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大學)’이 말하는 리더의 자격
나를 먼저 다스리는 자, 세상을 이끈다
리더십은 타인을 이끌기 이전에, 자기 자신을 다스리는 내면의 힘에서 시작된다. 이는 유교 경전인 ‘대학(大學)’이 말하는 핵심 원리이기도 하다. ‘대학(大學)의 서두에는 이렇게 선언되어 있다.
“대학의 도는 명명덕(明明德)에 있고, 친민(親民)에 있고, 지어지선(止於至善)에 있다.”
즉, 밝은 덕을 드러내고, 사람들과 가까이하며, 최고의 선에 이르도록 나아가는 것이 ‘대학의 길’이다. 그러나 이 이상은 결코 타인으로부터 시작되지 않는다. ‘대학’은 이를 실천하는 구체적 경로로서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를 제시한다. 이 말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리더십의 핵심 원리이다.
수신(修身), 리더십의 출발점은 ‘자기 점검’
‘수신’은 문자 그대로 ‘자기를 닦는 것’이다. 이는 예절을 갖추는 수준을 넘어서, 자신의 욕망을 성찰하고, 자신의 말과 행동을 조화롭게 통제할 줄 아는 능력을 말한다. 즉, 리더는 먼저 자기감정과 충동을 다스릴 줄 알아야 하며, 외부의 유혹이나 타인의 평가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기준을 유지할 줄 알아야 한다.
퇴계 이황은 이를 “성찰하는 힘”이라 불렀다. 그는 ‘대학’의 가르침을 따라 리더는 내면의 수양을 통해 외면의 질서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보았다. 겉으로 드러나는 말이나 정책보다, 리더 자신의 품성과 태도가 공동체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크다는 점을 간파한 것이다.
리더십은 자율에서, 신뢰는 자기 통제에서 시작된다
현대 심리학에서도 유사한 통찰을 제공한다. 자기 통제력(self-regulation)을 갖춘 사람은 감정적 안정과 판단의 일관성을 바탕으로 타인의 신뢰를 얻는다. 이는 곧 조직과 공동체 내에서의 영향력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내부가 정돈되지 않은 리더는 늘 상황에 반응하며, 자신이 아닌 타인에 의해 방향이 정해진다.
스티븐 코비(Stephen Covey)는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에서 이를 이렇게 요약한다:
“개인의 승리가 없는 공동체의 승리는 없다.”
‘개인의 승리’란 자기 관리, 자기 훈련, 자기 성찰의 과정을 뜻한다. 자기 자신을 승화시키지 못한 사람이 공동체를 이끄는 것은 모래 위에 집을 짓는 것과 같다.
오늘의 리더, 왜 다시 ‘수신’을 이야기해야 하는가?
디지털 시대는 정보를 쥔 자가 권력을 갖는 시대이다. 그러나 정보는 판단력과 지혜를 대신할 수 없다. 속도는 높아졌지만 방향은 흔들리고, 기술은 발전했지만 공동체의 신뢰는 오히려 약화되었다. 이런 시대일수록 ‘내면의 안정’을 갖춘 리더가 절실하다.
그는 결정을 미루지 않지만, 충분히 성찰한 후 행동한다. 그는 타인을 조종하지 않고, 스스로의 모범을 통해 영향을 미친다. 바로 이런 리더가 ‘대학’이 말하는 “수기치인(修己治人)”의 리더이며, 퇴계가 추구했던 ‘덕으로 다스리는 자’다.
당신은 어떤 리더입니까?
나를 다스리지 못한 채, 타인을 이끄는 데 급급하지는 않았는가?
오늘 하루,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나의 말과 행동이 조화를 이루는지 점검해 보자. 그 정직한 성찰이야말로, 진짜 리더십의 출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