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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May 04. 2021

영화16 <여죄수 사소리> 시리즈(1)

애인에게 배신당한 여자의 처절한 복수극

카지 메이코(梶芽衣子)가 주연한 <여죄수 사소리>(女囚さそり)를 감상하였다. 이 영화는 애인에게 철저히 배신당해 감옥에 갖힌 주인공 마쯔시마 나미(松島ナミ)가 그녀를 괴롭히는 감방 죄수들, 간수들, 그리고 마지막에는 그녀를 감옥에 넣은 애인과 그 일당에게 처절한 복수를 하는 복수극이다. 1970-80년대 한 때 세계적으로 유행하였던 여죄수 영화의 초기 작품에 해당한다. 복수극을 즐기는 사람들이라면 한번 볼 만한 영화이다.


<여죄수 사소리> 작품 가운데 가장 먼저 나온 것이 1972년에 개봉된 <여죄수701호/사소리>(女囚701号/さそり)이다. 이 작품이 큰 히트를 치면서 후속작이 계속 나와 제2편 <여죄수 사소리 제41호 잡거방>(女囚さそり 第41雑居房), 제3편 <여죄수 사소리 짐승의 방>(女囚さそり けもの部屋), 제4편 <여죄수 사소리 701호 원한의 노래>(女囚さそり/怨み節)가 몇 달 간격으로 연속하여 개봉되었다. 이 영화는 시노하라 토오루(篠原とおる)가 그린 만화 <사소리>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사소리란 <전갈>을 말한다.


이 영화를 감상하게 된 계기는 주인공 여배우인 카지 메이코(梶芽衣子)에 끌려서이다. 그녀가 주연한 영화로서 가장 알려진 것이 <수라설희>(修羅雪姬, 슈라유키히메)로서, 바로 헐리웃 영화 <킬빌>의 모티브가 된 영화이다. 영화 <수라설희>에 대해서는 이미 이 브런치에서 소개한 바 있는데, 궁금한 분은 아래 링크를 참고하기 바란다.

https://brunch.co.kr/@jhlee541029/73 


<수라설희>의 주제가 <수라의 꽃>(修羅の花, 슈라노하나)는 카지 메이코가 직접 노래하였는데, 영화 킬빌에서 주요 장면마다 배경음악으로서 흐른다. <여죄수 사소리> 시리즈에서도 주제가 <원한의 노래>(怨み節)를 카지 메이코가 직접 불렀는데, 시리즈 전편에 걸쳐 주제가로 등장한다. 카지 메이코는 <수라설희>에서 부모를 죽인 원수들을 복수귀(復讐鬼)가 되어 철저히 응징하는 악녀로 등장한다. 일본에서는 여자를 주인공으로 한 폭력영화, 액션영화로서는 거의 처음에 해당하는 작품으로서, 이후 이러한 아류의 영화가 많이 제작되었다. <여죄수 사소리> 시리즈에서도 비슷한 캐릭터를 보여주고 있다.    


1편인 <여죄수701호/사소리>에서 주인공 나미는 애인인 형사에게 순정을 바치는데, 그 애인은 마약범들을 일망타진하기 위해 나미에게 마약범들 소굴에 잠입해 달라고 부탁한다. 나미를 마약범죄 소탕에 미끼로 사용한 것이다. 이 덕택에 애인은 마약범을 소탕하는 공을 세우고, 경찰에서 승승장구하며 고위직으로 승진함과 동시에 마약범으로부터 빼돌린 마약으로 큰 부자가 된다. 마약범들에게 유린당한 나미에게는 죄를 덮어 쉬워 감옥으로 보내고, 그 후에도 간수들을 조종하여 나미를 끊임없이 괴롭힌다.

