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이라고는 없는 말캉말캉한 엄마 배를 녀석들은 슬라임 같다고 했다.
그런 엄마 배를 조몰락 거리는 걸 좋아하는 온이는 오늘도 엄마 배를 만지려다가 두드러기를 발견했다.
"엄마! 엄마 배 왜 이래요?"
"응..?"
배 전체에 빨간 두드러기가 퍼져 있었다.
"왜 그러지? 뭘 잘못 먹었나..?"
그러자 온이는 배를 만지며 "엄마 가려워? 아니면 아파? 피부가 딱딱해지지는 않았는데.." 하며 한참을 살피며 느낌을 물었다.
온이와 유가 번갈아가면서 살펴보고 걱정해 주는 모습이 고마웠다. 언제 이렇게 자라서 엄마를 걱정하는구나 싶어서 기특하기도 했다.
엄마를 걱정해 주는 형님이라 해도 아직은 아기인 녀석들은 잠자리 분리가 완벽히 이루어지지 않았다.
2층 침대를 들이고 잠자리 분리 되었다고 좋아하던 찰나에 한 명은 아빠, 한 명은 엄마가 토닥여주어야 잠이 든다.
마치 매일 밤 잠자기 전 루틴처럼..
엄마랑 자고 싶다고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보면 짜증이 났다가도 언제까지 엄마랑 자고 싶다고 할지 모를 일이라 품에 꼭 안는다.
오늘은 온이가 엄마랑 자는 날이라고 선전포고 하듯 말했다.
그러자 유가 말했다.
"너 근데 엄마한테 옮는 거 아니야? 엄마 배에 난 게 두드러기가 아니고 홍역일 수도 있잖아."
온이는 아무 말이 없고, 유가 이어서 말했다.
"내가 책에서 봤는데, 홍역도 그랬어. 붉은색으로 온몸에 퍼진다고 했는데 모양이 어쩌면 홍역일 거 같아. 근데 홍역은 전염병이라 같이 자면 옮을 텐데 너 괜찮아?"
유의 말을 듣고 속으로 얼마나 웃기던지 웃음을 참느라 눈물이 날 지경인데, 품에 꼭 안겨 있던 온이는 조심스레 혼잣말처럼 말했다.
"아.. 오늘은 그냥 혼자 자볼까.." 온이의 마음이 어떤지 느껴져서 웃음이 났다.
"왜.. 옮을까 봐 그래..?" 온이는 조심스럽게 그렇다고 했다.
곧 온이는 단호하게 "엄마 오늘은 우리 거리두기 하는 게 좋을 거 같으니까 방에서 나가주면 좋겠어."라고 했다.
뭐 스스로 잔다고 하면 나야 편하니까 좋을 일인데, 엄마 걱정보다 저 옮을까 봐 나가라니.. 웃기던 마음은 어디 가고 서운했다.
그러자 유가 망설이듯 "그럼 내가 엄마랑 같이 잘까.. 아니야, 그냥 혼자 자야겠다."라고 했다.
엄마를 위로하듯 "엄마 긍정적으로 생각해."라고 말하며 위로 아닌 위로도 건넸다.
거실에 멀뚱이 앉아 무섭다고 하면 곁에 가주려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녀석들은 어느새 잠이 들었다.
잠자리 분리가 완벽히 이루 어지 않아 늘 토닥였고, 다리도 주무르고, 꼭 안아주었는데..
오늘 엄마의 두드러기가 잠자리 분리에 큰 힘이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홍역은 무섭고 무서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