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도비 공모전의 출품 가이드.
이번 디자이너의 순간은 학교를 졸업한 선배가 후배들을 위해 쓴 글입니다 :)
*이 글은 한경대학교 디자인학과의 후배들을 위해 쓰게 된 글입니다. 공모전에 관련된 팁이나 제가 겪었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가져가실 때 출처를 밝혀주십시오. 제가 직접 해석하거나 문의해서 알게 된 정보도 일부 있습니다. 사실이 아닌 부분이 있을 시에 댓글로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어도비는 디자이너들이 익히 알고 있는 일러스트레이터, 포토샵, 인디자인, 애프터 이펙트, 프리미어 등의 디지털 툴을 제공하는 회사다(때문에 기본적으로 어도비 툴을 어떻게 잘 활용하는지를 1차적으로 많이 보기도 한다. ). 그런 회사에서 주최하는 학생(대학원생 포함)들을 위한 해마다 열리는 디자인/크리에이티브 어워즈이다. 어도비에서 인증하는 공모전이기 때문에, 그리고 참가비가 무료이기 때문에 해마다 많은 학생들이 어도비 공모전의 문을 두드린다.
어도비 공모전에서 예선 통과하게 되어 Semi-Finalist(예선 통과자)가 되면 본선에 진출하게 되어 Finalist나 Winner로 뽑히게 되어 커리어를 인정받게 된다.
일단 2018년 어도비 공모전의 일정은 다음과 같다.
3/7: 공모전 오픈
4/30: 얼리버드 제출 마감
5/25: 얼리버드 기간 세미파이널리스트(예선 통과자) 발표
6/4: 최종 제출 마감
7/20: 두 번째 세미파이널리스트 발표
8/10-11: 최종 심사
8월 중: 파이널리스트(본선 진출자), 위너(우승자) 발표
10월: 위너들을 Adobe MAX행사에 초청
해외 공모전들을 많이 지원하다 보면, 얼리버드라는 제도가 참 많다. 국내의 지지부진한 공모전에 익숙해져 있다면 이게 뭔가 싶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외국에서의 어워즈들은 참가비를 받는 것이 기본이고, 기간을 나누어 일찍 낼 수록 참가비를 덜 받는다. 이러한 점을 미리 알아두면 어도비 공모전 이외에도 많은 해외 공모전에서 참가비 지출도 줄이고, 수상 확률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수상 확률은 공모전마다 다르겠지만... 실제로 문의해본 결과 어도비 공모전은 얼리버드 기간에 제출할수록 세미파이널리스트로 통과할 확률이 더욱 높다는 답변을 받았다.)
두 번의 예선(얼리버드, 최종)과 한 번의 본선이 있다. 두 번의 예선은 세미파이널리스트를 골라내는 과정이고, 본선은 그 세미파이널리스트 중에서 본상을 수상할 사람을 가려내는 심사이다.
Entrants : 참가자. 공모전 기한 내에 작품을 출품하면 '참가자'가 된다.
Semi-Finalist : 직역하면 준결승 진출자. '예선 통과자'라고 보면 된다. 제출기간 중 얼리버드 기간이 끝나고 한번, 또 최종 기한이 지나면 또 한 번 해서 총 두 번 예선 통과자의 발표가 난다. 예선 통과자는 전체 통과자들 중 1/4 정도를 예선 심사위원(본선 심사위원은 더 높은 급의 심사를 보는 것으로 알고 있다. )에게 좋은 성과를 얻어 진출하게 된 사람이다. 이제 이 사람들은 Finalist 또는 Winner를 차지하기 위해 본선 심사를 기다리게 된다. 일단 세미 파이널리스트가 되면 어도비 공모전에서 Semi-Finalist의 성적을 거뒀다는 증명서를 PDF로 발급받을 수 있다. 후에 좋은 수상실적이 되니 꼭 잘 보관하자.
Honorable Mention & Special Designation : 선외가작. 세미파이널리스트에서 한발 더 나갔으나 파이널리스트까진 올라가지 못했다. 그러나 그 사이의 작업과 실력임을 인정하는 단계. 증명서 발급을 받을 수 있다.
Finalist : 결승 진출자. 이전의 세미파이널리스트는 어떻게든 완성도가 있다면 충분히 될 수 있으나, 여기서부터 진짜 실력자로의 운명이 갈린다. 일단 파이널리스트부터 대우가 확연히 다르다. 파이널리스트 증명서는 기본이고, 미국 해외에서의 멘토와의 만남, 디테일한 피드백 등의 여러 가지 행사와 특권을 제공한다. 실질적으로 파이널리스트부터 어도비 공모전의 진짜 영광을 누릴 수 있다.
