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취준생도 주말은 달라야 한다.
주말이다.
직장인 시절, 주말은 중요한 의미가 있었으며, 나름의 이해충돌도 있는 요일이었다.
주 5일 근무체계에서, 주말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쌓인 스트레스와 피곤을 풀어야 하는 중요한 이틀이다. 가끔 주말에 근무를 하게 되면, 그다음 주는 일주일 내내 무척 피곤함을 느낀다. 주말의 휴식은 내 체력을 유지하고, 직장에서 업무를 함에 있어서, 옆의 동료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한 '필수'이다. (옆의 동료가 지쳐서 헉헉대며, 그리고 짜증 내며 일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무척 피곤한 일이다. 다들 경험했을 것이다.)
그러나, 가정에 있어서, 아빠의 주말은 다른 의미로 매우 중요하다. 일단, 아이들은 주말에는 학교를 가지 않고, 무언가를 할 수 있는 날이다. 아이들이 주말을 손꼽아 기다리게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월요일에 아이들에게, '이번 토요일에 다 같이 에버랜드 가자'라고 이야기했다면, 아이들은 금요일까지 무척 행복하게 지낼 수 있다. 물론 이건 아이들이 초등학생일 경우의 이야기이다. (난 다행히도 두 아이 모두 초등학생이다.)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중학생만 되어도, 엄마 아빠와 어디를 가는 것보다, 집에서 게임을 하거나, 친구들을 만나는 것을 더 좋아한다고 한다. 그래서, 아이들이 '엄마 아빠랑 ***가자'라고 했을 때, 좋아하는 시기에는 최대한 많이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라고 이야기해 준다. 더군다나, 직장생활을 하는 부모는 평일에는 거의 아이와 지낼 시간이 없음으로, 주말이라도 반드시 아이와 추억과 친밀감을 쌓아야 한다.
전업주부인 아내에게도 주말은 평일과 다를 필요가 있다. 직장인과 마찬가지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가사노동(또는 돌봄 노동)을 하였다면, 당연히 주말은 휴식이 필요하다. 얼마 전 장하준교수님의 책을 읽었는데, 그 책에서도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많은 나라에서 가사노동(돌봄 노동)의 가치를 폄하하는 경향이 아직도 많다는 말에 동감한다. 국민총생산에 가사노동의 가치는 포함되지 않는다. 만약 두 집에서 서로 상대방의 가사노동을 하고, 이에 따른 임금을 서로에게 지불한다면, 이런 경우 가사노동(돌봄 노동)이 국민총생산에 포함될 수 있는 반면, 내가 내 가정의 가사노동을 하는 것에 대한 가치는 인정되지 않는다. 다른 예로, 노환이 온 부모님을 집에서 돌본다면, 그 돌봄 노동에 대한 경제적 가치는 어디에도 반영되지 않는 반면에,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에 부모님을 모시면, 병원비나 요양원 돌봄비는 국가 경제 규모에 포함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상의 내용은 장하준교수님의 책에서 본 내용을 내 나름 다시 이해해 본 것임을 밝혀둔다.)
자녀가 결혼을 하고, 손주가 있는 부모님 입장에서도 주말은 다른 의미가 있다. 자녀가 결혼을 하고 출가를 하였다면, 주말은 출가한 자녀와 손주를 만날 수 있는 날이다. 은퇴한 부모님들에게 손주가 주는 기쁨은 특별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물론, 부모님이 평일에 손주를 돌봐주신다면, 이야기는 좀 달라진다. 나 개인적으로는 부모님이 손주를 돌보는 육아노동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대안이 없는 상황이 많음을 알기에, 이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기로 하겠다.)
직장인 부모는 이러한 이해충돌 속에서, 주말을 계획하고 보내게 된다.
그럼, 쉰두 살 취준생의 주말은 어떤가?
회사를 가지 않기 때문에, 평일이나 주말이나 사실 큰 변화는 없다, 차이가 있다면, 아이들이 주말에는 학교에 가지 않는다는 정도일 것이다. 내 일상은 사실 평일이나 주말이나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 그래서, 의도적으로 평일과 주말의 차이를 만들어야 한다. 취준생이어서, 더욱더 의도적으로 평일과 주말의 차이를 만들어야 한다.
나는, 주말에는 조금이라도 아이들과 함께, 늦잠을 자려고 한다. 이러기 위해서는 평일에는 늦잠을 자지 않아야 한다. 그래서, 난 취준생이 된 지금도 평일에는 회사 다닐 때와 같은 시간에 일어난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 평일에는 잠자리에 드는 시간도 일정하게 하기 위해 노력한다. 주말에는 아이들과 잠자리에도 약간 늦게 들고, 일어나는 것도 평소보다 한 시간 정도 늦게, 아이들과 같이 일어나려고 한다.
