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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Jul 16. 2022

영화: 알렉산더(Alexander)

정복왕 알렉산더 대왕의 일대기

역사상 수많은 군사 전략가들이 등장하고 사라졌지만, 전쟁사가들에게 인류 역사상 최고의 전략가에 대해 물으면 어김없디 등장하는 인물이 알렉산더와 한니발이다. 그리스의 변방 마케도니아에서 태어나 그 당시 세계의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인도까지 파죽지세로 진격한 알렉산더나 세계 최고 군사강국인 로마를 상대로 몇십 년에 걸친 전투를 통해 로마를 궁지로 몰아넣었던 한니발은 실로 위대한 전략가라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알렉산더는 20대의 젊은 나이로 그리스의 변방인 마케도니아의 왕이 되어 당시 세계 최강국이라 할 수 있는 페르시아를 정복하고, 인도 가까이까지 진출하였다. 그러면서 30대 초반의 젊은 나이로 열병에 걸려 사망하고 말았다. 서방세계 최강대국이었던 로마제국 조차도 알렉산더의 정복지에는 미치지 못하였다. 


영화 <알렉산더>(Alexander)는 알렉산더 대왕의 생애를 그린 영화로서 2004년 미국에서 제작되었다. 알렉산더는 마케도니아의 왕이면서 술주정뱅이인 필립 왕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이 영화에서는 필립 왕을 난폭한 술주정뱅이로 그렸지만, 실제로 그는 마케도니아의 발전의 터를 닦은 위대한 왕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 알렉산더의 세계 정복이 가능했던 것도 필립 왕이 정비해둔 군사적 힘과 국가 기틀이 있었기에 가능하였던 것이다. 알렉산더의 어머니이면서 필립 왕의 부인인 왕비는 이단 종교에 심취한 인물로서 필립 왕과 극도로 사이가 나쁘다. 부부는 서로를 향해 저주를 퍼붓고, 왕비는 급기야는 필립 왕을 죽이려까지 든다. 이 영화에서도 왕비가 필립 왕을 독살하였다는 암시를 강하게 주고 있다. 

필립 왕의 사망으로 20대 초반 젊은 나이에 왕좌에 오른 알렉산더는 곧 동방원정을 준비한다. 그리고 이집트, 페르시아 등 동방의 강국들을 차례차례 정복한다. 이 영화에서 알렉산더는 페르시아를 침공하면서 군사들을 향해 우리의 자유를 위해 싸우라고 독려한다. 이 장면을 보고는 좀 어처구니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유 없이 남이 나라를 침략하는 주제에 스스로의 자유를 지키려고 싸운다는 말이 터무니없기 때문이다. 풍요한 황금의 나라 페르시아를 점령하였지만 알렉산더의 야망은 끝이 없다. 다시 동방으로 동방으로 인도 침공을 계획한다. 부하들은 이제 이런 의미 없는 전쟁에 질려 전쟁 중지를 요구하지만, 알렉산더는 그들의 말을 듣지 않는다. 


부하들로서는 지금까지 약탈한 재물만으로도 평생을 호화롭게 살 수 있는데, 힘든 동방 정복을 고집하는 알렉산더를 이해할 수 없다. 그러나 알렉산더는 전쟁을 독려하기 위해 전우이자 평생의 친구를 죽이기도 한다. 인도와의 전쟁에서 알렉산더는 큰 부상을 입고, 결국 군사를 되돌린다. 그리고 그 부상이 원인이 되어 결국 죽고 만다. 역사에는 알렉산더가 열병에 걸려 죽은 것으로 나오는데, 이 영화에서는 알렉산더가 실제로는 활에 맞은 부상으로 인해 죽었으나, 그를 미화하기 위해 열병으로 죽었다고 거짓으로 꾸몄다는 설명이 나온다. 

이 영화는 알렉산더의 동방 정복이 주된 내용이다. 그렇기 때문에 고대 전쟁 장면이 수시로 등장한다. 웅장한 전투의 모습이 이 영화의 큰 볼거리이다. 


그런데 역사가들은 알렉산더 대왕이 왜 그렇게 정복을 고집했는지를 이해할 수 없다고 한다. 전쟁이나 정복에는 목적이 있다. 전쟁에 승리하는 것, 다른 나라를 정복하는 것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는 없는 것이다. 전쟁이나 정복을 통해 재물은 얻는다거나, 아니면 여러 가지 인적, 물적 자원을 얻는 것, 혹은 자신의 안보의 확보 등의 목적이 있을 수 있는데, 알렉산더의 전쟁 목적은 이 모든 것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오로지 정복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 미친 듯이 동방으로 동방으로 진격하였던 것이다. 


이런 점에서 알렉산더가 정신 상태에 문제가 있어 동방 정복에 집착하였을 것이라는 견해도 상당히 많다. 즉 전쟁 그 자체에 재미를 느끼는 전쟁광이라는 것이다. 여하튼 알렉산더가 왜 그렇게 동방 전쟁을 계속했는지는 아무로 모른다. 그 때문에 많은 나라가 멸망하였고, 많은 사람들이 아무런 의미 없이 죽어갔다. 그렇지만 알렉산더의 정복 전쟁 때문에 동서양의 문화가 융합되어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였다는 점에 평가를 하는 사람도 많다. 나는 이러한 평가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마치 과거에 많은 인간을 학살한 인간들 덕택에 현대의 인구가 그래도 어느 정도 선에서 억제되어 다행이라고 주장하는 것과 같은 논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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