Winners : 우승자. 어도비 공모전의 각 부문(해마다 조금씩 다르다.)에서 단 한 명씩을 뽑는다. 정말 말 그대로 Winner. Adobe MAX 행사에 초청되는 영광을 누린다.
아무래도 어도비가 미국 회사다 보니 접수할 때 영문이라 많이 헤맬 수도 있겠다. 몇 년 전 공모전에서는 어설퍼도 한글 지원을 하거나, 실시간 채팅으로 공모전 접수 중 궁금한 점들을 답변받을 수 있는 서비스가 있었는데 올해는 그런 것이 없다. 일단 하나하나 차근차근 알아보자.
우선 어도비 서비스에 가입되어있어야 한다. 어도비가 제공하는 서비스 중 포트폴리오 서비스인 'Behance'에 프로젝트가 연동되어 공모전에 접수되기 때문. 어도비 CC를 정품으로 결제한 사람들은 이미 아이디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공모전 사이트에서 어도비 아이디로 로그인되어있는 상태에서 우측 상단의 'Submit now(지금 제출)'을 클릭하면 제출을 시작할 수 있다. 그리고 계속 진행하다 보면...
다음과 같은 화면을 볼 수 있다.
영문으로 칸마다 이름, 성씨, 국가, 사는 도시, 전화번호를 입력하자.
그리고 그 하단엔...
학교정보를 입력해야 한다. 학교의 영문주소를 잘 검색하여 꼼꼼히 기입하자. 학교정보를 입력하고 나면 체크박스가 있는데, 자신이 만 18세 이상의 학생 신분이며, 출품하려는 작품들이 17년 5월 1일 이전에 만들어진 작업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하는 체크박스다. 맞다면 체크하고 넘어가자. (체크하지 못한다면 공모전에 출품할 수 없다. )
그러고 나면, 인스타그램/트위터의 아이디를 입력할 수 있는 칸이 있다. 필수는 아닌듯하니 있다면 입력하자. 그 다음칸엔 어도비 포트폴리오라는 서비스를 해보지 않겠냐는 권유다. 해보던가 그냥 무시하던가. 적당히 넘어가자. 최하단의 세이브 버튼을 누르면 모든 인적사항이 저장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드디어 본격적으로 작품을 제출해볼 시간이다. 단 조심할 것. 무턱대고 이 단계의 창을 열어놓고 입력하다가 실수하거나 하지 말고, 작품 데이터, 사진 이미지, 작품 설명 등을 다른 곳에서부터 모두 작성해 놓은 상태에서 제출 단계를 진행할 것을 추천한다. 무턱대고 진행하다가는 정리도 안되고 끝이 안나는 경우가 생긴다.
아까 말했듯이, 작품 접수는 비핸스와 연동되어있기 때문에 비핸스 포트폴리오에 작품을 올려야 어도비 공모전에 작업을 제출할 수 있다.
어도비 계정의 자기 비핸스 포트폴리오에 작업을 완전히 올리고 난 후에 다시 이 창으로 되돌아오자.
(비핸스에 올릴 때 마지막 단계에서 키워드(태그와 같은 기능)를 입력하는 부분이 있다. 이 부분에서 ADOBEAWARDS라고 꼭 태그 하나를 입력해주자. 안 해도 나중에 다시 수정을 하면서 입력할 수 있다. 미리 해놓으면 편리함 ㅇㅇ.)
카테고리 부분에서부터 턱 막힐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내 작품이 Commercial 한 작품인지, Fine art 유형인지 헷갈릴 것이다. 이 부분은 그냥 본인이 생각하기에 작업이 가지는 속성을 생각하고 잘 선택해야 한다. 자기 작업이 모션 그래픽인지, 프린트/그래픽 부분인지 헷갈리는 작업이라면 일단 그중에서 아무거나 선택하도록 하자. 어차피 본선에 올라갈만한 작품이라면 심사위원들이 심사를 하다가 중간에 융통성 있게 분류를 다시 해줄 것이다.
카테고리를 정했으면 바로 밑에 작품의 제목을 입력하면 된다. 여기서부터 작업의 제목과 설명을 영어로 써야 할지, 한글로 써야 할지 고민이 될 것이다. 심사위원은 대체로 영어를 공용어로 쓸 것이다. 웬만하면 영문으로 쓰자. 정말 영어에 자신이 없다면 한글로 써라. 어차피 될만한 실력이라면 한글이라도 될 것이다. 하지만 아니라면... 본인의 현명한 선택에 맡긴다.
