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1-03) 블루 라군이 기다리는 방비엥으로
집사람의 컨디션이 회복되어 곧바로 베트남 다낭을 통해 조기 귀국하려던 계획을 변경하여 방비엥과 루앙프라방을 관광하기로 했다. 그다음은 그때 가서 결정하기로 한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오늘 루앙프라방에서 베트남의 사파로 이동하여야 했었다. 예정에 없던 팍세에서의 4일이 이번 여행 일정 전체를 흔들어 놓았다. 이번에는 사파를 포기해야겠다.
어제 호텔을 통해 방비엥행 밴 티켓을 예약해 두었다. 1인당 19만 낍, 둘이 합해 38만 낍이다. 당초 기차로 가려했으나 기차표는 며칠 전에 예약하여야 한다고 해서 포기하였다. 그런데 호텔 택시를 이용하면 기차역까지 택시 요금만 해도 30만 낍이 넘는다. 밴이 경제적이다. 방비엥까지는 예전에는 차로 4시간 이상 걸렸으나 지금은 고속도로가 생겨 2시간 안에 갈 수 있다고 한다.
라오스는 그동안 교통사정이 열악하기 짝이 없었으나 철도와 고속도로의 건설로 사정이 확연히 개선되었다고 한다. 고속도로와 기차 모두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안에서 북으로 달려 중국으로 연결될 계획이라고 한다. 이 사업에는 투자비의 대부분을 중국에서 대었다고 한다. 현재 기차는 루앙프라방까지, 고속도로는 방비엥까지 완성되었다. 지금은 기차로 갈 경우 비엔티안에서 루앙프라방까지 1시간 반이면 되지만, 이전에는 차로 12시간 정도가 걸렸다고 한다.
아침에 픽업을 온 툭툭이를 타고 방비엥행 밴이 출발하는 곳으로 갔다. 대여섯 대의 밴이 대기하고 았었는데, 여러 곳에서 모인 여행객들이 각자에게 지정된 밴에 탑승하자 차들은 곧 출발였다. 시내를 빠져나오자 바로 고속도로다. 고속도로는 한산하다. 우리가 탄 밴은 시속 90킬로 정도로 달리는데, 그동안 시골길로 덜컹거리며 달리는 차들만 탄 때문인지 엄청 빠른 느낌이다. 한 시간 조금 넘는 시간을 달려 방비엥에 도착했다.
호텔은 1박만 예약해 두었다. 사정을 봐가며 일정을 조정할 예정이다. 5층짜리 제법 큰 호텔인데 손님은 거의 없는 것 같다. 오전 11시가 좀 넘어 햇빛이 따가워 좀 쉬다 나가기로 했다. 12시가 넘어 점심 식사를 위해 밖으로 나갔다. 두어 집 건너 하나꼴로 식당인데, 어느 집이나 손님이 거의 없다. 대부분의 식당이 공간적으로 오픈된 형태라 식탁에 앉으면 햇빛의 반사열로 무덥다. 식당에 앉아 식사를 하는 것이 더위 때문에 엄두가 안나 샌드위치와 꼬치 등을 사서 호텔 방 안에서 먹기로 했다.
사 온 음식으로 호텔 방에서 점심을 먹으며 라오 맥주도 한 병 마셨다. 햇빛이 좀 누그러지는 시간에 나가기로 하고 삼성화재 배 바둑대회 최정과 중국의 양등신과의 8강전 중계방송을 보았다. 최정이 일방적으로 밀릴 것이라 생각했는데, 예상외로 선전하고 있다. 근소하나마 우세를 견지하고 있다. 누워서 유튜브를 통해 바둑 중계를 보고 있자니 좀 전에 마신 맥주 탓인지 잠이 쏟아진다. 일어나니 오후 4시가 넘었다.
날이 어두워지자 식사도 할 겸 밤마실을 나갔다. 이곳은 전형적인 관광지로서 시엔립을 연상시킨다. 마을의 규모가 시엔립보다는 작으니 리틀 시엔립이라 해야 할까? 식당, 숙박업소, 마사지업소, 여행사 등의 가게가 이어진다. 음식과 마실 것을 파는 노점상들도 줄지어 있다. 그러나 거리를 오가는 관광객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약간 붐비는 한두 곳을 제외한다면 손님이 있는 식당은 거의 없다. 이곳도 코로나의 직격탄을 맞은 것 같다. 이 정도 규모의 관광촌이라면 하루 수천 명, 아니 몇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해야 정상적으로 굴러갈 것 같은데, 지금은 몇백 명 정도에 불과한 것 같다.
간단한 식사를 마치고 거리를 한번 둘러본 후 숙소로 돌아왔다. 느긋하게 이곳저곳 기웃거리며 둘러보더라도 한 시간 정도면 대충 둘러볼 수 있을 정도의 마을이다. 오늘 관광을 전혀 못했으므로 내일 하루는 더 이곳에서 머물러야겠다.
동남아의 호텔은 웬만하면 풀이 있어서 좋다. 호텔뿐만 아니다. 작은 민박까지도 풀을 갖추고 있는 곳이 많다. 하루 종일 더위에 시달리다 숙소에 돌아와서 바로 풀에 뛰어들면 더워진 몸과 마음을 식힐 수 있다. 오늘도 호텔에 돌아오자마자 풀에 뛰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