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동창 송년 모임에 다녀왔습니다. 함께 수학한 친구들이며 47년 전에 700명이 졸업을 하였습니다. 매년 열려온 송년 모임으로 5년 전까지만 해도 100명 정도가 참석했는데 참석하는 친구들이 점차 늘더니 지난해부터는 200명 정도의 인원이 참석합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세월이 흐르면서 줄어야 할 것 같은데 놀랍게도 참석하는 친구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아마도 이제 시간적 여유가 있고 친구들끼리의 모임이 재미있나 봅니다.
우리 친구들은 일 년 동안 이런저런 종류의 동창들 모임에 참여합니다. 3학년 때 한 반이었던 친구들의 모임이 있습니다. 반창회라고 부르며 반에 따라 년 2~4회 모임을 갖습니다. 열두 개의 반이 있는데 올해부터 나는 9반의 반장입니다. 다른 곳에 가서 내가 반장이라고 이야기하면 사람들은 어느 동네 반장(?)이냐고 물어봅니다. 서울 및 전국 지역별 모임도 있습니다. 서울의 강북 강서 강동 등이 있으며 분당 인천 대전 부산 등등의 모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합창, 탁구, 당구, 산악, 라이딩, 골프 등 취미활동 동아리도 있습니다.
나는 합창단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우리 합창단에는 28명의 친구가 함께하고 있으며 일주일에 한 번씩 모여 친구 지휘자의 지도로 노래 연습을 합니다. 한 해에 한 번 연주회를 여는데 올해는 규모가 있는 영산아트홀에서 400여 명의 가족들과 친구들 앞에서 제4회 정기연주회를 하였습니다. 20곡의 노래 중 6곡은 16명의 여성과 혼성으로 합창을 하였습니다. 여성 단원들은 남성 단원들의 부인이며 제 아내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한 친구는 부인으로부터 자기가 지금까지 한 일 중 최고로 잘한 일이 합창하는 것이라며 칭찬을 들었다 합니다. 합창단에서 노래를 부르는 동안 부부 사이가 좋아졌다고 말하는 친구도 있습니다. 우리 합창단은 동창생 자녀의 결혼식에서 축가를 부르기도 합니다. 지난해에는 제 딸이 미국에서 결혼식을 하였는데 친구들이 직접 참여할 수가 없기에 축가 영상을 제작하여 보내주었습니다. 딸아이는 아빠와 아빠 친구들이 불러주는 축가를 들으며 감동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우리는 내년에 합창대회도 한번 나가고 자선 연주회도 하자고 다짐하였습니다.
어느덧 사회가 인정하는 노인이 되었습니다. 지하철을 공짜로 이용한다고 해서 지공족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아직 우리는 노약자석에 앉는 것이 불편합니다. 지금도 만나면 서로 이놈 저 놈하고 때로는 다투기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랬나 하는 식입니다. 친구들과 함께하는 동안 우리는 아직도 고교생입니다. “백 년을 살아보니”의 저자 김형석 교수는 말합니다. 지금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작가는 60대로 가겠다고. 인생의 황금기는 60에서 75세까지이며 우리가 배움을 놓지 않는다면 계속해서 정신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나는 지금 내 생애 첫 책 쓰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책을 쓰는 동안 자신을 돌아보게 되고 글을 쓰면서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게 됩니다. 올해까지 책을 내겠다고 결심하였으나 내년에는 되어야 할 것 같네요. 어서 책을 내어 내가 생각하고 경험했던 것을 독자들과 함께 공유하며 함께 성장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송년 모임에 아내와 함께 참여하였습니다. 200명의 참석자 중 부인과 함께 참석하는 친구는 20명 정도 됩니다. 부부동반으로 참석하기를 적극적으로 권유하나 함께 참석하는 부부는 매년 비슷한 수준입니다. 아내는 동창들 사이에서 거의 모르는 사람이 없습니다. 13년 전에는 친구의 추천으로 ‘은퇴한 중년의 사이좋은 부부’라는 콘셉트로 우리 부부의 이야기가 TV에 소개 돤 적도 있습니다. 항상 붙어 다니는 우리 부부를 친구들은 은근히 부러워합니다. 올해는 복도 많아 행운권 추첨에서 아내도 당첨되고 나도 당첨되어 푸짐한 선물을 받았습니다. 함께 가자고 하면 사양하지 않고 따라나서 주는 아내가 고맙습니다. 오래오래 친구들과 함께 인생의 황금기를 보내고 싶습니다.
2019. 11. 30. 이재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