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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Aug 10. 2022

영화: 빨간 마후라

6.25 전쟁을 배경으로 공군 파일럿들의 활약과 사랑

한국전쟁을 소재로 한 영화는 많았지만, 대부분 육상전투를 소재로 한 것으로서, 공군의 활약을 그린 영화는 극히 소수이다. 공군 영화를 만들자면 아무래도 전투기 등 공군 무기를 동원하지 않을 수 없는데, 군의 협조가 없는 한 민간 영화사로는 그러한 무기에 접근할 수도, 또 접근이 가능하다 하더라도 그 비용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영화 <빨간 마후라>는 보기 드물게 공군의 활약을 소재로 한 영화로서, 1964년에 제작되었다. 이 영화는 반공영화의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영화 제작에 막대한 지원을 하였다. 그래서 공군 전투기 등의 값비싼 국방자원을 이 영화에 아낌없이 투입할 수 있었던 것이었다. 당시로서는 이렇게 많은 물자가 투입되어서 인지, 이 영화는 지금 보더라도 다른 전쟁 영화에 비해 조금도 손색이 없는 잘 만든 영화이다. 


이 영화는 강릉 전투비행단에 새로이 부임한 풋내기 파일럿들의 이야기로부터 시작한다. 이들을 맞이 한 사람은 겉은 우락부락하지만 부하를 사랑하는 따뜻한 가슴을 가진 나관중 대위(신영균 분)이다. 그는 이미 백 회가 넘는 출격을 경험한 베테랑 파일럿인데, 전투에서 절친한 친구를 잃은 가슴 아픈 기억이 있기도 하다. 

처음에는 어리버리했던 풋내기 파일럿들이 나관중 대위의 엄격한 지휘 아래 점점 어엿한 한 사람의 파일럿으로 성장해나간다. 이때 나관중 대위에게 미공군조차 여러 번 실패했던 승호리 철교 폭파 임무를 수행하지 않겠느냐는 제안이 들어온다. 나관중 대위는 기꺼이 이 임무를 맡는다. 부하들과 함께 출격한 나관중 대위는 첫 출격에서는 이 임무에 실패를 한다. 그뿐만 아니라 비행기 한 대가 적의 사격에 맞아 추락한다. 조종사 최무룡은 낙하산으로 탈출하나 고립된 그를 잡기 위해 사방에서 적들이 몰려온다. 이때 구조 작전에 나선 구조기가 최무룡을 구조해가는 멋진 장면이 연출된다. 최무룡이 작은 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 줄을 쳐놓으면, 비행기에서 고리로 그 줄을 낚아체 조종사를 끌어올리는 방법이다. 이 장면은 그 당시 기술로는 정말 수준급이라 생각된다. 


상관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나관중 대위는 다시 철교 폭파 임무에 나선다. 부하들과 함께 출격한 그는 적의 기총사격을 맞아 비행기가 추락하게 된다. 추락하는 비행기를 철교에 충돌시켜 철교 폭파라는 임무는 완성하지만 그는 전사한다. 


부대에서는 나관중 대위의 죽음을 애도하고 그의 장례식을 치른다. 그런데 그날 나관중의 고향집에서 아무것도 모르는 어머니가 나관중을 면회하러 찾아온다. 부대원들의 위로에 어머니는 눈물을 흘리며 나라를 위해 전사한 훌륭한 죽음이라는 말을 남긴다. 

이 영화는 전투 장면도 괜찮지만 사랑이야기도 양념으로 섞여 영화의 재미를 더해준다. 나관중 대위는 친구와 함께 지프차로 대관령을 넘던 중 눈 덮인 고갯길을 걸어 넘어가는 처녀(최은희)를 만나 그녀를 강릉까지 태워준다. 나관중의 친구는 그녀에게 반해 그녀와 결혼을 한다. 그러나 곧 그 친구는 작전 수행 중에 전사를 하고 만다. 실의에 빠진 최은희를 나 대위가 도우려 하지만 그녀는 스스로 살아가겠다고 하며, 술집에 나간다. 


새로 부임한 풋내기 파일럿 중의 한 사람이 그녀에게 빠진다. 그는 상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그녀와 결혼하여 살림을 차린다. 나 대위는 그런 부하를 마음에서부터 응원한다. 


이 영화의 성공과 함께 주제가인 <빨간 마후라>는 그 당시 대히트를 쳤다. 그 당시에는 TV 가요톱텐 같은 프로그램이 없었지만, 만약 있었다면 몇 달 아니한 일이 년은 이 곡이 인기곡 1위를 차지하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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