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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 LA TENGO Jun 20. 2016

15박 16일 엄마와의 유럽여행

8) Day3, 빡센 도시여행의 시작-2

문화적 풍부함에 대한 부러움


버킹엄 궁전, 코벤트가든을 찍었는데도.. 아직 오전 of 오전이다.

그 날 영국의 날씨는 너무도 불친절해서, 뭘 봐도 흥이 오르지 않았다. 

추위도 피할 겸, 원래 가려고 했던 트라팔가 스퀘어도 구경할 겸, 내셔널 갤러리로 향했다. 

영국에 종종 혼자서 할 일이 없을 때, 내셔널 갤러리에 가면, 

입장료는 기부금 형식으로 받기 때문에, 저렴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늘 양심껏 1£정도 투척 -_- 영국 너희는 문화 부자자나...)


내셔널 갤러리 말고도 영국 내 다양한 뮤지엄, 갤러리들이 있는데 이들의 물가에 비해서 저렴한 문화관람비는 정말 늘 부럽다. 마음만 먹으면 저렴한 비용으로 거장들의 작품을 보면서 시간을 때울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런 환경에서 자라온 영국인들과 그렇게 자라날 후손들이 정말 부럽다.


내셔널 갤러리 앞에는 거리 예술가들은 많이 볼 수 있다. 물론 돈을 벌기 위해 나온 사람들이긴 하다. 어쨌든 (내 기준으론) 코벤트가든의 그들보다 훨씬 재미있고, 행위예술, 마술, 그림, 댄스, 불쇼 등 종류도 다양하다. 

이 날 엄마의 눈을 사로잡은 요다..나도 너무 궁금..!



다양한 거리 예술가들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15분 정도 훌쩍 지난다. 신기함에 사진을 찍으시는 엄마도 추위를 살짝 까먹으신 듯하다. 이젠 미술관으로 올라가면서 웅장한 내셔널 갤러리를 한번 찍어줘야 하나, 그날 찍은 사진이 또 없어, 이 전에 찍었던 사진으로 갈음한다.

내셔널갤러리 입구 ('15년 사진)


정문 쪽으로 올라가서는 당연히 트라팔가 광장을 한 눈에 내려봐야 한다. 

해질녁 야경도 정말 아름다운데, 언제든 활기찬 런던의 중심이 너무 좋다. 

트라팔가 스퀘어


엄마와 나는 다행히 이 안에서 쉬며 구경하며 추위를 녹였으나, 한 가지 아쉬운 게 있었다.

내셔널 갤러리 대표 작품인 고흐의 '해바라기'를 구경하고 싶어 갔는데, 공사인지 뭔지 때문에 관람불가란다. 

참 가지가지 힘든 날이다. 


이렇게 간단한 미술관 구경을 한 후,  점심도 먹을 겸 점심 먹고 쇼핑도 할 겸 해서 피카딜리 서커스로 이동. 

피카딜리 서커스 ~ 옥스포드 서커스까지 리젠트스트리트는 쇼핑의 거리이기에 이래저래 구경하면 되겠지 하면서 이동했다.

오랜만에 보니 우리 브랜드의 위치가 바뀐 것 같기도 하다.


리젠트스트릿으로 온 이유 중에 하나는, 점심으로 스테이크를 먹기 위함이었다


gaucho vs Flat Iron


내가 이전에 와서 감동적으로 먹었던 Gaucho가 리젠트 스트릿에 있었다. 

Gaucho는 아르헨티나식 스테이크 가게인데, 

가게 분위기는 클럽 같기도 하나 (언니들의 복장이나 음악이나..) 고기 맛은 정말 괜찮았던 것으로 기억난다.

그리고 검색으로 찾았던 가게는 Flat Iron.. 저렴한 가격에 나름 괜찮은 스테이크를 먹을 수 있다길래, 

어디로 가야 할지 한참을 고민했다.

그러나 결론은 엄마도 점점 오랜 도보로 지쳐오고 계셨기에, 

'아무 데나 가까운 데로 빨리 가자!' 

이러셔서... 정말 조금이라도 가까운 Flat Iron으로 갔다.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직원들도 꽤 친절했고, 대기 없이 앉을 수도 있어서,

한참 다리 아팠던 우리에겐 다행이었다. 

매장 이름에 맞게 커트러리도 독특하고, 우리 내 호프집처럼 팝콘도 주고..

주문을 할 때는 스테이크는 1종류, 사이드디쉬와 소스만 고르면 되는데, 

우리는 사이드를 다 남길 만큼 너무 많이 시켰다. (크림드 스피니치와 브로콜리..)


주문한 디쉬도 꽤 빨리 나오고, 나름 돌판 같은데 올려져 나온다. 

그런데 위에 사진에서 보다시피, 고기는 육즙 없이 뭔가 퍽퍽한 고깃살 느낌이랄까...

스테이크를 먹을 때의 그 즐거움은 거의 없고.. 퍽퍽함에 꾸역꾸역 먹는 느낌이었다.

가격은 인당 20£이내에서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나라면 절대 다시는 안 갈 것 같다. 

Gaucho를 안 간 게 먹는 내내 후회였다.

관광객에게 너무 유명해진 가게일 뿐이었다. (온통 중국인 베트남인들 뿐...)


이 글을 읽고 있는 영국 예비 여행객에게 스테이크를 드실 예정이라면,

Gaucho로 가라고 강력 추천한다. (둘 다 체인 매장이다. 사실 둘의 거리는 거기서 거기..)

이전에 Gaucho에서 배터지게 먹고 사진찍어뒀던 것


아무튼, 엄마랑 나는, 

춥고, 너무 많이 걷고, 배도 너무 불러서..

옷이 눈에 한. 개. 도 들어오질 않았다. 


내가 그렇게 사랑하는 Topshop이 깔려있는데도 불구하고 어느 매장 하나 들어갈 수가 없었다.

일단 호텔로 돌아가서 잠시 쉬었다가 나와 쇼핑할 것을 기약하고...

호텔로 돌아갔다.


아직 하루가 안 끝났다..! Day 3.. 3번에 나눠 포스팅할 줄이야..ㅠㅠ


[여행 관련 정보]
- Flat Iron steak : 17 Beak St, Soho, W1F 9RW (가격은 저렴하나, 맛은 별로)
- Gaucho : 25 Swallow St, London W1B 4QR (가격, 분위기, 맛 모두 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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