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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Mar 18. 2021

미국 동부 여행(2)

(2017-06-19) 애틀랜틱 시티 풍경

오늘부터 학회가 시작된다. 


아침 식사를 위해 호텔 1층으로 내려오니 여기저기 간편한 음식을 파는 곳이 보인다. 식사 전에 가볍게 산책 삼아 호텔 주위를 둘러보었다. 우리나라라면 휴양지의 호텔 부근에는 24시간 해장국집 등 선택에 고민이 될 정도로 식당이 많겠지만, 여긴 그런 것이 있을 턱이 없다. 아침 7시 정도인데, 문을 연 가게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 호텔에서 아침식사를 하기로 했다. 


아침 식사할 곳이 마땅치 않다. 호텔 지하 1층에 있는 식당가에는 거의가 패스트푸드 식당밖에 보이지 않는다. 약간씩 종류가 다르다 뿐이지 대부분 햄버거류이다. 나는 지금까지 햄버거를 먹어본 적이 몇 번 없다. 특별히 거부감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별로 즐기지도 않기 때문에 싫은 것을 구태여 돈을 주고 사 먹을 이유가 없다. 그래서 사정상 어쩔 수 없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햄버거를 먹는 경우가 거의 없다. 아마 5년에 한 번 꼴도 되지 않을 것이다. 


메뉴의 다른 선택지가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패스트푸드류의 식사를 할 수밖에 없다. 빵에 고기와 야채를 넣은 햄버거 비슷한 것과 콜라로 아침을 때웠다. 학회는 오전 10시부터 시작된다. 지루한 개막식 행사를 마친 후 프로그램을 참고하여 이곳저곳 논문 발표장을 찾아다녔다. 눈을 확 끌만한 발표가 좀처럼 눈에 띄지 않는다. 


점심시간이다. 점심은 학회에서 제공된다. 우리나라에서 국제규모의 학회를 한다면 식사도 좋은 것으로 제공되지만 여긴 그런 것이 별로 없다. 패스트푸드류의 소박한 도시락이다. 아침에 이어 점심도 또 햄버거 비슷한 음식이다. 


오후 몇 군 데 발표장을 둘러본 후 따분해서 밖으로 산책을 나갔다. 호텔 정문에서 2-3분만 걸으면 해변이다. 넓고 긴 백사장이 펼쳐진다. 해변을 따라 나무로 된 넓은 산책로가 깔려 있고, 산책로 양쪽에는 기념품점과 식당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다. 아직 본격적인 여름이 아니기 때문에 해수욕객은 거의 없으며, 드문 드문 해변 백사장을 걷는 사람들이 보인다. 산책로에는 많은 식당과 점포가 있기 때문에 그래도 관광객이 꽤 되는 것 같다. 

산책 외에는 특별히 즐길 것도 없다. 기념품이라 해봤자 눈을 끌만한 것도 별로 없다. 상점가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3킬로 정도는 되는 것 같다. 여기저기 구경을 하면서 오후를 그렇게 보냈다. 


또 저녁시간이다. 무엇을 먹을까 또 고민이다. 해변 상점가에는 식당들도 많다. 식당가를 둘러보니 대부분이 햄버거류 아니면 피자류이다. 이쪽저쪽을 둘러보다 결국은 피자집으로 들어갔다. 집 사람과 둘이서 피자 큰 것 한 판에 콜라로 저녁을 때웠다. 


미국 식당에서는 술을 팔지 않는다. 그래도 맥주라도 한 잔 하면서 저녁을 먹어야 제맛이 나는데 아쉽다. 호텔로 돌아오면서 술 파는 가게가 없는지 둘러보았으나, 잘 보이지 않는다. 할 수 없이 호텔로 들어와 프런트에서 물어보니, 호텔 내에 와인을 파는 가게가 있다고 한다. 와인 가게에 가니 갖은 종류의 와인이 진열되어 있다. 비싼 와인이 꽤 많았으나, 좀 싼 25불짜리를 한 병 샀다.  


호텔 1층은 모두 카지노이다. 슬롯머신을 비롯하여 블랙잭, 포커 등 여러 종류의 도박기구와 도박대가 그 넓은 호텔 1층을 가득 메우고 있다. 그러나 거대한 카지노에 비해서는 손님들은 그다지 없는 것 같다. 나도 가볍게 한번 해 볼까 하는 마음도 들었지만, “아서라, 괜히 발 들여놓아 좋을 것 하나도 없다” 스스로 달래고 방으로 돌아왔다.     


내일은 워싱턴 DC로 갈 예정이다. 일찍 출발할 계획이므로 와인 한두 잔 가볍게 마시고 일찍 자려했다. 그런데, 이런... 이렇게 맛이 없는 와인은 처음이다. 나는 술은 청탁 불문 아무 거나 잘 마신다. 그런데 이 와인은 정말 도저히 넘어가지 않는다. 그래 일찍 잠들기 위한 수면제라 생각하자... 억지로 한 잔 마시고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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