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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Mar 08. 2021

영화10:첩혈고성

중국판 스탈린그라드 전투

<첩혈고성>은 2010년 중국에서 제작된 영화로 상덕(常德, 창더) 전투를 소재로 하였다. 중국군(국민당군)과 일본군의 치열한 전투를 그린 이 영화는 역사적 사실을 매우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다.


상덕 전투란 1943년 11월 후난 성 북부, 동정호 서쪽에 위치한 상덕 시에 침공한 일본군과 장개석의 혁명군 간의 전투다. 이 전투에 일본군 35개 대대 중국군 20만 명이 투입되었다. 중국에서는 상덕회전(常德大會戰) 일본에서는 상덕 섬멸작전이라 부른다. 장개석이 이 전투를 스탈린그라드 전투라 생각하고 불퇴전의 각오로 임하여라는 명령을 내린 데서, 이 전투를 “중국판 스탈린그라드 전투”라고도 불린다.


1943년 말 일본군에 있어서 태평양 전쟁과 중일 전쟁 어느 쪽도 수월치가 않았다. 이러한 수세 상황을 일거에 타개하고자 일본군은 요코하마 이사무 장군의 작전에 따라 창사(창더) 지역의 중국군을 섬멸하기 위해 상덕성(常德城) 포위 작전을 개시한다. 월등한 무기와 화력, 그리고 독가스까지 동원한 일본군에 대항하여 상덕 성을 수비하던 중국 혁명군은 필사의 각오로 전투에 임했으나 결국 패퇴하고 만다. 이 영화는 일본군이 상덕 성을 점령하기까지의 전투를 내용으로 하고 있다. 사실적이고 박진감 넘치는 치열한 전투 장면은 이 영화의 압권이다. 그리고 무기와 보급품의 절대 열세 속에서도 목숨을 걸고 전투에 임하는 중국군의 저항정신도 감동을 준다.

중국군의 비장한 각오에도 불구하고 결국 일본군이 성덕 성을 점령하며, 중국군은 후퇴하는 걸로 영화는 막을 내린다. 그러나 이후 성덕을 점령한 일본군은 인민해방군의 반격과 점령지 수비의 어려움으로 곧 철수한다. 결과적으로는 중국군의 승리라 하겠지만 손실은 일본군의 몇 배에 이르러, 중국으로서는 그야말로 "상처뿐인 영광"이라 할 것이다.


그렇지만 이 전투는 제2차 세계대전의 흐름을 바꾼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고 평가되고 있다. 상덕 전투에 나선 일본군은 당초 남태평양의 섬들에 투입될 예정이었다. 그런데 상덕 전투에 발이 묶이다 보니 남태평양 섬들에 병력 공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미군이 손쉽게 태평양 섬들을 하나씩 탈환할 수 있게 되었다. 중국은 의도하지 않았지만, 미국을 결과적으로는 미국을 크게 도운 셈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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