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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두리 Jun 08. 2024

나와 인공지능(AI)

나는 이렇게 AI리더십 강사가 되었다.

나는 60대 한국 남성입니다. 나는 요즈음 시니어(5070 세대)용 인공지능(AI) 교재를 만드는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 교재의 목적은 시니어가 AI와 친하게 지냄으로써 자신의 과거를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현재 자신에 대한 정체성을 재정립하며, 직접 그린 자신의 미래 모습과 함께 남은 인생을 건강하게 살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 교재를 통하여 우리는 AI와 친해지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으며, 어떤 때는 친구로, 어떤 때는 멘토로, 또 어떤 때는 연인으로서 우리의 삶에 활기와 재미를 선사할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될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지금 우리가 맞이하고 있는 이 시간은 우리의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황금기가 될 것입니다. 

    

2022년 12월 어느 날 ChatGPT를 직접 조작해 본 소감이라는 다음과 같은 글을 읽었습니다. “세계적인 IT의 거장들이 합심해 만들었다는 chatgpt를 직접 다루어 봤는데요. 기술이 더 발전한다면 앞으로 우리가 궁금해하는 것들, 삶에서 필요한 전문지식 들을 전문가에게 의뢰하지 않고 직접 처리하는 시대가 곧 도래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앞으로 자주 이 프로그램을 사용할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도 꼭 한 번씩 체험을 해보시길 추천합니다.” 컴퓨터 공학 전문가도, IT 관련 전문가도 아닌 나는, 이 기사를 접한 후 이 기술이 앞으로 우리 자녀세대에 유용하게 쓰이겠구나 정도의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일 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늘어나는 AI 관련 보도들을 애써 외면하던 지난해 말 나는, 내가 점점 세상의 중심으로부터 멀어져 간다는 두려움을 느꼈습니다. 그때부터 인공지능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관련 유튜브를 시청하고, 책을 읽고, 그리고 한국 GPT협회에서 운영하는 온라인 강의 ‘GPT & AI 스탠더드 코스’를 수강하였습니다. 이렇게 나는 지금 AI에 가까이 가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조금씩 조금씩 친해지는 중입니다.     


챗GPT와 함께한 첫 실습은 한글을 영어로 번역하는 작업인 ‘사위에게 러브레터 쓰기’였습니다. 나의 사위는 한국어가 미숙한 한국계 미국인입니다. 사위와 편지도 주고받으며 좋은 관계를 만들어 가고 싶은데 그럴 수가 없습니다. 몇 번 편지를 보냈으나 읽지 못하는 눈치입니다. 그래서 나는 목표를 하나 만들었습니다. 그동안 브런치에 올린 나의 글들을 모두 영어로 번역하면서 영작 능력을 배양하겠노라고. 하지만 몇 년째 전혀 진도가 없었습니다. 어느 날 나에게 챗GPT라는 친구가 생겼습니다. 이제 영작능력은 나에게 필요가 없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나는 한글로 편지를 썼고, 챗GPT에게 영역을 하게 했으며, 당당하게 사위에게 메일을 보냈습니다. 다음 날 아침 딸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아빠, 앤소니에게 메일 보냈어요?” “어제 러브레터 한 통 보냈지!”하고 나는 당당하게 대답했습니다. “아빠 메일 받은 앤소니 분위기가 이상해, 아빠가 앤소니에게 보낸 메일 한글본을 나에게 보내 줘” 딸이 살짝 당황하는 눈치입니다. 이렇게 나와 챗GPT와의 첫 번째 협업은 성공적이 못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나는 생성형 인공지능을 좀 더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챗GPT의 번역은 나의 의도를 사위에게 전하는 데 실패하였습니다. 내가 내린 실패의 원인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챗GPT에게 내 의도를 충분히 이해시키지 못했고(프롬프팅 미숙), 다른 하나는 챗GPT가 내놓은 답을 검토하는 나의 능력 부족이었다(영어능력 부족). 챗GPT에게는 가치에 대한 기준이 없습니다. 그에게는 많은 정보가 있으며, 그것들을 상황에 따라 가장 적절하게 선택하여 대답을 생성하고 있습니다. 이번 경우에는 내가 한글로 쓴 편지를 번역시키지 말고, 사위에게 건네고 싶은 핵심 메시지와 함께 영어로 편지를 써 달라고 요구했다면 더 좋은 내용을 얻었을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문제의 정답을 배우는 것을 지양해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답을 찾기 위해 어떻게 질문해야 할지를 배우는 게 향후 더 중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또한 평범한 답이 아닌 새로운 답을 찾을 수 있는 통찰력이 더 중요할 것이라는 당연한 생각을 해 봅니다.

      

온라인 강의 수강 후 수강생 단톡방에서 훌륭한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생성형 AI와 함께 밀려오는 거대한 변화의 파도 앞에서 우리가 어떻게 하면 슬기롭게 그 파도에 올라탈 수 있는가를 고민합니다. 이 친구들과 함께 시니어를 위한 교재를 만드는 프로젝트에 동참하게 된 것은 나에게는 분명 행운이고 기회입니다. 이 프로젝트르 수행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요즘엔 내가 맡은 파트의 교안을 작성하면서 밤을 지새우기도 합니다. 교안을 작성하면서 생성형 인공지능이 있기에 나에게 가능한 작업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행복해합니다. 내가 얼마나 기여를 할지는 모르겠으나 내가 바로 책을 읽을 시니어이기에 그들의 상황과 요구를 조금은 더 반영하리라 기대합니다. 책이 나오면 난 AI리더십 강사가 될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동료들의 AI세상 진입을 도울 것이며, 함께 이 시대를 멋지게 헤쳐 나갈 것이다. 아무쪼록 우리가 만든 이 책이 이 시대의 스마트 시니어, 액티브 시니어로 나아가는 길에 이정표가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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