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비의 제1습관과 퇴계의 ‘거경궁리’의 만남

자기 리더십의 동서고금 통합 철학

by 이재현

스티븐 코비의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에서 가장 먼저 등장하는 원칙은 바로 ‘주도성(Proactivity)’이다. 그는 말한다. "자극과 반응 사이에는 선택의 여지가 있다." 즉, 환경이나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가치와 목적에 따라 반응할 수 있는 능력이 바로 인간의 고유한 힘이라는 것이다. 이 주도성은 단지 행동의 문제가 아니라, 존재의 태도이다.


이와 놀라울 만큼 닮아 있는 사유가 바로 퇴계 이황의 ‘거경궁리(居敬窮理)’다. ‘경’은 내 마음을 깨어 있게 지키는 힘이고, ‘리’는 사물과 현상 속에서 본질을 꿰뚫는 이치다. 퇴계는 이 둘을 함께 실천함으로써 인간이 자신의 삶을 스스로 다스릴 수 있다고 보았다. 쉽게 말해, 자기 마음을 돌아보고, 세상의 흐름을 살피며, 그것에 휘둘리지 않고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방식이다.


코비가 강조한 ‘자기 주도성’과 퇴계가 말한 ‘거경궁리’는 서로 다른 시대와 문화 속에서, 인간의 삶이 가져야 할 근본적인 태도를 말하고 있다. 자기 마음에 대한 책임, 삶의 방향에 대한 자각, 외부 자극보다 내면의 기준에 따른 선택 — 이 세 가지는 양쪽 철학이 공유하는 핵심이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빠르고 복잡한 정보 속에서 자주 중심을 잃는다. 순간적인 감정, 타인의 시선, 끝없는 자극들 속에서 무의식적으로 반응하며 살아간다.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잠시 멈춤’이고, ‘거경(敬)’이다. 그리고 그 멈춤 속에서 이치를 찾고, 나다운 선택을 내리는 것이 ‘궁리(窮理)’다.


오늘 하루, 어떤 선택 앞에 섰을 때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이 선택은 진짜 나의 기준에서 나온 것인가?” 코비와 퇴계는 시대를 넘어 같은 대답을 준다. 진짜 리더는, 자기 마음을 먼저 다스릴 줄 아는 사람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반응적 삶에서 주도적 삶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