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리터러시와 학습 감각
오늘날 AI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더 이상 단순히 글을 읽고 쓰는 문해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현대의 문해력은 종이책을 해독하는 능력을 넘어, 디지털 환경 속에서 정보의 의미를 파악하고, 기술을 활용하며, 맥락에 맞게 비판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힘을 포함한다. 이를 우리는 흔히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라 부른다.
1. 정보의 홍수 속에서 ‘읽는 힘’
AI와 인터넷은 하루에도 수십억 건의 정보를 쏟아낸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단순히 많은 정보를 접하는 것이 아니라, 그중에서 무엇이 진짜이고 무엇이 가짜인지, 무엇이 본질이고 무엇이 부차적인지를 가려낼 수 있는 힘이다. 가짜 뉴스, 조작된 이미지, 왜곡된 통계가 넘쳐나는 지금, 디지털 리터러시는 생존에 가까운 필수 역량이다. 퇴계가 작은 일에도 경(敬)을 잃지 말라고 했듯, 오늘날의 경은 곧 ‘주의 깊게 읽고 판단하는 태도’라 할 수 있다.
2. 데이터를 ‘이해하는 감각’
AI 시대의 문해력은 단순한 독해 능력에서 더 나아가, 데이터를 해석하고 활용하는 감각을 포함한다. 숫자와 그래프, 알고리즘의 추천 결과, AI가 제시하는 답변 뒤에 어떤 전제와 한계가 숨어 있는지를 읽어낼 줄 알아야 한다. 이는 특정 전공자만의 영역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요구되는 새로운 형태의 문해력이다. 마치 글자를 읽을 줄 알아야 사회생활이 가능했듯, 앞으로는 데이터와 AI의 언어를 해석할 줄 알아야 사회적 활동이 원활해진다.
3. 학습 감각 — 배우는 법을 배우는 능력
디지털 리터러시는 기술적 숙련을 넘어 학습 감각과 연결된다. 새로운 앱, 새로운 플랫폼, 새로운 도구가 계속 등장하는 시대에, 중요한 것은 한 번 배운 지식을 붙들고 있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것을 배우는 법을 아는 능력이다. 즉, ‘학습을 습관화한 사람’이 곧 디지털 시대의 강자가 된다.
학습 감각은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배우는 과정에서 즐거움을 찾고, 배운 것을 즉시 적용하며, 필요하다면 다시 수정하고 갱신하는 유연한 순환 과정을 말한다. 이는 퇴계가 강조했던 ‘작은 실천의 반복’과도 닮아 있다.
4. 리더십과 연결되는 디지털 문해력
리더에게 디지털 리터러시는 특히 더 중요하다. 기술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한 채 트렌드만 좇는 리더는 쉽게 피로와 혼란에 빠진다. 반대로, 기술의 본질을 읽어내고, 그 가능성과 한계를 균형 있게 판단하는 리더는 구성원에게 신뢰를 준다. 또한 학습 감각을 몸에 익힌 리더는 조직 구성원들에게도 “배우는 문화를 공유”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