로 피하게 된다.

시진소에는 지배인을 포함한 9명이 갇히게 된다. 이들은 좀비들이 호텔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입구를 철저히 봉쇄해두고 있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 영화연구회의 부장인 신토 아유무(進藤 歩)가 좀비에게 습격당한 피살체로 발견된다. 정황을 보니 누군가가 일부러 좀비를 집안으로 끌어들여 신토를 살해한 것으로 보였다. 이 사건을 시작으로 시진소 내에서는 연속적인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히무라와 소녀탐정 리루꼬는 좀비가 된 아케치의 도움을 받아 범인을 찾아낸다. 그리고 이후 도착한 경찰들에 의해 남은 사람들이 구조된다.


이 영화는 좀비물과 추리물을 결합한 것이지만, 추리물에 더 가깝다 할 것이다. 이 영화에서 좀비는 시진소 호텔이 외부와 격리된 상황, 즉 밀실 트릭을 만들기 위한 도구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이야기의 중심은 추리극의 대표적인 소재의 하나인 <밀실 살인사건>이다. 이 영화에서 벌어지는 연속 살인사건은 모두 밀실 살인사건이며, 밀실을 만든 트릭과 그것을 찾아내는 탐정의 추리가 이 이야기의 중심을 이룬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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