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은 말이지.
'엄청 즐겁고, 기다려지고, 행복한 거야.'
'아니 그게 무슨 말이야.
방학은 선생님이 미치기 직전에 시작해서 엄마가 미치는 순간 끝나는 게 방학이라고'
방학이 기다려졌고, 무얼 할까 생각했던 작년과 너무나 다르다.
먼저는 학교는 방학이어도, 학원은 다니니까 완전한 방학이 아닌 것 같고,
그 사이사이 스케줄에 따라 움직이다 보니 뭔가 여유가 있는 듯하면서 쫓기고 있다.
삼시 세끼에, 라이딩에, 숙제 봐주는 것까지. 분명 손이 덜 타서 아쉬웠던 적이 많았는데
이번 방학은 무엇 때문에 이렇게 지치는 걸까.
체감상 이건 방학이라기보다 고도의 심리전에 빠진 것 같다.
매일 널뛰는 감정을 다 잡지 못해서 화가 났다가, 화를 다스려야겠다가
뭔가에 홀린 듯이 조절이 안 되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이게 무슨 상황인지 모르겠는 날의 연속이었다.
가슴에 불덩이 하나가 들어서 말투는 찌르고, 눈빛은 사나웠다.
자아가 커지는 너희와 그걸 알면서 충돌하는 부분이 이렇게 힘든 거였다니..
어쩌면 방학이 힘든 게 아니라,
점점 커가는 너희를 품는 엄마의 그릇이 작아서일지도 모르겠다.
일단 엄마부터 마음을 좀 내려놓고, 돌아봐야 할 것 같다.
이것은 엄마의 자기 반성문과 같은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