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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삶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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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섬트레커 Feb 15. 2022

쥐불놀이

- 양진형의 시(20)

전철을 탔다

출입구에 서서 

지그시 눈을 감는다     


덜그럭거리는 율동을 따라  

몸은 좌우로 흔들리고

스치는 유도등이 쥐불이 되어

서서히 돌기 시작한다     


어릴 적 영호가 보인다

영상이도 보인다

털모자를 쓰고 귀마개를 하고 

벌겋게 타오르는 깡통을 터져나가라 돌려댄다


내 머리도 상모 돌듯 빠르게 돌아간다     

전철이 속도를 줄인다

쥐불놀이도 파장이다     


눈을 뜨니 

중년의 낯선 사내가

나를 쳐다보고 있다     


그에게 인사를 건넨다     


“그래, 고맙다! 여기까지 잘 와줘서”     




* 사진 : (주)천재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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