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학교 식판은 진짜 진짜 커!”
온이와 유는 급식도 먹고, 4교시까지 수업도 했다.
학교 다닐 때 보면 어김없이 “선생님 밥 언제 먹어요?”하는 친구들이 있는데, 엄마도 아빠도 그렇게 해본 적이 없어서 어떤 아이들이 밥을 달라고 하나 궁금했다.
그런데 그 아이가 내 아이라니.. 웃음이 났다.
“엄마 선생님한테 급식 언제 먹는 거냐고 내가 계속 물어봤어”
배도 고프고, 빨리 밥도 먹고 싶고, 학교 급식은 어떻게 먹는지 너무 궁금해서 몇 번을 물어봤다고 했다.
“그랬어? 그래서 급식은 어땠어?
“엄마.. 식판이 있잖아 엄청나게 커! 진짜 커!”
그동안 앙증맞은 식판으로 먹던 너희는 식판 사이즈에 압도되었는지 식판 얘기만 했다.
식판 크기가 너희에게 핫이슈가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던터라, 세상에서 제일 큰 식판을 봤다는 너희의 반응이 그저 귀여웠다.
학교는 유치원 때 보다 더 빨간 김치가 있고, 매운 국물이 자주 나오고, 짜요짜요가 밥이랑 같이 나오는 대단한 곳이라고 했다.
밥 먹는 시간을 기다렸던 것과는 다르게 안 먹어본 음식에는 젓가락이 닿지 않았을 것이고, 밥 먹는 속도를 맞추느라 어영부영 먹었을 거라는 짐작은 수저통에서 꺼낸 반짝반짝 빛나는 수저와 젓가락을 보면서 확신으로 바뀌었다.
감자탕이나 닭볶음탕은 먹어본 적이 없으니 메뉴 자체가 신세계였을 것. 그래도 짜요짜요로 여덟 살 엉아의 마음을 훔친 오늘의 급식 덕분에 내일의 급식시간이 기대된다고 했다.
학교는 매운 국물이 자주 나오는 것 같다던 너희는 떡볶이와 라면도 곧잘 먹는 형님이 되어가고 있다.
아직은 선긋기와 학교를 둘러보는 게 전부인 새싹 같은 너희는 급식 먹는 재미로 학교를 가는 것도 같지만, 아무렴 어떨까 이렇게 서서히 적응하는 것만으로도 고마운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