감옥으로 간 나미에게는 주위 모두가 적이다. 한 두 명의 친구를 제외하고는 모든 여죄수들이 나미에게 적대적이며, 간수들도 나미를 학대하고 어떻게든 나미를 처치하려고 갖은 음모를 꾸미며, 나미의 애인과 그 패거리들은 밖에서 간수들을 통해 나미를 괴롭힌다. 이 과정에서 살인, 린치, 능욕 등 처참하고 쇼킹한 장면이 적지 않게 등장한다. 그러나 나미는 자기를 해치려는 죄수, 간수들을 매번 철저히 응징한다. 그리고 교도소 폭동을 통해 감옥을 탈출하여 자기를 구렁텅이에 빠트린 애인과 그 일당을 자기 손으로 모두 처단한다.


나미는 애인에게 속아 감옥에 갇힌 이후는 강한 여자로 다시 태어난다. 자기에게 위해를 가하는 죄수나 간수들에게 철저히 응징한다. 이러한 장면은 우리나라 영화 <친절한 금자씨>의 이영애를 떠오르게 한다. 악당들의 괴롭힘에 굴하지 않고 당당하게 맞서 응징하는 나미나 금자의 모습에서 통쾌감을 느낄 수 있다.


이 영화의 또 하나의 특징은 주인공의 대사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영화 전체를 통하여 나미는 친구가 죽었거나 부상당하였을 때 친구를 안고 절규하는 등 극소수의 장면을 제외한다면 대사가 거의 없다고 하여도 좋을 것이다. 오로지 분위기와 표정, 행동으로 그 음울하고 잔인한 장면을 잘 표현학 있다.


<여죄수 사소리> 시리즈의 주제가 “원한의 노래”(怨み節)는 주인공인 카지 메이코가 직접 불렀는데, 대히트를 쳤다. 이전에도 영화주제가가 가끔 있기는 하였지만, 주제가 자체가 일반인들의 인기를 얻는 사례는 흔치 않았다. 그런데 “원한의 노래”는 이러한 전례를 깨고 대히트를 치게 되고, 이후 가요계에서도 영화주제가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되었다.


주인공 카지 메이코는 <슈라 유키히메>(修羅雪姬)와 <여죄수 사소리> 시리즈 영화의 동반 히트와 함께 두 영화의 주제가인 <수라의 꽃>(修羅の花)과>원한의 노래>(女囚701号/さそり)가 모두 대히트를 치면서, 여배우로서, 그리고 가수로서도 1970년대 일본 연예계를 화려하게 장식하였다.  

 https://youtu.be/Ng9k4P8t4gk


怨み節


1. 花よ綺麗と おだてられ

咲いてみせれば すぐ散らされる

馬鹿なバカな 馬鹿な女の怨み節


2. 運命哀しい あきらめて

泣きをみせれば また泣かされる

女おんな 女なみだの怨み節


3. 憎い口惜しい 許せない

消すに消えない 忘れられない

尽きぬつきぬ 尽きぬ女の怨み節


4. 夢よ未練と わらわれて

覚めてみせます まだ覚めきれぬ

女おんな 女こころの怨み節


5. 真っ赤なバラにゃ トゲがある

刺したがないが 刺さずにゃおかぬ

燃えるもえる 燃える女の怨み節


6. 死んで花実が 咲くじゃなし

怨み一筋 生きて行く

女おんな 女いのちの怨み節


원한의 노래


1. 꽃이여 아름답다고 치켜세워져

피는걸 보여주면 바로 꺾어져버려

바보같은 바보같은 바보같은 여자의 원한의 노래


2. 운명이 슬프다고 포기해버려

우는걸 보이면 또 울리고말아

여자 여자 여자의 눈물의 원한의 조래


3. 미워여 분해요 용서못해요

지울려도 지울 수 없어 잊을 수 없어

못따른 못따른 못따른 여자의 원한의 노래


4. 꿈이여 미련이라 비웃음 받아

깨어나 보일려도 또 깨어날 수 없어

여자 여자 여자 마음의 원한의 노래


5. 샛빨간 장미에는 가시가 있어

찌르고 싶지 않지만 찌르지 않을 수 없어

불타는 불타는 불타는 여자의 원한의 노래


6. 죽는다고 모든 것이 잘되는 건 아니여

원한 이 한길 살아서 갈거야

여자 여자 여자 목숨의 원한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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