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야 할 일보다, 살고 싶은 삶을 먼저 정하라

소중한 것 먼저 하기

by 이재현

“오늘 무엇을 해야 하지?” 우리는 보통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이렇게 묻는다. 곧이어 해야 할 일들의 목록이 머릿속을 가득 채운다. 일정, 회의, 메시지, 마감. 하지만 정작 더 중요한 질문은 따로 있다. 바로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이다. 해야 할 일보다 먼저 떠올려야 할 것은 ‘살고 싶은 삶’이다.


현대인은 수많은 과제와 책임 속에 살고 있다. 해야 할 일은 끝이 없고, 늘 무언가가 부족하고, 어디에선가 뒤처지고 있다는 불안감이 우리를 몰아세운다. 그래서 우리는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쫓기듯 살아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때 삶의 방향을 회복하는 열쇠는 바로 일보다 먼저 삶을 설계하는 태도에 있다.


우리는 흔히 삶을 일의 성과로 판단한다. 하지만 삶은 결과물이 아니라 방향이다. 하고 싶은 일보다 먼저 되어야 할 질문은, ‘나는 어떤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은가?’라는 질문이다. 어떤 정체성, 어떤 태도, 어떤 관계를 지닌 존재로서 살아가고 싶은지를 스스로에게 묻는 것이다. 이 질문이야말로 모든 시간관리, 우선순위 설정, 계획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퇴계 이황은 관직을 맡거나 내려놓는 결정, 제자를 가르치거나 산책을 나서는 일상 속에서도 ‘무엇을 할까’보다 ‘어떻게 살까’를 먼저 생각했던 인물이다. 그는 자신이 원하는 이상적인 삶의 원형을 먼저 마음속에 그려놓고, 그에 맞게 하루하루를 실천해 나갔다. 마치 큰 그림을 먼저 그린 뒤에 세부를 채워나가듯, 삶의 본질을 정한 후 일의 우선순위를 따져간 것이다.


우리 역시 해야 할 일보다, 살고 싶은 삶을 먼저 정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오늘 하루를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오늘 나는 어떤 표정으로 사람을 대하고 싶은가? 어떤 가치를 기억하며 하루를 보내고 싶은가? 어떤 감정으로 오늘 하루를 마무리하고 싶은가? 이 질문이 오늘 하루를 다르게 만든다.


그날그날의 업무와 계획도 중요하지만, 그것이 ‘내가 살고 싶은 삶’과 연결되어 있을 때 비로소 의미를 얻는다. 삶은 단지 해야 할 일의 연속이 아니라, 내가 바라는 방향으로 매일 조금씩 나아가는 과정이다. 그래서 우리는 방향을 잃지 않기 위해, 매일 아침 자기 삶의 나침반을 꺼내 들 필요가 있다.


오늘 하루의 시작에 이렇게 적어보자. “나는 오늘 이런 마음으로 살겠다.” 그리고 하루가 끝날 무렵, 이렇게 묻자. “나는 오늘 그 삶을 살았는가?” 이 단순한 실천이 반복되면, 삶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한다. 남이 준 과제가 아니라 내가 선택한 삶을 살아간다는 감각. 이것이야말로 주체적인 인생의 출발점이다. 해야 할 일보다, 살고 싶은 삶을 먼저 정하는 것. 그것은 오늘을 다르게 사는 결단이며, 장기적으로는 인생을 다시 쓰는 용기이다. 진짜 리더십은 과제 처리 능력이 아니라, 삶의 방향을 먼저 정할 줄 아는 능력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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