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여성들의 씩씩한 삶과 건강한 성(性)
우리 사회에서 특히 여자들의 성(性)은 숨겨진 이야기였다. 그런데 영화 <관능의 법칙>에서는 이것을 여성의 생활의 일부로서 대담하게 공개하며 당당하게 마주한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를 감상하면 어떤 후련함을 느낀다. 상당히 잘 만든 영화이다. 특히 주인공으로 출연한 엄정화, 문소리, 조민수 3인의 중년 여배우들의 연기는 완숙된 경지에 이른 것 같다. 이 영화는 2014년에 제작되었다.
친한 친구사이인 신혜와 미연, 해영은 각자 길은 다르지만 씩씩하고 활기차게 살아가는 중년 여성이다. 이들 셋은 자주 만나 수다를 떨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데, 이들의 주요 화제는 섹스에 관한 것이다.
신혜(엄정화 분)는 유능한 방송국 PD인데 갑자기 애인으로부터 이별 통보를 받는다. 같은 방송국에서 일하는 애인이 방송국의 젊은 후배와 바람을 피우다가, 그 후배가 임신을 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결혼을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울화가 치민 신혜는 이전부터 자신에게 사랑을 고백해오는 젊은 남자와 어쩌다가 관계를 가지게 된다. 처음에는 하룻밤의 사건으로 치부하려 하였으나, 관계는 계속 이어져 연인 사이로 발전한다.
미연(문소리 분)은 경제적으로 성공한 남편과 살고 있다. 그런데 미연은 항상 남편과 성관계를 원하지만 남편은 그런 미연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 그런 남편을 위해 미연은 온갖 좋다는 약을 다 구해 먹이지만 남편은 그런 미연이 지긋지긋하다. 그래서 다른 부담 없는 여자와 바람을 피우게 된다.
일찍부터 홀로 된 해영은 딸을 키우면서 좋아하는 남자와 연애를 한다. 해영은 남자 친구와 결혼을 하고 싶어 하나 딸은 그런 엄마가 영 못마땅하다. 해영은 딸이 결혼만 하면 남자 친구와 결혼할 예정이다.
이렇게 각자 열심히 살아가는 세 친구에게 시련이 닥친다. 신혜는 전 애인이 자꾸 업무적으로 괴롭히자 회사를 그만두고 독립한다. 처음에는 일이 없어 고전하지만, 곧 능력을 발휘하여 새로운 선택이 성공하는 듯하다. 이때 젊은 남자와 사귀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녀는 위기를 맞는다.
미연은 남편의 바람으로 큰 충격을 받아 자기도 외도를 하려 한다. 카바레에 가서 젊은 남자를 만나는데 미연은 그 남자가 자신에게 마음이 있는 걸로 착각을 한다. 실은 그 남자는 미연의 지갑을 털기 위해서 미연에게 접근한 것이다. 미연은 남자에게 지갑을 강탈당하나, 남자는 경찰에 체포된다. 이러한 사건을 거치면서 미연은 남편이 진정으로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해영은 병원에 가서 대장암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통보를 받는다. 그녀는 이 사실을 숨기고 딸을 결혼시킨 후 수술을 받는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고, 해영은 며칠 후 남자 친구와 잠자리를 갖는다. 그런데 그 자리에서 몸에 달고 있던 배변 주머니가 터져 큰 낭패를 당한다. 해영은 너무나 비참한 생각이 들어 통곡하지만, 남자 친구는 그런 그녀를 정성껏 위로해준다.
세 명의 친구들은 각각 어려움을 벗어나고 새로운 출발선상에 섰다. 이들은 밝은 앞날을 위해 서로 위로하고 격려하면서 씩씩하고 활기차게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