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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 세공사.

푸른 바다 위 반짝이는 다이아몬드

의심할 나위 없이 깊어 보이는 속에 감탄하다


꽁꽁 숨겨 알 수 없던 깊은 속은

어느새 환히 드러내 눈이 시리다


바다를 얼리면 에메랄드 바위가 될 거야

바닷물을 끓이면 에메랄드 구슬이 나올 거야

에메랄드로 바다를 살 거야


헤엄쳐 건너온 해변 반대편의 에메랄드 바다

사람마다 꿈꾸는 여행지는 다르다. 파리의 에펠탑일 수도 있고 세렝게티의 끝없는 초원일 수도 있다. 지인 중에 몰타에 빠져 유학을 꿈꾸던 분이 있었다. 현실에 맞물려 끝내 이루지 못하였고 오랜 시간이 지난 현재도 큰 후회와 아쉬움이라고 했다.

 

몰디브가 가고 싶은 꿈의 여행지라면 몰타는 여행을 하다가 발견한 꿈의 여행지이다. 해변으로 이동하기 위해 배를 타야 했는데 선착장에 들어온 배를 보는 순간부터 이미 꿈같은 풍경이 시작되었다. 15세기 갤리선 느낌을 풍기는 멋진 배를 보자 설레는 마음에 선상에서 잠시 해적 놀이를 했다. 혼자 상상했던 선상에서의 짧은 모험이 슬슬 지겨워질 무렵 바다의 색이 밝아진다. 아마 수심이 조금 낮은 섬 가까이에 왔기 때문일까. 강렬한 햇살에 파란 바다가 눈을 향해 후레시를 터뜨린다. 이쪽에서도 사진을 찍어 맞불을 놓지만 바다의 후레시 세례는 도저히 이겨낼 수가 없다. 스포트라이트가 끝나자 에메랄드색 바다가 보인다.


눈이 시릴 만큼 밝은 바다와 맑은 하늘이 마음속 모든 찌꺼기를 씻겨주는 기분이다. 바다 위 황토색의 거친 절벽은 바다를 사파이어와 에메랄드로 나누어 주었고 바다에서 지친 사람들의 휴식터가 되어주었다. 여느 바다와 확실하게 풍경이 달랐다. 지금껏 봐온 것 중 최고의 바다라고 꼽을 만큼 멋진 광경이었다. 바다에 들어가도 온몸이 보일 만큼 맑은 물이다. 수심도 깊지 않아 대형 수영장에 온 기분이다. 바닷물의 온도는 적당했지만 가끔 입으로 물이 들어올 때면 굵은소금이 퍼붓는 느낌이 들 정도로 짠맛이 강했다. 경이로운 풍경에 쉬지도 않고 돌아갈 배가 올 때까지 물놀이를 했다.


누군가의 꿈을 쫓아온 이곳은 이제 다른 이에게 추천할 만한 꿈의 장소가 되기에 충분했다. 바다를 담아가고 싶다. 네모난 얼음통에 얼리면 에메랄드가 될 것만 같은 이 청명한 바다를 갖고 싶다.



사파이어 바다


에메랄드 바다 위에서 선상 파티를 즐기는 사람들


이슬람 문화의 영향을 받은 건축물과 갤리선 느낌의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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