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재형 Oct 25. 2022

영화: 패시지(The Passage)

추운 겨울 나치를 피해 눈 덮인 피레네 산맥을 넘어 탈출하는 과학자 가족

영화 패시지(The Passage)는 나치를 피해 겨울의 피레네 산을 넘는 과학자 가족과 그 길잡이를 맡은 안내원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서 1979년에 제작되었다. 나치를 피해 필사적으로 피레네 산을 넘는 가족, 그리고 그 뒤를 쫓은 잔인하기 짝이 없는 독일군의 이야기가 피레네 산맥을 배경으로 숨 가쁘게 전개된다.  


나치 점령하에 있는 프랑스 서부 피레네 산맥 부근에서 양치기를 하며 살아가고 있는 바스크 족 노인(앤서니 퀸 분)에게 누군가가 은밀히 찾아온다. 찾아온 사람은 프랑스의 레지스탕스의 일원으로서 어떤 사람을 피레네 산을 넘어 스페인으로 데려가 달라고 부탁을 한다. 양치기 노인은 겨울에 피레네 산맥을 넘는다는 것은 미친 짓이며, 또 자신은 양을 굶겨 죽일 수는 없다고 거절한다. 그러나 찾아온 사람은 그 대가로 큰돈을 지불하고 또 양도 대신 돌봐주겠다고 한다. 그러자 양치기 노인은 마지못해 승낙한다. 


양치기 노인은 레지스탕스를 따라가 자신이 데려갈 사람을 만나러 간다. 그런데 그곳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은 초로의 부부와 그들의 남매였다. 노인은 어이가 없었다. 건장한 사람도 어려운데 나이 든 부부가 이 계절에 이 산을 넘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이들은 존 버그선 교수의 가족들인데, 버그슨 교수는 뛰어난 과학자로서 그가 나치의 손에 넘어갈 경우 나치가 치명적인 무기를 개발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그래서 연합군 측은 버그슨 교수 가족을 스페인으로 데려 오려고 하고, 이를 레지스탕스에게 부탁한 것이었다. 버그슨 교수의 간곡한 부탁으로 양치기 노인은 어쩔 수 없이 승낙한다. 

이때 독일 게슈타포가 버그슨 교수 가족을 체포하러 수색을 시작한다. 양치기 노인은 급히 버그슨 교수 가족을 데리고 그곳을 빠져나온다. 주위는 독일군의 삼엄한 감시망이 처져 있다. 게슈타포 장교인 폰베르코프는 버그슨 교수 가족을 놓쳤지만 그들을 보호하고 있던 레지스탕스들을 체포하였다. 그는 레지스탕스들에게 혹독한 고문을 하여 버그슨 교수의 탈출계획을 알아낸다. 양치기 노인은 집시들의 도움을 받아 페레네 산맥을 오르는 입구까지 도달하였다. 그런데 그 뒤를 쫓아온 폰페르코프에 의해 몇십 명이나 되는 집시 일행은 모두 살해되고 만다. 


저 멀리 피레네 산기슭에는 산을 오르는 버그슨 교수 가족들의 모습이 보인다. 폰베르코프는 다섯 명의 병사를 선발하여 버그슨 교수 가족의 추격에 나선다. 버그선 교수 가족과 추격하는 독일군 사이의 거리는 약 6시간 정도의 거리. 추격당하는 자와 추격하는 자는 서로의 모습을 뻔히 보면서 쫓고 쫓긴다. 그런데 건강한 독일군에 비해 버그슨 교수 가족은 특히 몸이 불편한 교수 부인이 있어 속도가 더디다. 이들 사이의 간격은 점점 좁혀진다. 


밤이 왔다. 밤에는 행군이 불가능하다. 양치기 노인은 평소 알고 있는 오두막 산장으로 가족들을 안내한다. 그곳에서 하룻밤을 지나고 내일 새벽 출발할 예정이다. 모두가 잠든 밤 교수 부인이 몰래 일어나 오두막을 빠져나간다. 다음날 아침잠에서 깨어난 일행은 교수 부인이 사라져 버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교수와 아이들은 부인을 찾는다고 나서지만, 양치기 노인은 말린다. 그는 부인이 밤중에 빠져나가는 것을 알았던 것이다. 부인은 자신과 함께하면 행군 속도가 늦어져 결국은 나치에게 잡힐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여 자신을 버리러 나간 것이었다. 

교수는 양치기 노인에게 분노하지만, 부인은 가족을 살리기 위해서 그랬다는 양치기 노인의 말을 듣고 어쩔 수 없이 부인을 찾는 것을 포기하고 출발한다. 추격대와의 거리는 점점 좁혀지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결국 체포될 수밖에 없다. 양치기 노인은 독일군 추격대를 유인하여 눈사태를 일으켜 그들을 제거한다. 추격자를 제거하였으니 이제 안심하고 산을 넘을 수 있다. 


그러나 최종 관문이 남았다. 피레네 산 아래 프랑스와 스페인 국경에는 독일군들 경비대가 이미 연락을 받고 철통 같은 감시망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피레네 산맥을 자신의 손바닥처럼 훤히 알고 있는 양치기 노인은 이들의 감시망을 무사히 빠져나온다. 그리고 겨우 안식처인 통나무 오두막에 도착한다. 이들 일행이 모두 한숨을 돌리며 안심하려는 순간 누군가가 문을 박차고 들어온다. 바로 눈사태로 죽은 줄 알았던 폰베르코프가 권총을 들고 들이닥친다. 그는 핏발 선 눈으로 이들을 체포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이미 탈진한 상태다. 총을 겨눈 채 스스로 쓰러져 버린다. 이로서 버그슨 교수 가족의 필사적인 탈출 작전은 성공하였다. 


이 영화는 전쟁영화이기도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산악영화이기도 하다. 눈 덮인 피레네 산맥에서 벌어지는 추격전은 볼만하며 손에 땀을 쥐게 한다. 그리고 이 영화의 악당 역인 게슈타포 장교 폰베르코프의 잔인함은 상상을 초월한다. 전쟁영화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사이코패스에 가까운 악당이다. 레지스탕스 요원을 고문할 때 식칼로 손가락을 다지는 잔인함을 보인다. 그리고 교수 일행을 도와준 집시 일행의 리더에게는 온몸에 휘발유를 뿌려 태워 죽인다. 그리고 그를 따르던 20여 명의 집시들을 세워놓고 기관총으로 모두 사살해 버린다. 영화를 감상하면서도 분노를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잔인한 자로 묘사되고 있다. 


작가의 이전글 영화: 북의 제로 년(北の零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