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일곱 개까지 뽑는 동안 엄마는 빳빳한 달러를 준비해 뒀다가 이빨요정 노릇을 했고, 너는 이빨요정에게 받은 달러로 무엇을 할까 궁리했다. 엄마는 그런 너를 보며 치밀했어야 했는데 편지를 쓰는 것도 달러를 놓는 것도 까맣게 잊었다.
아침에 잠에서 깨자마자 이빨요정이 준 편지와 달러를 찾느라 난리 법석이었는데 그제야 엄마도 아차 싶었다.
그리고 아무것도 모르는 척 물었다. "왜 그래? 뭐 잃어버렸어?"
유는 터덜터덜 방에서 걸어 나오며 잔뜩 실망한 듯 말했다.
"내가 이빨을 베개 밑에 안 놔서 이빨요정이 냄새를 못 맡았나 봐. 안 왔어"
엄마만 잊은 게 아니라 너도 같이 잊은 거라 순간 위기를 모면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아이고 어떡해. 깜빡했구나. 오늘 밤에 다시 베개 밑에 놓고 자자. 이빨요정은 어린아이 이 냄새를 잘 맡으니까 꼭 올 거야"
"응 꼭 와주겠지?"
"그럼"
어젯밤 이를 베개 밑에 넣지 않아 이빨요정이 다녀가지 않았다는 사실을 잊지 않고, 자려고 누웠던 유는 벌떡 일어나 팔로 가리고 편지를 썼다.
편지는 아무도 보지 못하게 몇 번이나 접어 휴지에 돌돌 쌓인 이와 함께 베개 밑에 넣어두었다.
엄마는 유가 잠이 들었을 때 얼른 편지를 읽어보았다.
이빨 요정님께.
이빨 요정님, 이빨 요정님은 진짜 있나요? 저는 잘 못 믿겠거든요.
이빨요정님은 어디에 사나요? 집주소를 알려주세요.
저는 이빨요정님이 이빨을 빼고 베개밑에 놓고 자면, 1달러를 주신다는 게 너무 좋아요.
항상 저 같은 어린이한테 돈을 주셔서 감사해요. 안녕히 계세요.
녀석은 답장도 반드시 써달라고 '답장종이'라고 쓴 빈 종이까지 첨부했다.
부스럭 거리는 소리에 눈을 떠 보니, 언제 일어났는지 게슴츠레하게 눈을 뜨고는 한 손에는 편지와 또 한 손에는 1달러를 가지고 기쁜 표정을 숨기지 못하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엄마는 그런 너를 보며 웃음이 번졌고, 너는 웃음기를 멈추고 물었다.
"엄마 근데 엄마가 장난친 거 아니지?"라고 물었다.
엄마는 거짓말이 들킬까 조마조마했다.
"엄마는 이제 일어났는데?"
"근데 꼭 느낌이 엄마가 나한테 하는 말 같아."
"이빨요정도 엄마처럼 너를 사랑하나 보다 그치? 그리고 이빨요정 싸인은 엄마도 처음 보는 거야."
"맞아"
역시 이빨요정이 다녀간 게 맞다며 빠른 수긍을 하더니 그동안 모아 온 달러를 한데 모아 책상 위에 펼쳤다.
이빨요정을 믿고 설렜을 너의 마음을 지켜주고 싶다.
그리고 그런 너의 모습을 보면서 나머지 앞 니를 위해서 달러를 더 바꿔 놓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