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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Dec 22. 2022

인도차이나 3국 여행(D+25a)

(2022-11-10a) 빅동 파고다와 새 생태공원

아침에 집사람이 피곤하다면서 쉬겠다고 한다. 묵고 있는 숙소에서 오토바이를 렌트했다. 휘발유도 가득 채웠다. 먼저 시운전 삼아 도로로 나갔다. 그리고 내친김에 차가 적은 쪽으로 달렸다. 이번 여행에서 세 번째로 오토바이를 렌트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뭔가 서툴다. 도로를 따라 한참 달리다 보니 도로가 끝나고, 제복을 입은 사람이 오토바이를 멈추라 한다. 그리고는 표를 끊으라 한다.


69. 빅동 파고다


이곳 닌빈은 어디를 가더라도 절경이다. 그래서 어디를 가더라도 명소가 있다. 이곳도 그런 명소 가운데 하나인 것 같다. 어딘지는 모르지만 명소인 것 같다. 일단 오토바이를 주차하고 티켓을 구입하였다. 사찰인 것 같아서 구글로 확인해보니 <빅동 파고다>이다. 방문할 명소 리스트에 등록해 두었던 곳이다.  매표소를 통과하여 양쪽에 연못이 있는 좁은 길을 따라 잠깐 들어서면 석조로 된 사찰 문이 나온다. 문은 3층 지붕의 모습을 하고 있다. 

이 문을 통과하면 절벽 아래 좁은 길이 나온다. 오른쪽에는 나지막한 담장이다. 이 길을 따라 들어가면 얼마 안가 다시 작은 석조 문이 나오고 그곳을 통과하면 바로 빅동 사찰 안으로 들어간다. 베트남에서는 사찰을 "파고다"라 부르는 것 같다.


빅동 파고다는 절벽 아래에 위치하고 있다. 대부분의 구조물이 석재로 되어 있다. 아주 고색창연해 보이는 사찰인데, 의외로 그렇게 오래된 건물이 아닐지도 모른다. 확인해보니 이 사찰은 18세기 초에 건립된 것이라 한다. 이곳은 고온다습한 지역이라 그리 오래되지 않은 건물들도 금방 고색창연하게 변해버린다. 사찰을 둘러싸고 있는 산은 수직에 가까운 절벽 산으로서 빼어난 경치를 하고 있다. 그런 환경에 둘러싸인 사찰 역시 산의 경치와 절묘하게 어울린다. 산과 사찰, 그리고 연못이 서로 어울려 환상의 경치를 만들어낸다. 

사찰 안에는 여러 개의 작은 건물들이 있고, 건물과 건물, 그리고 건물과 뒷 산을 연결하는 좁은 계단길이 나있다. 그리고 다양한 모습의 작은 탑들도 절의 이곳저곳에 위치해 있다. 빅동파고다를 나와 바로 오른쪽으로 연못 옆길로 가면 열대지방 특유의 가지가 마치 넝쿨처럼 늘어진 나무가 보이며 이 나무 넝쿨을 통해 보이는 연못은 아름답기 그지없다. 연못 가운데에는 작은 탑이 자리하고 있다.     


닌빈은 산의 고장이다. 닌빈은 물의 고장이다. 닌빈은 산과 물이 기막히게 어울려 지방 전체가 절경이다. 어디를 가더라도 절경 아닌 곳이 없다. 아무 곳에나 카메라 셔터를 누르더라도 한 폭의 그림이 된다. 


70. 퉁남 새 공원 생태관광


빅동 파고다를 나오니 오른쪽으로 빠지는 도로가 있다. 한산한 도로이길래 그리로 달렸다. 한참 달리다 보니 길 옆으로 중년의 서양인 관광객 남녀가 배낭을 메고 걸어가고 있다. 이 길로는 별다른 명소가 없을 것 같은데, 어디를 저렇게 걸어가고 있을까? 도로길을 5~6 킬로 정도 달렸을까, 또 넓은 터에 자리 잡은 매표소가 나온다. 


이곳은 퉁남 새 공원이다. 그런데 관광객이 한 명도 보이지 않는다. 그렇지만 이왕 온 김에 둘러보기로 했다. 매표소 옆에 걸려있는 큰 간판에는 넓은 호수를 수많은 새들이 하얗게 덮고 있는 그림이 그려져 있다. 입장권이 15만 동이나 한다. 매표소를 지나 1킬로 정도 들어가니 공원 입구가 나온다.


공원 가운데는 큰 호수가 있고 호수 둘레로 산책로가 나있다. 호수 왼쪽 길로 들어가 호수를 한 바퀴 돌아 오른쪽으로 나오는 길이다. 산책로 양쪽에는 마치 버섯처럼 생긴 나무들이 가로수로 줄지어 서있다. 산책로를 걷는다. 오른쪽은 호수이고 왼쪽은 습지이다. 그런데 새 공원이라고 했는데, 간판에서 본 것처럼 새가 호수를 하얗게 덮고 있는 것이 아니라 한 마리도 보이지 않는다. 속았다는 기분이 든다. 

왼쪽 습지로는 보트를 탄 관광객들이 지나간다. 이곳은 바로 어제 내가 즐겼던 탐꼭 보트 투어의 회항지인 것 같다. 보트를 타고 보는 풍경과 이렇게 길 위에서 습지의 보트를 내려다보면서 보는 풍경은 같은 장소이면서 다른 느낌을 준다. 넓은 호수라 한 바퀴를 도는데 한참  걸린다. 


습지와 반대쪽에 있는 호수 저쪽에는 대형 리조트가 들어서 있다. 우리나라의 꽤 큰 콘도 정도의 규모이다. 이곳으로 들어오면서는 관광객을 한 명도 만나지 못하였는데, 이곳 리조트에는 손님들이 제법 있는 것 같다. 관광버스 몇 대가 서있어 손님들이 내리기도 하고 타기도 한다. 


리조트를 지나 공원을 빠져나올 즈음하여 어디선가 산새 울음소리가 들린다. 그러나 새는 보이지 않는다. 결국 새 공원에 왔지만 새는 깃털 하나 보지 못하고 돌아간다. 


12시가 가까워온다. 이제 숙소로 돌아가야 한다. 그런데 갑자기 가는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아주 가는 비인데도 불구하고 오토바이로 달리니 센 비처럼 느껴진다. 눈에 빗물이 들어가 눈을 뜨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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