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놀이터를 아이와 누리다

덴마크 코펜하겐 - 숙소 단지내 놀이터 <아이와 한달 유럽에서 살기>

by 준규네 홈스쿨


아이와 한달 배낭여행으로 첫 발을 내디딘 곳은 덴마크 코펜하겐이었습니다.

당초 계획은 아이와 함께가 아니라 저 혼자만의 여행계획이었습니다.


에너지로 말할 것 같으면 지치지 않는 다이슨 청소기 같고, 게다가 예민하기까지 한 아이를 6~7년간 키우며 나만의 휴가가 절실하다고 느꼈던 상황이었습니다. 일주일만이라도 혼자 여행을 다녀와 준규 동생을 낳으리라 선언하고 북유럽 여행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인터넷으로 여행지 사진들을 보다가 자꾸만 마음이 약해지고 말았습니다. 그곳의 박물관, 놀이터와 도서관을 볼수록 아이가 자꾸 눈에 밟히는 것이었습니다.


찹쌀모찌처럼 끈적끈적한 모성애와 깃털처럼 홀가분 할 여행사이에서 갈팡질팡하기를 며칠...

결국 미련을 떨치지 못하고 7살 아이를 데리고, 일주일이 아닌 한달 배낭여행의 길을 나서게 되었습니다.


코펜하겐 시내에서 멀지 않은 곳에 스튜디오(단독주택이 아닌 아파트나 오피스텔 개념)를 예약해 놓고 출발했습니다. 아이와 함께 지도를 보며 공항에서 숙소까지 이동하고, 목적지를 겨우 찾았을 즈음 마주한 것은 단지 내 위치한 숙소 앞 놀이터였습니다. '아차' 했습니다. 뭔가 불길한 여행의 서막을 알리는 듯 했습니다. ㅋㅋㅋ

어찌됐든 이 숙소에 머무는 동안 만큼은 피할 수 없겠다 싶었지요. 그때까지만 해도 유럽까지 여행가서 하루의 반을 놀이터에서 보내게 되리라고는 전혀 예측하지 못했습니다.


다음날 아침 식사 후, 시내구경을 하려고 숙소문을 열고 나가자 마자 난관에 봉착하고 말았습니다. 아이 마음 속에 "콕" 찜해 놓았던 숙소 앞 놀이터에서 그 간절한 눈빛을 마주해야만 했습니다. 물어보나마나 준규 여행의 첫번째 위시리스트였겠지요.


제 눈치를 살피며 이미 발은 놀이터를 향하고 있는 아이. 결국 숙소 단지내 놀이터에서 흙을 파기 시작합니다. 어릴적 경복궁에 고궁 산책을 데려갔는데, 고궁에는 관심없고 후미진 곳에서 하수구 그릴만 탐색하던 아이가 문득 떠오르더군요. ㅋㅋㅋ


결국 마음을 접고 놀이터 옆 벤치에 앉아 지도도 보고, 여행관련 계획도 세우며 옆자리를 지켰습니다. 이때만 해도 앞으로 닥칠 놀이터와의 위기를 감히 상상조차 하지 못했었지요 ㅋㅋㅋ


매일 가던 아파트 단지내 놀이터에서, 옆동네 아파트 놀이터만 가도 신선한데, 다른 나라 놀이터니 얼마나 오감이 짜릿하겠어요~

누군가 놓고 간 모래더미 위 장난감들도 생경하고, 주변 풍경도 이색적이니 더 신나겠지요.


그렇게 이 숙소에 묵으며 들어가며 잠깐, 나오면 잠깐씩 이 놀이터에서 수없이 놀았던 아이. 어떤 날은 동네 꼬마들하고도 놀고, 저는 옆 벤치에서 그 꼬마들의 엄마와 수다 타임, 갈만한 곳 추천도 받았습니다. 호텔에 있는 깔끔한 키즈카페보다 훨씬 훌륭해 보이지 않나요?


우리는 여행을 가면 꼭 그곳에서 유명한 곳, 남들이 다 가는 곳에 나도 가야한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낯선 곳에서의 새로운 경험과 체험이 먼저일 때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쉬어가는 법, 천천히 여행하는 법, 놀이터와 함께하는 여행을 아이를 통해 조금씩 배워 나가게 됩니다.


아이들의 여행경험은 '성장형 마인드셋'을 증가시키는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들도 많습니다. '뇌가소성'이라고 들어보신 분들 많으실 거예요.

우리 뇌는 다양한 외부 환경에 의해 자극을 받으며 신경세포들이 성장하기도 하고, 서로 연결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좋은 자극을 받을수록, 다양한 활동과 경험을 할수록, 뇌는 성장하기도 쇠퇴하기도 한다고 하죠.


낯선 곳에서의 긴장감은 오감을 좋은 쪽으로 긴장시킵니다.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을 유발하고, 낯선 장소에서의 기억은, 일상을 저장하는 방식과는 다르게 순간순간을 저장하게 만듭니다. 일상에서의 기억들은 모두 기억하지 못하지만, 여행에서의 찰나들은 평생 내 머릿속에, 그리고 마음속에 자리잡아 내 일부가 됩니다.


방학이라 아이들하고 붙어지내며 '저렇게 놀려도 되나?' 고민 되신다면 학원보다는 아이와 여유있게 방학중 여행을 계획해보시면 어떨까요??


언젠가 코로나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그날까지 ^^



장소안내

Amagergade, 1423 Copenhagen, Denm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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