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차이나 3국 여행(D+17a)

(2022-11-02a) 비엔티안 시내 관광

by 이재형

41. 고행의 버스길


어제저녁 버스를 탄 후 시간을 때우려 AI와 바둑을 뒀다. 그런데 버스도 흔들리고 자세도 불안정해 금방 포기하고 말았다. 달리 할 일도 없어 창밖 구경을 하다가 졸다가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이곳 라오스는 우리나라 시골 풍경과 다른 점이 있다. 우리나라 국도를 달리면 마을보다는 인적이 없는 들판이 훨씬 많고, 이런 길을 한참 달리다 보면 사람들이 모여사는 마을이 나타난다. 그러다가 그곳을 지나면 또 한참 동안은 들판만 나온다. 즉 길 양쪽에 건물이 있는 구간은 도로의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이에 비해 라오스는 달리다 보면 길 양쪽에 건물이 없는 구간이 거의 없다. 즉 빈 들판을 달리는 경우가 거의 없고, 건물들이 길을 따라 끝없이 이어져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건물들이 집중적으로 모여있는 마을은 잘 발견되지 않는다.


라오스는 인구밀도가 우리나라에 비해 아주 낮다. 국토 면적은 남한의 3배에 이르지만 인구는 1/7 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니까 대충 계산해도 우리나라에 비해 인구밀도가 1/21밖에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도로변에 집들이 없는 곳이 훨씬 많은데 비해 왜 라오스는 도로변에 집들이 늘어서 있을까? 확실히는 모르겠지만 아마 도로망이 취약해서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도로변에 마을이 있으려면 마을로 들어가는 도로가 필요한데, 그런 것이 제대로 없다 보니 모두 도로 옆에다 집을 짓는 것이 아닐까 짐작해본다.


잠시 잠이 들지만 자리가 불편해 금방 깨곤 한다. 하늘엔 반달과 함께 많은 별이 보인다. 오랜만에 보는 별들이다. 버스는 쉴 새 없이 달린다. 중간중간에 잠시 서서 사람들을 태우고 내려주고는 또 달린다. 그렇게 계속 달리면서도 휴게 시간은 조금도 없다. 운전석이 승객들과 정말 격리되어 잠시 쉬자는 뜻을 전달할 수도 없다. 버스가 출발한 지 8시간이 지났다. 소변을 보고 싶었지만 버스는 멈추지 않는다. 할 수 없이 버스 뒤쪽으로 가보니 엉성한 변기가 놓인 조잡한 화장실이 있다. 집사람이 승객들이 타고 내리는 사이에 화장실에 가기 위해 내리려고 하니 못 내리게 한다.

비엔티안 시내 풍경

이렇게 12시간 정도를 달려 터미널 비슷한 곳에 버스가 멈췄다. 한참을 기다려도 버스가 움직이지 않는다. 내 주위 좌석은 모두 서양인들이다. 우리들은 영문을 몰라 서로 얼굴만 쳐다보고 있었다. 10분 정도가 지났을까 아무런 응답이 없어 버스 뒷부분 자리를 확인해보았다. 이런! 앞자리에 있는 우리 외국인 빼고는 모두 다 내렸다. 버스가 종점에 도착한 거다. 도착했으면 도착했다고 말을 해줘야지...


예약한 호텔에 도착하니 겨우 오전 9시가 지났는데 고맙게도 체크인을 해준다. 게다가 예약한 방보다 훨씬 좋은 방을 내준다. 얼른 샤워를 하고 악몽과 같았던 버스 여행의 피로를 털어낸다. 서너 시간 쉰 후 관광을 하기로 하였다.


42. 비엔티안 시내 관광: 탓담 탑


비엔티안에 대해서는 두 가지 평가가 존재한다. 하나는 별로 볼 것도 즐길 것도 없는 재미없는 도시란 것이고, 다른 하나는 많은 역사 유물을 갖춘 아주 볼만한 도시라는 것이다. 어느 쪽인지는 내 눈으로 확인해 보아야겠다. 오후 2시가 조금 넘어 호텔을 나왔다. 한낮의 땡볕이 따갑다.


비엔티안의 대부분의 명소가 호텔에서 걸어서 갈 수 있는 정도의 거리에 있다. 처음 찾은 곳은 탓담이란 탑으로서 비엔티안의 랜드마크에 해당하는 유물이다. 검고 높은 탑인데 앞의 설명문을 읽어보았지만 유래에 대해서는 적혀있지 않다. 여하튼 보기에는 아주 멋진 탑이다. 그리고 이 탑에서부터 메콩강까지의 지역이 역사문화유산 보존지역이라 한다. 탑 근처 거리에는 엄청나게 큰 나무가 몇 그루 서있다. 높이와 폭을 모두 고려한다면 지금까지 내가 본 나무들 가운데 가장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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탓담 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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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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