주말 아침식사는 내가 준비한다. 난 사실 요리 자체는 좋아한다. 요리를 하기 위해 재료를 다듬는 것과 요리 후 정리하는 것, 그리고 식사 후 설거지는 좋아하지 않지만, 요리를 하는 것은 좋아한다. 무언가 창조적인 일을 하는 것 같고, 가족들이 맛있게 먹는 것을 보는 일은, 직장에서 어떤 프로젝트를 끝냈을 때의 만족감보다 더 큰 만족감을 주기도 한다. 그렇다고 대단한 요리를 하는 것은 아니다. 프랜치토스트나 길거리토스트, 샐러드, 팬케이크 등의 간단한 음식이나, 떡국 또는 각종 해장국(이건 내 컨디션에 따른 취향이다.)을 끓이기도 한다. 나 스스로 팬케이크는 잘 만든다고 자부한다. 그래서, 팬케이크를 만드는 날은 나름 과일도 썰어 가지런히 올려서 모양을 내기도 한다. (플레이팅이라는 말도 있지만, 왠지 내 요리에는 모양내기라는 말이 더 어울리는 것 같다.)
평일과 다른 규칙적인 주말 일상을 만든다. 사실 주말마다 어딘가를 온 가족이 가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사실 난 사람이 붐비는 곳을 매우 싫어한다. 그래서, 주말에 놀이공원이나 워터파크 등을 가는 것은 좋아하지 않는다. 또한 경제적인 부담도 무시할 수는 없다. 요즘 물가가 너무 올라서, 온 가족이 하루 놀이공원에 다녀오려고 하면, 입장료, 식비, 교통비 등을 합하면, 20만 원은 후딱 넘어간다. (실업급여가 일 6만 6천 원인 상황에서 하루 경비 20만 원은 무척 부담스러운 비용이다.) 그래서, 우리 가족은 토요일 아침에는 온 가족이 도서관을 갔고, 일요일 오후에는 첫째와 배드민턴을 친다. (둘째는 이제 초등학교 3학년이어서, 배드민턴을 치기에는 어리다.) 최근에는 도서관 가는 것은 중단해서, 토요일에 할 일과를 찾고 있다. 그리고 토요일 오후와 일요일 오전에 부모님을 뵈러 가거나, 동네 산책을 하거나, 쇼핑을 한다. 앞으로 가끔은 고정 일과를 취소하고 짧은 여행을 가려고 생각하고 있다.
취준생에게도 반드시 주말이 필요하다. 아니, 취준생이기 때문에 반드시 의도적으로 주말을 만들어야 한다. 삶에 있어서, 매듭은 매우 중요하다. 끈을 길게 꼬기 위해서는 반드시 일정한 간격으로 매듭을 넣어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끈은 반드시 엉키게 되고, 매듭을 중간중간에 넣지 않은 끈이 꼬이거나 엉키면, 여직까지 꼬은 줄 모두를 풀어주거나 잘라버려야 한다. 그러나 중간중간에 매듭을 넣으면, 혹시나 줄을 꼬다 엉키면, 최근 매듭까지만 풀어서 다시 꼬면 된다. 직장인도, 취준생도, 학생도, 주부도 하루하루 쉼 없이 인생이라는 끈을 꼬고 있다. 그리고 주말은 줄을 꼬는 중간중간에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중요한 매듭이어야 한다.
[길거리 토스트 레시피 _ 가정용, 요리시간 총 20분]
재료: 토스트용 식빵 6쪽, 샌드위치용 햄 3장, 계란 3개, 당근 약간, 양파 약간, 피자용 치즈, 양상추, 올리브유, 발사믹오일, 소금
(1) 토스트에 넣을 채소 만들기
- 양상추는 잘 씻은 후, 손으로 잘게 찢고, 야채탈수기로 물기를 빼준다.
- 올리브유와 발사믹오일을 1:1의 비율로 섞고, 소금을 약간 넣어준다. (참깨가 있으면 넣어주어도 좋다.)
- 양상추와 올리브유+발사믹소스를 버무린다.
(2) 토스트에 넣을 계란 부치기
- 당근, 양파를 잘게 썬다.
- 계란 3개를 대접에 깨 놓고, 젓가락으로 잘 섞은 후, 잘게 썬 당근, 양파 그리고 피자용 치즈(슈레드 치즈)를 넣고 다시 잘 섞는다. 피자용 피자가 없으면 생략해도 되고, 토스트를 만들 때, 슬라이스 치즈 한 장을 얻어주어도 된다.
- 달군 프라이팬에 위에 만들어둔 당근+양파+치즈+계란을 3 등분해서 네모난 모양으로 부친다.
(3) 토스트 합체
- 식빵을 토스터기에 살짝 굽는다.
- 식빵 1장 위에, (1)에서 버무려둔 야채를 두툼하게 깔고, 샌드위치용 햄을 얻은 후, (2)에서 부친 계란을 얻는다. 햄과 계란 사이에 슬라이스치즈를 넣어도 좋다.
- 계란부침 위에 케첩을 살짝 부린 후, 식빵 한 장을 위에 덮어 토스트를 만든다.
- 같은 방법으로 토스트 2개를 더 만들면, 3인 가족 아침 식사가 완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