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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

by 서정희

올해 여름,

옥수수를 좋아하는 딸내미 마음껏 먹으라고

강원도 옥수수를 박스로 보내주셨다.

우리 엄마아빠, 서로 몰래몰래 보내주신다.

그리 대단한 비밀이라고.


일주일 사이에 옥수수 두 박스를 받았다.

엄마 한 박스, 아빠 한 박스.

며칠 내내 옥수수 껍질을 까고 삶고 까고 삶았다.


엄마는 우리 집 냉장고가 비어갈 때쯤

어떻게 아셨는지 김치와 고기,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는 식자재를 주문해 주신다.

아빠는 내가 쭈구렁 해질 때마다 속이라도 채우라며 갈비탕, 삼계탕, 온갖 영양제를 주문해 주신다.


두 분 덕분에 우리 집 냉장고는 항상 가득가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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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 두 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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