이후로는 2017년 5월 1일 이후에 만들어진 작업이 맞다는 확인과 이미지, 음악, 로고와 같은 모든 저작권법에 걸리지 않음/ 저작권에 걸리는 부분이 있으며 수상시에 저작권 허가를 받겠다는 사항을 맞게 체크하면 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개인 작업인지, 팀 작업인지 설정하자. 팀작업이라면 추가로 입력해야 할 칸이 더 있다.
Your work on Behance부터 진짜 제출이다. 비핸스의 프로젝트 링크를 가져와서 붙여 넣으면 된다. 쉽다. 비핸스에 올려진 방식을 그대로 따라서 ADAA Live(어도비 공모전의 출품작들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갤러리)에 올려진다. 비핸스 포트폴리오에 작품을 잘 올리자. 잘. 보여주는 방식이 세련되어야 하는 것 또한 디자이너의 자질이다. 잘 올려서 그 프로젝트의 주소(URL)를 복사하여 붙여 넣고 저 새로고침 버튼을 한번 눌러주자.
그다음에 나온 칸은 지도교수자에 대한 정보를 입력하는 부분이다. 교수님의 영문 성명과 이메일 주소를 입력하자.
그리고 Save Process를 일단 무조건 눌러라. 여기까지 다 기입하지 못했더라도 자주 눌러주자. 중간 저장과 같은 기능의 버튼이다. 전부 다 완벽히 기입하고 난 후에 Officially submit your project라고 쓰여있는 파란 버튼을 누르면 완전히 제출이 된다. 한번 제출한 작품은 이후에 수정할 수가 없다는 점 기억해두자. (하지만 여기 맹점이 있는 게, 비핸스에서 작품 수정을 할 수가 있다. 제출기간이 아직 남아있다면 비핸스에서 계속해서 수정 및 업그레이드를 해도 좋다. 수정하고 나면 시간을 두고 나중에 ADAA Live에도 업데이트가 된다. 단, 제출기간이 넘었을 땐 수정을 해도 Live에 업데이트되지 않으니 반드시 유의할 것. (재작년 기준의 경험이라 올해 다를 수도 있습니다.)
이제 기다리면 된다. 세미파이널리스트 발표 기간이 지나서 다시 ADAA홈페이지에 접속하면 자기 작품이 세미파이널리스트에 선정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고 선정되었다면 증명서를 다운로드할 수 있으므로 받아서 잘 보관하자. (이런 게 모여서 경력이 된다.) 그리고 놀랍게도 심사위원들이 작업을 심사하면서 보고 남긴 평가(피드백)를 볼 수도 있다. 보통 세미파이널리스트 이상부터 한 줄이라도 제대로 된 평가를 해주는 편이다. 자기 작업의 심사위원들의 평가가 궁금하다면 발표 이후에 한 번쯤 체크해 두자.
해외 공모전을 여러 군데 알아보고 해보면 알겠지만, 어도비 공모전 같은 곳이 정말 없다. 일단 참가비가 무료이며(옆동네 TDC나 ADC의 참가비를 검색해보자. 학생 부분에 출품해도 진짜 십만 원 단위로 깨진다.) 가작(세미파이널리스트)을 많이 뽑는 편이다. 디자이너에게는 작은 수상실적이라도 나중에 큰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
결과적으로 내가 선배인 입장에서, 후배님들에게 무료의 해외 공모전을 많이 해보길 추천하는 바이다. 나도 그리 큰상을 타낸 입장은 아니지만, 작은 상들 덕분에 잘 풀린 케이스라고 생각한다. 후배님들의 뛰어난 디자인 실력과 영민한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좋은 결과를 얻길 나 또한 응원한다.
아 그리고, 행여나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할지라도 절대 크게 실망하지 말 것. 큰 실의에 빠질 때마다 ADAA Live를 찬찬히 들여다보길 추천한다. 그곳에 당신과 비슷한 또래 디자이너 학생들의 작업이 많이 모여있다. 상을 수상한 작업들은 분명히 수상할만하기 때문에 수상했을 것이다. 보다 보면 '이 정도 작업이 떨어지다니!' 할만한 작업도 정말 정말 많다. 그러한 작업들을 보며 자극받길 바란다. 동료의 땀기 어린 작업만큼 자기 자신의 디자인 본능을 자극하는 것도 없을 것이다.
포부를 크게 가지고 배짱을 키우자. 후배님들의 미래를 응원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