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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Dec 17. 2022

인도차이나 3국 여행(D+23a)

(2022-11-08a) 슬리핑 버스를 타고 루앙프라방에서 하노이로

이번 여행에서 루앙프라방-하노이 버스여행 계획을 세우면서 정보가 너무 부족해 어려움이 많았다. 인터넷을 수없이 검색해 보았으나 만족할만한 정보를 주는 곳을 찾지 못하였다. 그래서 여기서는 이 구간의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을 위해 가능한 상세한 정보를 남기고자 한다. 


59. 루앙프라방-하노이 슬리핑 버스 정보


루앙프라방에서 베트남으로 가는 코스는 2개가 있다. 하나는 베트남의 빈을 거쳐 하노이로 가는 버스로서 저녁 6시에 출발한다. 빈까지는 21시간, 하노이까지는 26시간이 걸린다. 다른 한 곳은 지명을 잊어버렸는데, 오전 8시에  출발한다. 이곳은 10시간이 못 되는 거리이다. 아마 베트남의 국경도시가 아닐까 생각한다. 하노이까지 운임은 1인당 80만 낍으로서 45,000원 정도이다. 나는 호텔에 부탁해 표를 예약했는데, 직접 표를 사면 더 쌀지는 모르겠다. 라오스는 모든 정보가 불투명하므로 거래비용이 많이 든다. 


버스는 2층 슬리핑 버스로서 한 열에 3 좌석 배치되어 있다. 한쪽은 1석, 다른 쪽은 2석이 나란히 붙어있다. 우리나라의 우등고속버스를 생각하면 될 것이다. 이 버스는 보통의 고속버스를 2층으로 하였기 때문에 좌석의 높이가 낮다. 그래서 등받이의 조정은 불가능하여  20도 정도의 각도로 누워서 갈 수밖에 없다. 1층 자리에서는  창밖을 보기 어려우며, 2층에서는 아쉬운 대로 창밖을 볼 수 있다. 천장의 높이가 낮아 많이 불편하다.

루앙프라방에서 하노이로 가는 슬리핑 버스

지정된  좌석은 없다. 그래서 승객이 많을 경우는 빨리 타서 좋은 자리를 확보하는 것이 좋다. 승객이 적을 때는 1열로 된 좌석과 2열로 된 좌석 중 마음에 드는 걸로 골라 앉으면 된다. 2열 좌석의 경우 운이 좋으면 혼자서 두 자리를 차지하여 편하게 갈 수 있지만, 운이 나쁘면 모르는 사람과 나란히 누워서 가야 하는 고역을 겪을 수 있다.


버스가 루앙프라방 권역을 벗어나면 라오스 내에서는 승객이 오르내리는 정류장은 없으며, 중간 정류장은 베트남의 빈이 유일하다. 다만 중간에 하차하고 싶으면 운전사에게 말하면 언제라도 하차시켜준다. 버스 안에는 화장실이 없다. 휴게시간 간격이 상당히 길어 출발 전에 가능한 한 물을 마시시 않는 편이 좋다. 그러나 정 급할 경우 운전사에게 부탁하면 어디에서든 차를 세워준다. 라오스에서 베트남으로 넘어가는 구간은 거의가 산악도로이므로 특별히 휴게소 시설이 없더라도 어디서나 간단히 용변을 보는 것은 가능하다. 

슬리핑 버스 안


60. 버스를 타고 가면서 


슬리핑 버스의 좌석은 약 40개 정도인데 승객은 우리 부부와 서양 젊은 남녀 10여 명, 그리고 현지인 네댓 명 해서 20명이 조금 못 되었다. 26시간 장거리 운행이므로 운전사 2인, 그리고 버스회사 직원 2인이 탑승하였다. 버스가 출발하자 곧 날은 어두워졌다. 좌석에 오르면 각도 20도 정도의 누운 자세가 되어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 태블릿 PC로 영화를 보려 해 봤지만 손에 높이 들고 봐야 하므로 오래 보기 어렵다. 할 수 없이 휴대폰으로 음악이나 들을 수밖에 없다.


누워서 음악을 듣는 데다 적당히 흔들리니 잠이 온다. 자다 깨다 비몽사몽 가다 보니 많이 온 것 같다. 5시간쯤 지났나 해서 시계를 보니 8시가 조금 넘어 겨우 2시간이 지났다. 버스는 점점 산으로 올라간다. 창밖을 보니 무성한 나뭇가지가 창문을 때리듯 지나간다.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지만 아주 좁은 산 길 같다. 또 버스가 자주 크게 휘청이는 것으로 보아 커브길도 심한 것 같다.

버스 안 풍경

가다가 버스가 멈출 때가 있다. 어떤 곳은 마치 도로가 포탄을 맞은 듯 한가운데가 움푹 패어있고 또 어떤 곳은 길이 좁아 큰 버스가 커브를 돌기가 어렵다. 그럴 때마다 버스는 멈추고 보조 운전사와 버스회사 직원들이 내려 손전등으로 버스를 유도하여 그 구간을 겨우 통과하는 것이다. 이런 구간이 가끔 있는 것이 이니라 거의 10분에 한두 개  꼴은 있는 것 같다. 아마 날이 밝아 밖이 훤히 보였다면 우리 승객들은 등에 식은땀을 몇 번이나 흘렸을지 모를 것이다. 가도 가도 숲길이다. 창밖에는 만월을 며칠 앞둔 상현달이 둥실 떠있다. 밖은 아주 좋은 경치일 텐데, 어두워 아무것도 볼 수 없으니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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