뜯는 버릇

by 서정희

나에겐 두 개의 버릇이 있다.

하나는 손에 잡히는 모든 것들을 꼬아버리는 버릇, 다른 하나는 손에 잡히는 어떠한 것이든 뜯어버리는 버릇이다. 모두 불안하거나 초조할 때 나타나는 증상이다.


꼬는 작업을 시작하면서 다행히도 꼬아버리는 버릇은 거의 없어졌다. 그도 그럴 것이 하루에 몇 시간씩 꼬고 앉아있으니 다른 것들을 별로 꼬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기도 하겠지. 원래 하지 마라고 하면 더 하고 싶은 것처럼, 유해한 것에 노출되었을 때 방치하거나 더 심하게 노출시켜 버리면 들끓던 마음도 금세 사그라진다.

나에게 꼬는 버릇이 그렇다.

꼬는 작업을 하느라 손목이 아작 나고 승모근엔 명란젓같은 근육이 항상 뭉쳐있으니 다른 것들은 꼬고 싶지가 않다. 흙을 꼬는 것 만으로 이미 충분하다.


그럼 작업을 하지 않을 땐, 불안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

뜯으면 된다.

예전엔 주로 머리끝이나 옷 끝을 뜯었는데, 몇 년 전부터는 내 손톱을 뜯기 시작했다. 정확하게 말하면 오른손 중지 손톱 뿌리 쪽 살을 뜯는다. 너무 오래 뜯다 보니 피부가 몇 번씩 벗겨지고, 뿌리 쪽 살이 들려 큐티클이 생기지 않게 되었다. 심지어 감염이 되었는지 손톱이 변형되어 우글우글하게 자라는 지경까지 왔다.


외출하거나 낯선 사람을 만나야 되면 가끔 약을 먹어 불안을 잠재우기도 하지만, 보통은 식탁 밑에서 때로는 포개진 손 안에서 손톱을 뜯으며 초조함을 가라앉힌다. 어떤 날은 너무 심하게 뜯어 며칠 동안 빨갛게 퉁퉁 부어있기도 한다. 누군가가 우그러진 내 손톱을 알아본다면 작업하다 다쳤다며 얼버무리곤 하는데, 여간 민망한 게 아니다. 물론, 고쳐야 되는 버릇인 건 알고 있다. 그치면 벌어진 살갗을 탁탁하며 뜯을 때의 쾌감과 뜯겨져 까실해진 부분을 만질 때 느껴지는 희열을 도저히 끊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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