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 기다리던 아기가 찾아왔는데 걱정만 가득

노산 엄마의 현실

by 현주부


41살, 아기는 포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결혼을 하고 가장 많이 들은 말이 있었다.

"아기 없이도 둘만 잘살면 되지"

덕담으로 하는 이 말이 왠지 씁쓸하게 느껴졌다.


병원에서도 시험관을 서두르라고 권했지만 '내년쯤'하고 미뤄뒀었다.


결혼식을 올리고 며칠 동안 몸이 좋지 않고 생리도 하지 않았다.

강아지는 유독 자주 배를 차고 지나갔다. 전에는 없던 일이라 혹시나 했지만 괜한 기대로 실망하고 싶지 않아 모른척했다.


좋아하던 새우 초밥이 비리게 느껴지던 날, 직감적으로 임신 테스트기를 사 왔다.

두 줄이었다.


정말 기다려왔던 순간이었다. 감동적일 거라 생각했는데, 현실은 얼떨떨한 기분만 가득했다.


믿기지 않는 와중에 걱정부터 밀려왔다.


병원에서 아기집이 보인다고 했을 때 먼저 떠오른 건

'아기가 잘 버텨줄 수 있을까'


이 주 후 심장박동을 들으러 갈 때 긴장감으로 입술이 바짝 마를 정도였다.


진료를 기다리는 대기실 앞에서 불안함을 잠재우려 예능을 틀어봤지만 웃음은 나오지 않았다.


노산이었기에 임신 기간 내내 불안했다.

배가 조금만 아파도 검색창을 뒤져보다 산부인과로 달려가곤 했다.


막달에 작은 접촉 사고가 있었는데, 그날은 울면서 병원에 갔었다.


참 파란만장한 시간들이었다.


이런 내 걱정과 달리 아이는 건강하게 자라주었다.


지금 돌아보면 아기에게도 나에게도 미안하다.

축복 속에 마냥 행복해야 할 시간인데 걱정으로 그 행복을 충분히 누리지 못했던 것 같다.


다시 돌아간다면 불안해하기보단 그 순간의 행복을 마음껏 누리고 싶다.


인터넷을 보면 노산의 위험성에 대해 너무도 많은 글들이 있다.

그런 글들을 보고 마음을 편하게 갖기란 쉽지 않다.

차라리 보지 않는 편이 낫다.


나 역시 임신 중기부턴 맘카페에 출입 자체를 하지 않았다.


임신은 다시 오지 않을 계절이다.

지금 노산으로 나와 같은 불안을 겪는 사람들이 있다면, 부디 행복으로 가득 채워나가길 바라본다.


작가의 이전글육아 | 42살, 엄마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