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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Oct 19. 2022

영화: 어느 여배우의 고백

잃어버렸던 딸을 대배우로 성장시키는 노배우의 부정(父情)

영화 <어느 여배우의 고백>은 1967년에 제작된 영화인데 거의 폐인으로 전락한 왕년의 대배우가 잃어버린 딸을 찾아 뒤에서 밀어주어 대배우로 성장시킨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영화를 감상하고 보니 <어느 여배우의 고백>이 아니라 <어느 늙은 배우의 고백>이라 해야 맞을 것 같은데, 왜 제목을 그렇게 정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늙은 배우의 고백보다는 여배우의 고백이 더 영화 팬들의 관심을 끌 것 같아서 그랬을까?


김진규는 왕년에 이름난 대배우였지만 늙은 지금에 와사는 옛날의 명성과 돈과 건강을 잃어버려 폐인이 되다시피 하였다. 그는 젊을 때 얻은 딸을 당시 피치 못할 사정으로 잃어버렸다. 모든 것을 잃어버린 지금의 그이 있어서 마지막 하나의 희망은 딸을 만나보는 것이다. 


어느 날 그는 어느 식당에 들러 일을 하고 있는 젊고 예쁜 처녀(남정임 분)를 만난다. 알고 보니 그 처녀는 바로 자신이 잃어버렸던 자신의 딸인데, 지금은 식당을 하는 아주머니의 양녀로서 식당일을 도와가며 살아가고 있다. 남정임은 배우가 되는 것이 꿈인데, 식당 일이나 하는 그녀로서는 언감생심 꿈도 못 꿀 일이다. 김진규는 자신의 딸을 배우로 키우기로 결심을 한다. 

김진규는 비록 지금은 폐인이 되었지만 왕년의 그를 기억하는 영화계의 사람들로서는 그의 말을 무시하진 못한다. 김진규는 우연히 어느 영화에서 출연하기로 했던 여배우가 나오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하자 그 자리에 남정임을 추천한다. 처음 하는 연기임에도 불구하고 남정임이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자 영화사 관계자들은 그녀를 높이 평가하여 후속 작품에도 계속 그녀를 출연시킨다. 김진규는 배우로서 성장해가는 남정임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여러 가지 조언을 해준다. 남정임은 마치 스펀지가 물을 흡수하듯이 김진규의 조언을 받아들여 연기력을 키워나간다. 


남정임은 배우 활동을 하면서 함께 출연하는 남자 배우와 사랑도 키워나간다. 드디어 톱 여배우의 자리에 오른 남정임은 영화상도 받게 된다. 남정임이 배우로서의 정상의 자리에 오르자 김진규는 그녀의 곁을 떠난다. 남정임은 뒤늦게 지금까지 자신을 음으로 양으로 보살펴주던 사람이 자신의 아버지라는 사실을 알고 김진규를 찾아다닌다. 아버지를 찾은 남정임은 아버지와 함께 영화에 출연한다. 영화의 촬영이 끝날 무렵 김진규는 지병이 악화되어 생명이 위태롭게 된다. 김진규는 딸의 품에 안겨 행복한 마음으로 눈을 감는다. 


이 영화는 뻔한 상투적인 멜로물이다. 그런데 이 이야기의 무대가 영화 제작 업계인 만큼 우리가 쉽게 가까이할 수 없는 영화 제작에 얽힌 여러 뒷 사정들을 엿볼 수 있는 것이 이 영화의 또 다른 재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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