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적 리더십의 언어

마음이 흔들릴 때 꺼내보는 심학의 말들

by 이재현

인생의 길에서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 순간은 거의 없다. 작은 말 한마디에도 마음이 요동치고, 예기치 못한 사건 앞에서 두려움과 불안은 순식간에 우리를 휘감는다. 그럴 때 필요한 것은 거창한 철학적 논문이 아니라, 짧지만 마음을 붙잡아 주는 한마디다. 심학의 전통 속에는 그런 말들이 숱하게 담겨 있다.


퇴계는 제자들에게 늘 “경(敬)을 잃지 말라”라고 당부했다. 경은 곧 마음의 중심을 잃지 않는 힘이다. 삶이 흔들릴 때 “지금 내 마음은 경을 지키고 있는가?” 하고 묻는 것만으로도 방향이 잡힌다. 그것은 마치 흔들리는 배 위에서 노를 꽉 붙잡는 것과 같다.


또한 심학은 “신독(愼獨)을 잊지 말라”라고 가르친다. 신독은 혼자 있을 때에도 스스로를 삼가는 태도다. 외부의 시선이 사라지는 순간, 우리는 가장 쉽게 무너진다. 하지만 “지금 나는 나 스스로를 지켜내고 있는가?”라는 물음을 던질 때, 내 마음은 다시 자리를 잡는다.


심학도설에는 이런 말도 전해진다. “내 마음이 곧 우주의 중심이다.” 이 말은 자칫 교만하게 들릴 수 있지만, 그 뜻은 다르다. 흔들리는 마음속에서도 내가 내 마음을 주재할 때, 그 마음이 곧 삶의 중심이 되고 세상의 길이 된다는 가르침이다. 세상이 나를 흔들어도, 내 마음을 지키는 순간 나는 이미 우주와 연결되어 있다.


현대의 리더십에서도 이러한 짧은 말들은 위기 속에서 등불처럼 빛난다. 혼란한 회의 자리에서, 실패 앞에서, 관계의 상처 속에서, “경을 지켜라”, “신독을 잊지 마라”, “내 마음이 중심이다”라는 짧은 문구는 단순한 위로를 넘어 내면의 질서를 회복시키는 열쇠가 된다.


마음이 흔들릴 때 꺼내보는 심학의 말들은 단순한 격언이 아니다. 그것은 수백 년의 수양 전통이 응축된 실천의 지침이며, 혼란 속에서 다시 중심을 세우게 하는 내적 리더십의 언어다.

심학은 우리에게 이렇게 속삭인다. “마음이 흔들릴 때, 먼저 그 흔들림을 자각하라. 그리고 짧은 한마디를 붙잡아라. 그 한마디가 너를 다시 세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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